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더 뉴 EQE SUV' 국내 출시…1억 990만 원부터
전기차 시대, 프리미엄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자동차 업계에서 브랜딩이나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이것이다. 비록 최근에 와서 상당 부분 평준화가 이뤄졌지만 내연기관 시대에는 엔진의 성능 자체가 차의 등급을 나누는 데 유효한 기준이었다면, 배터리와 모터로 동력 사양이 단순하게 결정돼 버리는 전기차는 큰 기준 하나를 버리고 시작해야 한다. 레이아웃의 단순화로 인한 디자인의 자유도는 공평하게 주어진 환경이고 2열 승차감의 한계 역시 시대적인 난제라 공유할 수밖에 없다. 결국 기존 브랜드의 헤리티지가 강하다면 그 상징적인 부분을 잘 살려 가져오는 것이 묘수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주)는 전기 SUV ‘더 뉴 EQE SUV (The new EQE SUV)’를 국내 공식 출시한다고11일 밝혔다 지난 3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했던 차량이다. 현재 국내 전기차들의 판매는 전년 대비 상당히 부진한 편.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럭셔리 올라운더 SUV를 지향하는 EQE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EVA2 아키텍처 2번째 차량, 1회 완충 시 주행 거리 400km 돌파
더 뉴 EQE SUV(이하 ‘EQE’)는 지난해 10월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를 거쳤고,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EV 전용아키텍처인 ‘EVA2’ 기반 두 번째 차종.
특히국내 인증 400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차의 배터리 용량은 350 4매틱의 경우 88.4kWh, 500 4매틱의 경우 88.8kWh에 달한다. 350 4매틱 SUV와 500 4매틱 SUV는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각각 최대 404km와 401km 주행이 가능하다.
이에 기여한 것은 역시 공력 성능. SUV임에도 0.25cd로 전기 세단과 비슷한 공기저항 계수를 자랑한다. 전륜 차축 앞쪽에는 새로운 휠 스포일러가 적용했으며, 공기역학적으로 최적화된 휠을 위해 특별한 에어로 클래딩(aero-cladding)을 개발했다. 이는 휠의 가장자리 부근에서 발생하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디자인으로, 기존 스포크 타입의 휠의 경우 이 부분에서 많은 공기 저항이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주행 시 측면 잔상을 볼 때 테두리가 매끈하고 부드러운 하나의 원으로 보이는 것도 이 덕분이다. 또한 차체 하부의 공기 흐름 역시 톱니 모양의 터뷸레이터(turbulator)를 장착해 저항은 줄이는 한편 주행 중 접지력을 강화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제품, 마케팅 및 디지털 비즈니스 총괄 ‘킬리안 텔렌(Kilian Thelen)’ 부사장도 “더 뉴 EQE SUV는 럭셔리하고 스포티한 외관과 동급 최고 수준의 여유로운 인테리어를 갖추면서도 공기역학과 주행 효율성에 획기적인 개선을 이룬 모델” 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동절기 주행 거리 연장에 기여하는 히트펌프(heat pump)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이 시스템은 배터리 폐열을 난방 등에서 사용하는 시스템. DCU(Disconnect Unit)를 장착했다. 주요 유럽 브랜드 전기차들이 한국 인증을 받을 때 이 부분에서 상당히 불리한 규정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상의 동절기 주행 거리는 더 길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주행 상황에 따라 전륜 차축의 구동 모터 연결을 차단하는 DCU(disconnect unit)도 적용했다. 이는 EQS SUV에도 적용한 기능. 메르세데스 벤츠 내연기관 차량의 글라이드(타력 주행 모드)와 비슷한 개념이다.
EQ 가족 중 가장 알맞은 근육질, 트렁크 공간은 생각보다 좁아
더 뉴 EQE SUV는 전장 4,863㎜에 휠베이스 3,030㎜로 전후 오버행이 극히 짧고 스포티한 비례감을 갖고 있다. 외관은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 등 EQ 패밀리룩을 따르지만 숄더 부분(보닛 가장자리부분)에서 SUV의 스포티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EQE 500 4매틱 SUV에는 AMG 라인 익스테리어 요소인 크롬 마감 A-윙 트림 및 21인치 AMG 멀티-스포크 경량 알로이 휠이 적용됐다.
인테리어의 경우, EQE 500 4매틱 SUV 에는 에어 챔버와 온열기능으로 등과 요추를 마사지하며 편안함을 제공하는 앞좌석 멀티컨투어 시트, 특수 유리막과 보충재 등으로 소음 차단 및 단열 효과를 극대화하는 어쿠스틱 컴포트 패키지가 탑재되어 주행 중에도 극강의 안락함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대형 헤파(HEPA,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를 포함한 공기 청정 패키지(ENERGIZING AIR CONTROL PLUS), 디지털 라이트, MBUX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 등이 전 라인업에 기본 적용됐다.
