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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한국차 무관심 일본, 아이오닉 5는 달랐다?

최종 수정일: 2023년 7월 14일

한국 자동차 최초 ‘일본 올해의 차’ 선정, 판매량은 2022 상반기 330대 수준

 

현대의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 실행위원회'가 주최하는 '일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Japan, 이하 ‘JCOTY’) 2022-2023'에서 '올해의 수입차’에 선정됐다. 한국 자동차가 JCOTY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JCOTY는 1980년 창설돼 매년 일본에서출시된 신차를 대상으로 심사위원의 투표를 거쳐 '베스트 10카'를 선별하고, 이후 시승 평가와 결선 투표를 통해 각 부문별 올해의 차를 선정해오고 있다. 이번 2022-2023 JCOTY에 함께 오른 차량은 BMW iX(디자인), 닛산 X-트레일(테크놀로지),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및 타입 R(퍼포먼스), 닛산 사쿠라/미쓰비시 EK X EV(K car, 경차)다. 현대 아이오닉 5는 함께 베스트 10카에 오른 BMW iX,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르노 아르카나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JCOTY 위원회 측은 선정 이유로 혁신적인 인테리어와 실내, WLTC(Worldwide Harmonized Light Vehicle Test Cycle) 498~618km에 달하는 1회 완충 시 주행 거리, 충실하게 구현한 쾌적성, V2H(Vehicle to Home) 및 V2L(Vehicle to Load) 등의 다양한 편의 시스템과 안전장치 등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특히 스티어링휠에 장착된 패들 쉬프트를 통해 회생 제동의 강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운전의 쾌감을 선사한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전했다.





현대차 일본 법인장 조원상 상무는 "아이오닉 5 판매개시 이후 일본 소비자의 많은 관심 속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앞으로도 일본 시장에서 진정성 있고, 겸허한 자세로 모빌리티의 미래에 공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자동차는 1980년대 중반 일본 수출을 시작했고, 현대의 경우 2001년에 일본에 진출했으나 일본 자동차 시장의 특성에 부응하지 못한 제품 라인업으로 고전했다. 결국 현대는 2009년에 철수했으며, 대신 버스와 같은 대형 상용차만 수출했다. 그러나 2022년 2월,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의 진입이 늦은 전기차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으로 재진출을 선언했다. 물론 일본 브랜드의 차종 중에도 닛산 리프, 아리야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는 전기차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1회 완충 시 주행거리를 늘리는 글로벌 전기차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는 제품군들이었다.


현대 아이오닉 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차종이다.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 플랫폼과는 달리 모터, 인버터, 감속기를 일체화하여 획기적인 충전 속도와 회생 제동 효율을 구현했다. E-GMP 플랫폼은 모듈화와 경량화에서도 자유도가 높고 차량의 특성에 맞춘 세부적인 조정에도 유리해, 쿠페 타입 세단인 아이오닉 6, 기아의 EV6 GT와 같은 퍼포먼스 차종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현재 일본 제조사들은 이러한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 영역에서는 다소 늦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그나마 혼다가 LG 에너지솔루션, GM이 합작한 얼티엄 셀즈 기반의 플랫폼을 적용하기로 한 상태다.




현대의 전기차 중심 과거 현대는 경차 위주의 일본 시장에서 PMF(Product Market Fit)을 찾지 못했으나 일본이 약점을 보이는 전기차를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존재감을 다시 드러내겠다는 복안이다. 2월 재진출 후,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 주요 지역에서 다양한 고객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또한 5월부터는 온라인으로 아이오닉 5와 넥쏘를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일본 MK택시에 아이오닉 5 5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단 전문가들의 평가와는 달리 시장에서 소비자의 반응이 좋은 편은 아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회계연도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차의 판매량은 330대를 조금 넘은 수준이다. 7월 기준으로는 60대가 팔렸다.





물론 현대의 경우 공식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 7월이므로 월 판매량만 따지면 몇 계단 위의 브랜드들과 대등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리뷰를 통해서도 아이오닉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위 정도에 안정적으로 들어가려면 최소한 반기 기준 900대의 판매량을 올려야 하므로,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참고로 15위는 830여 대를 판매한 페라리, 그 위는 1,280여 대를 판매한 피아트의 고성능 브랜드 아바스다.


첫 술 치고는 거하게 잘 든 현대의 성과는 분명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다만 일본의 경제 상황과 자동차 소비 시장의 특수성 속에서 전기차가 정답이 될것인지, 증명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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