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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켄 블락의 유산 후니건, 파산 위기

2023년 이후 매출 급감, 무리한 확장과 공급망 제약 및 금리 영향

 

고 켄 블락(Ken Block)이 설립한 튜닝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후니건(Hoonigan)이 법정 관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이 밝혔다. 북미 시간으로 9월 9일, 모터원(motor1.com)에 따르면 후니건은 델라웨어주 법원에서 ‘챕터 11 파산보호’ 신청을 한 상태다.

 

Ken Block's last performance 'Electrikhana' and Audi S1 Hoonitron
켄 블락의 생전 마지막 퍼포먼스 '일렉트리카나'를 함께 한 아우디 S1 후니트론

‘챕터 11 파산보호’는 미국 연방파산법 중 제11장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법원에서 기업 청산보다 기업 정상화가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할 경우 기업 회생을 시도할 수 있는 제도다. 한국의 경우 회생 절차 즉 법정관리와 비슷한 조치다.

 

후니건은 지난 2021년 북미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애프터마켓 브랜드인 휠 프로스(Wheel Pros)와 합병했고 2023년 10월, 리브랜딩을 거쳐 휠 프로스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그러나 후니건은 합병 당시 이미 무리한 확장과 인수 등을 통해 재정 구조가 건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CEO인 밴 존스턴(Van Johnstone)의 진술을 통해 드러났다. 그는 2018년 클리어레이크 캐피탈의 자본을 끌어들여, 2018년 고릴라 오토모티브를 비롯 미국 내 주요 애프터마켓 브랜드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팬데믹 직전뿐만 아니라 팬데믹 시기 중간에도 굵직한 브랜드들을 지속적으로 사들였다. 후니건이 합병된 것도 2021년이었다. 참로고 클리어레이크 캐피탈은 세계 10대 사모펀드 중 하나다.

 

Ken Block's legacy will be diminished
켄 블락의 유산이 이렇게 사라진다

물론 매출과 성장성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2019년 기준 8억 4,000만 달러(한화 약 1조 1,290억 원)였던 매출은 2022년 15억 달러(약 2조 170억 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 매출은 위험한 것이었다. 그 사이에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인해 애프터마켓 브랜드에게 필수적인 알루미늄의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수익성 악화를 가져왔다.

 

게다가 연방준비은행의 고금리 정책은, 애초에 사모펀드의 돈으로 사업을 확장한 휠 프로스에게 커다란 리스크였다. 결국 부채는 총 12억 달러(약 1조 6,000억 원)에 이르게 됐다.

 

후니건은 지난 2023년 1월 2일, 스노우모빌 사고로 세상을 떠난 켄 블락이 공동 설립한 애프터마켓 브랜드이자 레이싱 팀이었다. 포드, 아우디 등과 협업을 진행하며 익스트림 스포츠에서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었다.

 

Ken Block
켄 블락의 마지막 모습

법정 관리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파산에 이른 후니건. 그가 마지막으로 진행한 퍼포먼스인 아우디 S1 후니트론의 ‘일렉트리카나(Electrikhana)’를 통해서만 간간이 회자될지도 모른다.

 

사실 애프터마켓 업계가 처한 상황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애프터마켓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카 및 퍼포먼스카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포츈(Fortune)’이나 스트레이츠 리서치(Straits Research) 등의 언론 및 조사 기관은 2030년까지 애프터마켓 시장 규모의 성장 전망치를 최대 3.9%로 보고 있지만 내실 있는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내연기관 차량들이 튜닝 수요를 이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잠시 주춤하긴 하지만 전동화로의 전환도 튜닝 및 애프터마켓 산업에 긍정적인 신호만은 아닐 수 있다. 후니건과 같은 상징적인 브랜드의 몰락은 일본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지금도 척박한 한국의 튜닝 및 애프터마켓 영역에도 반가운 소식은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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