EQE세단과 동일하게 12.3인치 운전석 계기반과 12.8인치 OLED 센트럴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최상의 시인성을 제공하며, 제로-레이어(zero-layer)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환경 변화와 사용자 행동에 의해 지속적으로 최적화된다. 여기에 출시 기념 한정판 모델인 ‘더 뉴 EQE 500 4매틱 SUV 런칭 에디션’에는 운전석, 조수석, 중앙 디스플레이까지 3개의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합쳐진 혁신적인 MBUX 하이퍼스크린(MBUX Hyperscreen)을 탑재해 차별화를 기했다.
더 뉴 EQE SUV는 1열과 2열의 시트 헤드룸 모두 1,000㎜ 이상으로 넉넉하다. 뒷좌석은 4:2:4 비율로 분할 폴딩이 가능하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520 L이며 2열 폴딩 시 최대 1,675 L에 수준이다. 휠베이스 치고는 다소 2열 폴딩 시 공간이 적게 나오는 편인데, 이는 아무래도 전장을 불필요하게 늘이지 않는 전기차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디오 시스템으로는 부메스터®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Burmester® 3D surround sound system)이 적용돼 기존 전기차 사운드인 ‘실버 웨이브(Silver Waves).’ ‘비비드 플럭스(Vivid Flux).’ ‘로어링 펄스(Roaring Pulse)’에 더해 편안하고 자연에 가까운 새로운 전기차 사운드 ‘세린 브리즈(Serene Breeze)’가 추가되어 총 4가지의 전기차 사운드를 제공한다. 이에 더해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는 기존의 스테레오 시스템과는 달리, 360°의 공간감을 구현한다.
역동성과 안락함 동시에 구현, 동력 성능과 라이드 앤 핸들링
동력 사양은 최고 출력 300kW(407.8ps), 최대 토크 858Nm(87.4kg∙m)의 500 4매틱과 215kW(292.3ps), 765Nm(78kg∙m)의 350 4매틱으로 구분된다. 0→100km/h 가속 시간은 각각 4.9초와 6.6초. 극강의 성능보다 주행 거리와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어차피 고성능 라인업으로 AMG 53이 있고 이 역시 국내 출시될 예정이므로, 퍼포먼스 성능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조금 더 기다리면 된다.
EQE SUV에는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적용되어 필요에 따라 차량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정교하게 반응하는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을 통해 드라이빙 모드, 속도 및 하중에 따라 각 휠을 개별적으로 제어해 어떤 도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과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한다. 다만 공차 중량이 무거운 전기 SUV의 경우, 2열에서의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평이 있는데 이는 차후 시승을 통해 확인해 볼 예정이다.
또한, 주행모드에 따라 모터, ESP®(차량자세제어장치), 서스펜션 및 스티어링 특성을 변경할 수 있는 다이내믹 셀렉트(DYNAMIC SELECT)가 적용됐으며, 에코(ECO), 컴포트(COMFORT), 스포츠(SPORT), 인디비주얼(INDIVIDUAL) 모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프로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오프로드(OFFROAD) 모드도 선택할 수 있다. 오프로드 주행모드에서는 기본적으로 가속 페달 곡선이 완만하게 움직이며, 차체가 25㎜까지 높아진다. 70km/h 이상의 속도에서는 차체가 정상 수준으로 낮아지며, 50km/h 미만의 속도로 떨어지면 차체가 다시 높아진다.
EQE 500 4매틱 SUV은 최대 10°의 조향각을 지원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rear axle steering)이 적용됐다. 덕분에 회전반경이 12.3미터에서 10.5미터로 줄어들어 더욱 민첩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고속에서는 동일한 방향으로 조향돼 추월 등의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Driving Assistance Package Plus)는 카메라, 레이더 및 초음파가 지능적으로 연결된 센서 시스템으로 주변 환경을 분석하여 속도조절, 차선변경, 조향 등 필요한 시점에 적절하게 주행을 보조한다. 또한, 사고 발생 이전에 위험 상황을 감지해 탑승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프리-세이프®(PRE-SAFE®)와 측면 충돌 감지 시 앞 좌석 탑승자를 보호하는 프리-세이프® 임펄스 사이드(PRE-SAFE® Impulse side) 등이 포함돼 사고 상황에서 탑승객을 안전하게 보호한다.
메르세데스-벤츠 고객들의 니즈에 부응하며 디자인, 실용성, 주행성능 등 모든 것을 갖춘 ‘올라운더 전기 SUV’로서 국내 시장에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한편 이달 20일에는 20주년 기념 온라인 스페셜 모델로 ‘더 뉴 EQE 500 4매틱 SUV 온라인 스페셜(The new EQE 500 4매틱 SUV Online Exclusive)’도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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