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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토요타 라브 4 PHEV 출시, 5,570만 원

최종 수정일: 2023년 7월 13일

한 대의 차, 두 개의 대답

 

‘하이브리드에 올인하다가 전기차 진입 시기를 놓쳤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와 관련해서 나오는 말들이다. 클리셰에 가깝지 않을까? 2월 21일, 토요타 코리아의 미디어 간담회와 함께 공식 출시를 알린 토요타의 라브 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이 낡은 수사에 대해,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차량이다.





5,570만 원의 가치, 이런 PHEV는 없었다


한국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PHEV) 전기차(BEV)나 하이브리드 차량만큼 잘 팔리지 않았다. 전기차는 소비자 기준에서 에너지 비용이 싸고 얼리 어답터로 인정받는 데 따른 만족감을 ‘충전’시켜준다. 하이브리드는 압도적 연비로 실질 연료 비용을 줄여주는데다, 이제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가격 차도 크지 않다.


사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야말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장점만을 극대화해 결합한 차다. 풀 하이브리드(full hybrid)와 달리 기본 용량이 큰 배터리는 협응을 통해 주행 거리 당 연료 비용을 줄여준다. 배터리가 큰 만큼 모터 출력을 강화할 수 있어 엔진의 배기량을 키우지 않고도 압도적인 최고 출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파워트레인이 가격만 적당하다면?




토요타의 라브 4 PHEV는 그에 대한 확실한 답이다. 국내 출시 가격 5,570만 원. 18.1kWh의 리튬 이온 배터리가 적용되며, 전륜에 최고 출력 134kW, 최대 토크 27.5kg∙m, 후륜에 최고 출력 40kW 12.3kg∙m의 구동 모터가 적용되며 E-Four 4륜 구동 시스템을 이룬다. 엔진 최고 출력은 178ps(6,000rpm), 최대토크는 22.7kg∙m(3,200~3,700rpm). 시스템 합산 최고 출력이 306ps다.


엔진과 모터의 역량은 네 가지 주행 모드를 통해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 기어레버 옆에 있는 4개의 버튼으로 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데 EV, HV, Auto EV/HV, CHG HOLD의 4가지다. 이 중 배터리 충전량을 유지하면서 전기 모드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HV 모드와 EV 모드로 주로 주행하다 엔진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Auto EV/HV모드는 PHEV의 특성이자 매력이다. 배터리의 충전량이 EV모드로 주행할 수 없을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 엔진의 구동력을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하여 EV주행거리를 확보하는 ‘CHG HOLD모드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의 개념이 확장된 것이다.




이 차 등장 이전에 살 수 있었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의 하한선을 살펴보자. 볼보 XC60 리차지, 메르세데스 벤츠 GLC 300e, BMW xDrive 30e 정도가 있다. 모두 8,000만 원대다. 물론 체급이 살짝 크지만 모두 8,300~8,700만 원 수준이다. 그나마 GLC는 라인업에서 PHEV를 뺐다.


벤츠 GLC와 BMW X3 PHEV 모두 출력은 300ps에 못 미쳤다. 볼보 XC60 리차지 정도가 462ps의 합산 출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1회 충전 시 전기 모드 주행 거리는 라브 4 PHEV가 63km로 XC60 리차지의 2배에 달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1g.. 공차중량이 1,930kg에 달하고 엔진 자체의 배기량이 2.5리터인데도 배기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했다. 복합 연비는 15.6km/L(도심 16.3, 고속 14.7) 수준이다. 물론 실연비는 이와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거의 비슷한 동력 성능을 가진 상위 브랜드 차종, 렉서스의 NX 450h+가 7,500만 원대다. 라브 4 하이브리드 이전에 6,000만 원대의 PHEV SUV도 없었다는 얘기다. 물론 상기한 차량의 경우, PHEV라는 특성보다 브랜드 만족도로 구입했던 고객이 더 많겠으나, 동일 차종 안에서도 PHEV여서 가격이 높았다면 파워트레인의 가치는 다시 고려되어야 할 필요는 있다.


