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보다 30㎜ 긴 휠베이스, 최대 주행 거리 532km 인증
한국 시간으로 11월 21일, 현대차가 미국 LA 골드스테인 하우스에서 전동화 SUV 아이오닉 9(IONIQ 9)의 세계 최초 공개를 진행했다.
아이오닉 9은 현대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을 확장하는 대형 SUV로, E-GMP를 공유히는 기아의 EV9 대비 30㎜ 긴 3,130㎜의 휠베이스와 5,060㎜의 전장, 1,980㎜의 전폭을 자랑한다. 현대차 측은 새로이 선보이는 아이오닉 9이 단순히 크기만 키운 차량이 아니라, 탑승객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공간을 누리면서 연결되는 ‘Built go Belong(공간 이상의 공감)’이라는 가치를 지향한다고 전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9
실물 벗은 ‘에어로스태틱’ 디자인
듀얼 액티브 에어 플랩 적용
현대차 아이오닉 9의 디자인은 무엇보다 에어로다이내믹에 대한 진심을 담고 있다. 에어로스테틱은 공기 역학을 의미하는 에어로다이나믹(Aerodynamic)과 미학을 뜻하는 에스테틱(Aesthetic)의 합성어로 공력의 미학을 담은 디자인을 현대차 측의 조어다. 이는 차량의 코너, 루프 라인 등에 매끄러운 곡선 형상을 적용함으로써 구현된다. 램프에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디자인 큐인 파라메트릭 픽셀을 적용하고 그 위를 투명한 소재로 덮어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다.
여기에 전면 범퍼 하단에 듀얼 모션 액티브 에어 플랩(주행 여건에 따라 개폐되는 덮개)을 적용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했다. 듀얼 모션 액티브 에어 플랩은 차량 전면 범퍼 하단에 있는 에어 플랩을 직선이동과 회전의 이중 방식으로 작동하게 했다. 이는 기존 싱글 모션(회전) 액티브 에어 플랩보다 공기 흐름 제어 및 PE(Power Electric) 시스템 냉각 성능을 개선한 것이다.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에 기반한 측면 디자인은 휠아치 위를 대각선으로 감싸 볼륨을 강조하는 캐릭터 라인과 도어 하단붑 패널 라인의 깊이감을 통한 입체감으로 강조된다. 공력 성능을 강조하는 휠은 19인치는 물론 최대 21인치까지 제공된다.
차량 후미는 특히 배의 후미와 비슷한 형상을 구현한 보트테일 타입의 디자인으로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했다. 차량 측면 하단을 두르는 블랙 가니쉬가 뒷부분을 높이 끌어 올려 루프라인과 균형을 이루고 보트 테일 디자인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후면은 테두리를 두르는 파라메트릭 픽셀 램프가 유니크한 디자인을 연출해 눈길을 사로잡으며 히든 안테나를 적용했다.
아이오닉 9의 외장 색상은 셀라돈 그레이 메탈릭, 이오노스피어 그린 펄, 선셋 브라운 펄, 녹턴 그레이 메탈릭, 어비스 블랙 펄, 세레니티 화이트 펄, 바이오 필릭 블루 펄 등 7종의 유광 컬러와, 셀라돈 그레이 매트, 녹턴 그레이 매트, 그래비티 골드 매트 등 3종의 무광 컬러 총 10가지로 운영된다.
Built to Belong
공간 구조 선택도 다양하게
휠베이스의 길이도 길이지만, E-GMP 특유의 설계 자유도를 십분 활용한 것이 아이오닉 9의 ‘Built to Belong’ 인테리어 가치의 특징이다. 7인승 1종과 6인승 3종의 시트 구성이 가능하다. 1열의 경우에는 릴렉션 시트와 레그 레스트, 운전석 에르고모션 시트를, 2열은 릴렉션, 마사지, EV9에서 선보였던 스위블 시트와 6:4 분할 폴딩을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여기에 타원 모양의 디자인 요소들로 탑승자를 감싸 안는 듯한 느낌의 아늑하고 편안한 라운지를 연상케 한다.
유니버설 아일랜드 2.0(Universal Island 2.0) 콘솔은 최대 190㎜까지 후방으로 이동할 수 있고 양문형 콘솔이 적용돼 있다. 즉 1열과 2열, 좌우 좌석 사용자가 모두 편의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수하물 공간은 2열 뒤쪽으로 980리터에 달한다. 골프 캐디백과 보스턴백 4개가 들어간다. 프렁크(프론트 트렁크) 용량은 88리터에 달한다. 여기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컵홀더, 스토리지박스, 하단 슬라이딩 서랍 등 고객 선호 사양을 망라했다.
