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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5세대 토요타 프리우스 정상의 지향점, PHEV XSE

국내 판매량 기대치보다는 기술적 상징성 큰 모델

 

4,990만 원이라는 가격에서 알 수 있듯, 5세대 토요타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차종 내 주력 라인업이라 하긴 어렵다. 이 차는 5세대 프리우스가 지향하는 가치 즉 효율을 기본으로 하되 업그레이드된 성능으로 좀 더 운전의 재미를 주는 차라는 개발 방향을 명확히 반영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5th gen Prius PHEV
5세대 프리우스 PHEV XSE


참고로 PHEV는 북미 기준으로도 3만 4,000~4만 700달러(한화 약 4,600~5,500만 원) 수준. 판매량은 프리우스 HEV의 1/4 정도다.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 PHEV

 

더 강한 모터 토크

하이브리드와의 체감 출력 차이는 미미

 

이 차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반납하면서 거의 동시에 받아 타 보게 됐다. 하이브리드 대비 1.5배 더 큰 13.6kWh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파워트레인으로 구동 모터 동력 사양만 해도 최고 출력 120kW(163ps)에 달한다. 모터 최대 토크는 21.2kg∙m. 엔진 사양은 동일. 합산 출력 223ps로 하이브리드 대비 27ps 더 높다.

 

5th gen Prius PHEV 0-100km/h
프리우스 PHEV 가속


그러나 수치로 나오는 출력 대비 하이브리드와의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력을 체크할 때, 초반에 붙은 탄력이 약간 떨어지는 시점이 90km/h 정도로 하이브리드보다는 조금 더 뒷심이 있고 덕분에 100km/h까지의 가속 시간도 7초 이내로 들어온다. 그러나 그 이상 고속 영역대로 쭉 치고 올라가는 힘은 기대한 만큼이라고 보기 어렵다. 단순히 출력만으로 PHEV를 고른다면 후회할 수도 있다. 편의 사양 면에서는 PHEV의 SE 트림을 선택하느니 차라리 하이브리드의 XLE가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설마 했더니 정말 ‘머스터드’ 컬러

디자인과의 매치, 선호도 더 높아

 

영락없이 머스터드 소스 컬러다 싶어 컬러명을 찾아보니 진짜였다. 확실히 눈에도 잘 띄는데다, 모노폼의 유려한 실루엣과 이 컬러의 매치감이 호감을 부르는 듯했다. 이번에도 정차 시 주변에서 차량에 대한 질문을 하는 이들이 더러 있었고 차에 앉아봐도 되겠느냐고 문의하는 이들도 있었다. 물론 가격을 듣고는 혀를 내둘렀지만 그럼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구매하고 싶다는 의향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Toyota 5th gen Prius Hybrid
머스터드 컬러의 토요타 프리우스 PHEV

최근 수 년간 퍼포먼스 지향 차량들이 옐로우 계열의 컬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프리우스 PHEV 역시 라인업 중 상위의 퍼포먼스를 지향하는 만큼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 프리우스 PHEV의 머스터드 컬러는 퍼포먼스카의 위압감보다 귀여움, 친근감 등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차 자체의 시인성이 높아 보행자나 자전거,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에게 차량의 존재를 인지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무겁지만

주행 재미와 연비는 그대로

 

배터리 용량이 크다 보니 무게도 무겁다. XSE 트림은 19인치 휠이라 하이브리드 XLE 대비 160kg 정도 더 나간다. 그럼에도 이것이 조향 성능에 약점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배터리팩과 연료 탱크의 위치를 최대한 낮췄고, 무게에 따른 세부 부품의 세팅이 정교하게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Toyota 5th gen Prius PHEV
프리우스 PHEV 주행 (자료제공 토요타코리아)

2024 오-네(O-Ne) 슈퍼레이스(구 CJ 대한통운 슈퍼레이스)는 프리우스 PHEV 클래스를 신설했는데, 아무리 파트너쉽에 기반한 이벤트성 클래스라 하더라도 꽤 흥미를 갖고 지켜볼 만하다. 용인과 인제의 오르막 내리막 헤어핀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궁금해진다. 다만 현재의 195㎜ 단면폭 사양을 그대로 사용하고 견딜 수 있을지는 미지수.



5th gen Prius PHEV
프리우스 PHEV 주행 (자료제공 토요타코리아)

 

공인 복합 연비는 19.4km/L(도심 20.2, 고속 18.5)인데 시승 시 실 연비는 21km/L를 넘었다. 상대적으로 고출력 모델이라 가감속을 자주 하며 역동성을 테스트했음에도 나온 수치다.

