가평 일대 미디어 시승회…안정감∙승차감 업그레이드
혼다코리아가 9월 22일(금)부터 27일(수)까지 신형(6세대) CR-V 하이브리드의 시승회를 가평 일대에서 열었다. 최대한 많은 미디어에게 차량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되 회차당 참석자의 규모는 알맞게 조절하여 혼다코리아 임직원은 물론 기자들 간에도 차량에 관한 감상을 깊게 나눌 시간을 마련한 것이 행사의 특징이었다. 추후 긴 호흡의 시승기는 별도 시승차를 통해 구현해보도록 하고, 이번에는 핵심적인 인상을 중심으로 전한다.
확실히 잘 생기고 커졌다
혼다 CR-V 하이브리드 전용 디자인
확실히 이 차는 하이브리드가 주인공일 수밖에 없다는 걸 외관에서부터 알 수 있었다. 금속의 본색을 그냥 노출한 휠, 심심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직선 위주로 잘 뻗은 전체 디자인의 이미지를 까먹었던 1.5리터 가솔린 터보와는 달랐다.
고광택 소재가 적용된 허니컴 라디에이터 그릴과 블랙 알로이 19인치 휠, 여기에 추가된 컬러들까지 신형 CR-V 하이브리드는 다른 차였다. 특히 이 휠 덕분에 큼지막한 휠 아치 볼륨감에도 눈이 가고, 길어진 보닛 부분의 비율도 돋보인다. 1.5리터 가솔린 차량을 구매해다면 일단 휠을 바꿔 보는 것을 권한다.
심플한 직선 중심의 차량 윤곽은, 갈수록 산으로 가는 현대차의 디자인, 자기 스타일이 너무 강한 토요타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에게 최적의 대안이다.
동급 하이브리드 최대의 공간감
라브4 하이브리드보다 넓다
가격 면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 차와 경쟁 모델은 확실히 토요타의 라브4 하이브리드다. 일단 실내 전체의 용적은 라브4 대비 50리터 크다. 소재의 촉감 등도 CR-V 쪽이 좀 더 우세하다. 사실 비슷한 급이지만 CR-V 하이브리드는 일단 대쉬보드를 수평적으로 구현했고 고광택 소재를 가로로 시원하게 배치해놓은 것이 컸다. 여기에 1세대부터 이어져오는 디자인인 넓은 윈드실드와 창이 만들어내는 여유로운 시야가 그리 화려하지 않은 인테리어가 갖는 약점을 가려준다. 실제 CR-V란 ‘Comfortable Runabout’에서 유래한 이름인데 여기서 런어바웃은 사방이 개방된 자동차 역사 초창기의 차량을 말한다. 즉 그만큼 개방감을 보여주는 차라는 의미다.
외관에서의 후광 효과 덕분인지 실내 역시 돋보였다. 사진 상 전작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던 시트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안락함이 개선됐다. 벤치 타입 같으면서도 실제 앉아 보면 좌우로 몸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허벅지에 가해지는 불필요한 압력도 느낄 수 없다. 좌대의 전후 길이가 짧지 않은데도 레그룸이 충분히 확보돼 휠베이스 연장의 효과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1.5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에 없는 오렌지 타입 스티치는 덤이다.
2열의 좌대 깊이는 1세대와 크게 차이가 없다. 대신 뒷좌석 등받이 리클라이닝 각도가 10.5°까지 확장된다. 이는 라브 4 하이브리드의 상위급 차종인 렉서스 NX 등에 있는 고급기능이다. 물론 전동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만큼 편의 기능에서의 우위점이 크다는 의미다.
운전자의 재미가 동승자의 안심으로
조수석에서 느낀 다이내믹
혼다코리아는 이번 시승에서 혼차 운전하고 싶은 배려해 단독 시승차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본 기자는 경험이 많은 다른 매체의 기자와 동승하는 것을 선택했다. 최근 5년간 혼다의 차량을 특히 많이 탔기도 하고 개인적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라 확증편향에 빠질 것을 경계해서다.
가평의 쉼 리조트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한 구간, 남춘천 IC에서 빠져나온 후 86번 도로의 격한 와인딩 구간을 이은 주행에서 먼저 조수석에 앉았다. 혼다 하이브리드의 투 모터 시스템은 기존 크랭크축의 연장선상에 나란히 놓였던 방식 대신 두 모터가 전후 방향으로 평행한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를 통해 모터의 직경을 키우지 않고도 강한 토크를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저속이든 고속 주행 중이든 가속이 필요한 구간에서는 전기 모터의 힘이 더 강하게 개입했다.
또한 모터 트랙션 자체가 강하게 전달되다 보니 이전 세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처럼 굳이 EV 모드를 둘 필요가 없어졌다. 대신 개선된 회생제동 능력을 누릴 수 있도록 ‘B’ 모드가 적용됐다. 물론 패들 쉬프트를 통한 회생제동 단계조절은 여전히 가능하다.
이런 특성을 유감없이 시험하는 중에도 조수석에서 불편함이나 울렁거림을 느낄 수 없었다. 전후좌우, 불필요한 하중 이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전륜구동 기반 4륜 구동 SUV의 한계까지 넘어서는 건 아니었다. 내리막 고속 코너에서는 후륜 타이어가 살짝 신음을 흘리기도 했는데, 감안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일본 브랜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선배 기자와의 대화가 즐거웠다. 그 대화가 잘 이어질만큼 정숙성도 개선됐다. NVH쪽에서 큰 개선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전 5세대의 경우는 가속 시 카울을 넘어 엔진 구동음이 다소 크게 유입되는 경우가 있었다. 승차감에 비해 하부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작지는 않았다. 지금도 1.5리터 가솔린 터보는 이런 성향이 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는 배터리를 비롯한 다얗나 전장 시스템을 안전하게 패키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된 것으로 보였다.
손과 발은 거들 뿐, 혼다 센싱으로만 주행하기
HUD 빠진 건 아쉬워
본 기자는 개선됐다는 ADAS(능동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혼다 센싱을 경험하는 데 집중했다. 이번 혼다 센싱에서 확실히 개선된 부분은 90°에서 120°로 확장된 광학 카메라에 기반한 차로 중앙 인식 성능이다. 원래도 급작스럽지 않고 지긋이 조작됐던 LKAS(차선유지보조) 기능은 한층 견고해졌다. 물론 개선된 섀시와의 협응도 좋았다.
다만 컴바이너 타입으로라도 적용됐던 HUD(헤드업디스플레이)가 빠졌다. 상당수 국산차 오너들이 꼭 선택한다는 옵션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인 약점. 그러나 이는 본사 차원의 개발 결정이다. 결국 견고한 주행 감각과 안정적인 혼다 센싱이 있다면 굳이 HUD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특히 20km/h 이하의 속력에서도 안정적인 선행 차량과의 거리 유지 및 정차, 출발을 지원하는 저속 추종은 새로이 추가된 저속 브레이크 컨트롤 시스템으로 더욱 안정적이고 안심감을 주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연비에 대해서는 별도 시승 차량을 통해 실험과 체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단 고속 주행과 가∙감속을 반복한 주행에서도 17km/L대의 연비를 기록했다. 개인적으로 200km 이상 주행을 기준으로, 이전 세대 CR-V 하이브리드로 기록한 최고 연비는 26km/L, 최악이 17km/L였다. 공식적인 제원에서는 이전 세대 대비 연비가 소폭 나빠졌다. 물론 그 수치보다 더 나쁘게 운전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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