디스플레이는 12.3인치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결합한 파노라믹 커브드 시스템이다. 여기에 플로팅(floating) 타입의 센터페시아를 적용하고, 송풍구 디자인을 슬림하게 디자인했다. 그 아래 콘솔에는 스마트폰 등 자주 쓰는 용품들을 위한 자외선 살균 시스템도 적용했다.
스티어링 휠 중앙의 4개 도트(점)은 인터랙티브 픽셀 라이트로, 충전, 전원 온∙오프, 음성인식 등 차량 상태에 따라 다양한 정보를 조명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와의 교감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변속 레버는 컬럼 타입.
인테리어 소재로는 나파 가죽 등을 적용한 고급스러운 부분과, 재활용 플라스틱 원사 기반의 헤드라이너, 사탕수수,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소재 포함 크래쉬패드 등을 적용해 친환경성을 구현했다.
또한 윈드쉴드 및 전후면 도어에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적용하고 노면으로부터 차량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을 제어하는 ANC-R(Active Noise Control-Road)을 적용했다.
최대 주행 거리 501~532km 인증
최고 출력 범위는 217~428ps
리튬 배터리 용량도 E-GMP가 수용할 수 있는 가장 큰 110.3kWh(킬로와트시)에 달한다. 아직 제원상 총 중량은 나오지 않았는데 무게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과거 팰리세이드에서 문제가 됐던 차체 강성과 충돌 안전성을 해결하기 위해 차체 구조물의 두께도 증대하고 팟스탬핑 부품의 적용 범위도 넓혔다. 배터리 하우징을 보호하기 위한 강화 설계도 중량 증가의 요인이다.
아이오닉 9은 파워트레인 및 구동 방식에 따라 2WD 항속형(후륜 싱글모터), 4WD 항속형과 4WD 성능형(이상 듀얼모터)로 나뉜다. 환경부 인증 기준 1회 완충 시 주행 거리는 2WD 항속형이 532km, 4WD 항속형이 503km, 4WD 성능형이 501km이다.
모두 준수한 수치지만, 성능과 주행 가능 거리의 트레이드오프를 피할 순 없었다. 2WD 항속형 모델은 최고 출력 160kW(217ps), 최대 토크 350Nm(35.7kg∙m)이다. 초기 거동이 상당히 굼뜰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다. 주행거리 자체는 길지만 전기 효율은 4.3km/kWh(19인치 휠)로 인상적이지는 않다.
4WD 항속형 모델은 최고 출력 226kW(307ps), 최대 토크 605Nm(61.7kg∙m)이다. 전비 4.1km/kWh(21인치 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되겠다. 기아 EV9의 4WD 기본 모델(283kW)대비 출력은 한참 낮고 대신 최대 토크가 5Nm 더 크다. 다만 절대 토크값이 크므로 굼뜨다는 느낌은 주지 않을 정도로 기대된다.
4WD 성능형은 최고 출력 315kW(428ps), 최대 토크 700Nm(71.3kg∙m)에 달한다. 500ps 이상의 출력을 낼 수 있는 제원인데, 아마도 이후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아이오닉 9 N을 위해 아낀 것으로 보인다. 전기 효율은 항속형과 동일한 수준.
전기차답게 선회 시 모터의 힘을 활용한 주행 다이내믹 안정화 기능들이 두루 적용됐다. 선회시 각 바퀴에 전해지는 토크를 최적화하는 다이나믹 토크 벡터링(eDTVC, electric Dynamic Torque Vectoring Control)을 비롯해 횡풍 안정 제어도 들어간다. 또한 대형 SUV답게 스노우/머드/샌드 등 터레인 모드별 주행 노면 상태를 파악해 최적화된 제어 능력을 제공하는 험로 주행 모드도 제공된다.
현대차의 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은 레벨 2 단계 기준으로는 이미 상한 수준의 기술을 확보했으며, 어느 브랜드와 견주어도 압도적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을 구매하고 인도받은 후에도 원하는 기능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FoD(Features on Demand) 서비스도 제공한다. 충돌 방지 보조와 원격 주차 보조 2가 적용된 파킹 어시스트 II 및 인포테인먼트 기능 등이다.
역시 관건은 브랜딩과 가격이다. 이성적으로 보면 이 차는 원가 자체가 비싼 차이고, 소비자 가격 역시 억대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소비자는 이성으로 설득되는 존재가 아니라 감성으로 움직이는 이들이다. 물론 주 시장은 북미일 가능성이 크다. 볼보의 EX90, 모델 X, 리비안 R1S 등의 고객층이 아이오닉 9의 대상 타깃일 것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