참고로 현대와 기아는 이 영역에서 간만 보고는 유럽으로 가 돌아올 생각이 없다. 참고로 북미 시장에서 투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만 8,000~4만 3,000달러 수준. 토요타 라브 4 프라임(PHEV)는 그보다 약 3,000 달러 정도 더 비싸다.



편리함에 편리함을 더한 PHEV, 라브 4 하이브리드


냉정하게, 전기차 생활이 편리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출퇴근이건 여행이건, 자신의 주 동선에 확실한 충전 인프라, 특히 급속 충전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 급속 충전 시스템이 보급됐다고 하지만, 충전은 길어야 5분 정도에 끝나는 주유와 달리 ‘일’이다. 국내에서 가장 빠른 고압 충전 시스템을 사용하더라도, 배터리의 50~60kWh를 채우려면 20분 가까이 걸린다.


그나마 이 정도 속도의 충전 시스템을 사용하면 1kWh당 500원을 쓰게 되는데, 통상 전기차의 1kWh 당 주행 거리는 6km 정도다. 1km 주행 시 83원. 현재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기준으로, 2023년 2월 현재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1,580원 정도. 실연비가 18km/L만 나와도 라브 4 PHEV의 에너지 비용은 초급속 충전 시 전기차의 효율성을 역전하게 된다. 시간이라는 비용은 계산에 넣지 않은 우위다.



라브 4 PHEV에는 충전구는 완속 충전용 AC단상이 적용되어 있으며 32A(6.6kw) 완속 충전기 사용시 완충까지 약 2시간 37분이 소요된다. 또한 오너가 아니면 충전 플러그를 뺄 수 없도록 ‘충전 커넥터 락’ 기능도 지원된다.


토요타의 능동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 Toyota Safety Sense)도 업그레이드됐다. 기존의 ‘긴급제동 보조시스템(PCS)’에는 교차로에서의 위급 상황 시 그리고 경로 내 맞은편 차로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했을 때 작동하는 긴급 제동 시스템이 추가됐다.


또한 전방에 나타난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운전자가 긴급히 스티어링 휠을 조작했을 때, 조향 정도가 부족하면 부가적인 조향각을 더 만들어내 회피가 가능하게 해주는 ‘긴급 조향 어시스트’가 추가됐고,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에는 곡선로에서의 감속 기능이 추가됐다. 또한 주차 시 장애물을 감지했을 때의 제동력을 발휘하는 ‘주차보조 브레이크’가 적용됐다. 토요타 국내 출시 모델 중 최초.



그 외 토요타 브랜드 라인업 중 최초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토요타 커넥트(Toyota Connect)’가 LG U+의 U+ DRIVE를 기반으로 제공된다. 또한 ‘네이버 클로바(NAVER CLOVA)’와 연동되는 AI 음성인식 시스템으로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 실내 온도 변경 등 다양한 기능을 목소리만으로 조작할 수 있다.


물론 인테리어 소재 면에서 기존 라브 4가 지닌 대중지향적 차종으로서의 ‘급’을 벗어나지 못하는 면은 다소 아쉽다. 물론 그런 점 덕분에 PHEV라는 파워트레인을 택하면서도 가격 상승을 억제할 수 있었을 것이지만, 추가된 인테리어적 요소가 인조가죽 위의 레드 스티칭 정도라는 것은 조금 아쉽다.


하지만 고광택 블랙의 메시타입 그릴과 범퍼 사이드 스커트가 주는 스포티함은 돋보인다. 직경 19인치 휠은 휠 아치 볼륨감과 시너지를 이룬다.


전기차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산업 리서치 기관들은 하이브리드가 전기차 시대로 가는 과도기형 차량이 아니라 그 자체의 경제성과 매력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존재감을 가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배터리 원료는 언제든 무역 전쟁의 볼모가 될 수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열 폭주, 충격에 의한 화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승차감도 약점이다. 전기차를 타는 이들 상당수가 차를 2대 이상 보유할 수 있는 가구라는 점은 전기차가 아직 충전으로 인한 시간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나타낸다. 그런 점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결코 완전 전동화에 늦은 제조사의 궁여지책으로 치부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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