 

 

배터리 공간 잠식 없는 실내

주요 사양들은 장단점 나뉘어

 

TNGA 플랫폼 자체의 배터리 위치가 낮다 보니 흔히 전기차에서 볼 수 있듯 2열 좌석이 불필요하게 높거나 트렁크 공간이 부족해지는 등의 단점도 피했다.



하이브리드도 마찬가지지만 PHEV도 시트 폼의 설계가 돋보인다. 1열의 경우 몸을 견고하게 잡아 주면서도 신체와 접촉하는 면의 압력은 줄여 보이지 않게 누적되는 피로도를 줄였다. 실내의 포인트 컬러는 레드. 인조가죽 시트 중간에서 상단과 앰비언트 라이트에 레드 컬러를 적용했다. 이 차를 시승하던 날은 바람이 심하게 불고 건조한 날씨였다. 정전기로 고통받는 체질인데, 정전기 방지 기능이 적용된 실내는 그 자체로 큰 도움이었다. 전기차처럼 배터리 폐열을 이용하는 히트 펌프 기능도 있는데 한겨울에는 전력 효율을 높여준다.

 

5th gen Prius PHEV
프리우스 PHEV 1열 시트

디지털 리어 뷰 미러는 다소 직관성이 떨어진다. 일반 룸미러인 HEV와 비교해 차량이 너무 가까이 느껴진다. 화상 크기를 통해 거리감을 조절할 수는 있지만 그 범위가 좁다. 한낮이나 주변 조명이 밝을 때는 미러 위에 다른 물체가 반사돼 어른거린다. 다만 야간 시인성은 우수하고 후미 차량의 전조등에 대한 디밍 기능은 우수하다. 상위 트림이라 기본화했겠지만 선택 사양으로 돌려 놓거나, 캐딜락의 경우처럼 일반 미러워 디지털 미러를 전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더 나은 사양이 될 듯하다.

 

5th gen Prius PHEV Digital Rear View Mirror
디지털 리어 뷰 미러. 4세대 프리우스가 따라오고 있다

 

완속충전 인프라 부족,

PHEV 매력 반쪽이 되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만큼 배터리의 활용도에 따른 모드가 오토 EV, HV(하이브리드), CHG(차징) 3가지 추가된다. 충전을 통해 배터리 용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으면 EV와 차징 모드는 사용하기 어렵다. 사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려면 완충에 가까운 상태인 것이 좋은데, 이 차를 비롯 주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충전을 위해 필요한 AC 단상 5핀 충전 시설을 찾기가 쉽지 않다. 있더라도 공공장소에서 카드 등으로 결제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 회원 가입이 필요한 별도 사업자의 시스템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 아파트 및 공동 주택의 완속 충전기도 주민으로 등록돼 있어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급속 충전기에 어댑터를 연결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나 이는 급속충전을 해야 하는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주는 행위다.

 

5th gen Prius PHEV
에너지 흐름도. 역시 PPT 수준이다


외부 충전 없이 엔진 가동과 회생 제동을 통한 충전에는 한계가 있다. 일부 고성능 차종의 경우 스포츠 모드로 일정 시간 주행하면 배터리 충전이 빨리 이뤄지기도 하는데, 프리우스 PHEV의 경우 스포츠 모드를 사용한다고 해도 충전량은 미미하다. 다만 모터 성능을 발휘하는 데는 충전량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다행.  

 

전기차가 약간의 성장통을 겪고 있는 사이, 글로벌 시장에서 이를 보완할 파워트레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이 PHEV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8년까지 북미에서 PHEV는 총 2,250억 달러(한화 약 30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순수전기차(BEV)의 1/3을 넘는 수치다. 현재 한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급속 충전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도 PHEV에 유리한 점은 아니다. 물론 아파트 및 집합건물의 주차장에 완속 충전면을 확충한다는 점에서 ‘집밥’을 사용하기가 용이해지는 점은 있지만 여전히 도로 주행 중 PHEV에 기름 말고 다른 ‘밥’을 먹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5th gen Prius PHEV
프리우스 PHEV의 충전구


이런 한계 조건을 생각하면 4,990만 원의 가격과 맞물려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입지는 넓다고 할 수 없다. 물론 토요타코리아 역시 이런 부분을 감안해 트림 별 도입 대수를 조절했을 것이고 그게 상식적인 추론이다.

 


5th gen Prius PHEV
프리우스 PHEV


그럼에도 이 차가 갖는 가치까지 폄하될 수는 없다. 기존 프리우스에서, 어쩌면 포기한 가치였을지도 모르는 성능과 주행 감각을 살려낸 것이 5세대이고 그런 지향점의 끝에 있는 차가 프리우스 PHEV XSE 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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