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공식 출시 ‘해치백’ 장르 활성화 기여…8세대에는 GTI 도입
올해로 출시 50주년을 맞이하는 폭스바겐의 아이콘 골프(Golf)가 국내 공식 도입 19년만에 누적 판매량 5만대를 돌파했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2024년 3울을 기준으로 골프의 누적 판매량이 5만 89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폭스바겐 골프는 한국 수입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하기 시작한 2005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는 수입차이자 감각적인 디자인, 우수한 연비, 날카로운 핸들링, 실용성 등으로 젊은층에게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당시 도입 모델은 5세대.
특히 당시 국내에는 생소하던 기술인 듀얼클러치 변속기인 DSG(Direct Shift Gearbox)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차이기도 했다. 덕분에 당시 골프는 우수한 연비와 가속 성능을 동시에 구현한 차로 인기가 높았다.
디자인 면에서는 단단하고 심플한 해치백 스타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금이야 SUV 로 대동단결이지만 당시만 해도 선택할 수 있는 SUV 차종이 많지 않았고 컴팩트한 크기에서 실용성을 구현할 수 있는 장르는 해치백이었다. 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i30, 유럽 시장 경쟁 차종인 푸조 308이 그 무덤 속으로 걸어들어갈 수밖에 없었지만 골프는 달랐다.
골프는 파워트레인도 다양했다. 6세대 모델의 경우는 다양한 배기량의 가솔린과 디젤 엔진이 들어와 선택의 폭이 넓었다.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2010년대 초반에는 수입차 판매 순위 5위권 이내에 랭크됐다.
물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2015년 디젤 배기가스 조작 사건, 이른바 ‘디젤게이트’의 여파로 2016년 7월부터 당시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는 차량 판매를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골프 7세대는 건너뛴 세대가 됐다.
골프는 8세대가 되어서야 다시 한국 시장을 밟았다. 출시 초기부터 마니아 소비자들이 애타게 기다렸던고성능 버전 GTI도 들어왔다. 처음 들어올 때와는 달리 다이내믹한 펀카로서의 정체성을 조금 더 강조하는 것이 현재 골프의 포지셔닝이다. 또한 2.0리터 TDI 엔진도 시판되고 있다.
물론 골프와 폭스바겐이 처한 입지는 한창 사랑받을 때만큼의 그것과 비교하기 어렵다. 해치백에 대한 관심 자체가 SUV로 옮겨갔고, 폭스바겐 포트폴리오에도 이미 이 차를 대체할 컴팩트 SUV가 존재한다. 디젤 엔진 자체에 대한 선호도가 과거 대비 1/10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퍼포먼스 해치백이라는 장르 자체를 잘 모르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골프 GTI의 가격은 4,970만 원인데 퍼포먼스카를 원하는 젊은 고객들은 이 가격이면 후륜 구동인 제네시스 G70를 선택하곤 한다. 한두 수 아래였던 현대 N도 무섭게 성장했다.
그럼에도 경쟁 차종들이 갖지 못한 아이코닉 모델로서의 존재감을 사랑하는 이들은 여전히 이 차를 택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역시 아이코닉 모델 골프의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도록 2024년 한 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초에는 2023년 ‘워터밤여신’으로 존재감을 자랑한 권은비와 새로운 플랫폼에서 최고의 코미디 채널로 떠오른 피식대학의 김민수 등을 이미지 모델로 기용한 화보를 선보이기도 했다.
과거만큼은 어렵겠지만, 골프가 다시 한 번 국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수입차 선택지로 재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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