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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컬럼]그의 죽음은 경고 아닌 예고다

현혹 넘어서 가짜 정의감에 도취된 매도, 죄의 끝은 정해져 있다.

 

극우 유튜버 A 씨가 죽었다. ‘극우 유튜버’로 격상시켜 불러주는 것도 아깝다. 그는 그냥 악인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죽는 순간까지 자신은 옳다고 믿은 것 같다. 반성하지 않았다. 자기는 옳은 말을 해서 유명해졌을 뿐인데, 옳은 말을 해서 미움받았다고 생각한 듯하다. 논리가 정연하다. 잘한 일이다. 지옥의 관리가 그 말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명확히 알아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불길 지옥
매도는 누군가의 삶을 지옥으로 내모는 악행이다

그의 잘못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매도’다. 그는 기자와 일반인 간 정보의 불균형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이를 통해 사람을 조종해 돈을 벌 수 있는 연예부 기자다. 머리는 좋았다. 소재에 대한 취재력도 뛰어났고 집념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얻은 정보를 좋지 않은 빙식으로 썼다. 대한민국의 법원은 이에 대해 벌을 내렸다.


그는 평생 누군가를 겁박해 돈을 뜯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일단 믿어준다손치더라도, 차라리 돈을 뜯은 것이 죄가 가벼울 것이다. 돈을 좀 뜯어내는 것이 영혼을 태우는 짓은 아니다. 매도를 통해 누군가를 지속적으로 집요하게 괴롭혔다. 단순히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게 옳다고 믿고 그렇게 했다. 자기가 믿은 것이 잘못됐을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틀렸으면 말고를 넘어서 자신을 틀렸다고 하는 사람들이 틀린 것이라고 믿었다.


A 씨와 같은 유형의 온라인 컨텐츠 제작자들이 자동차 영역에도 있다. 현대와 기아만 욕하면 정의의 사도가 되는 줄 알고, 정식 초대의 절차가 있건 말건 자기가 들어가면 모든 제조사의 문은 당연히 열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들이다. 그들 중에는 제조사 임직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매도한 이들도 있었다. 심지어 그 제조사의 대행사가 관리하는 또 다른 자동차 용품 쪽에서 광고를 받으면서, 그러한 매도 행위에 남몰라라 한 매도자의 동료들도 있었다.


매도는 정말로 큰 죄다. 해명의 목소리를 뭉개고 사람과 사람 간 이해의 기회를 다는 행위다. 매도당한 사람의 말은 들끓는 매도의 말에 증발해버린다. 매도당한 사람의 가슴은 탄다. 살아서 견디기 어려운 뜨거운 고통 속에 누군가의 몸과 영혼은 재가 된다.


Bongeunsa-temple
봉은사 시왕도, 정조 1년(1777)

신라의 문인으로, 당나라에 건너가 관리가 된 고운 최치원은, 당나라 말기 전국을 휘젓던 폭도 무리의 수장이었던 황소를 제압하기 위한 관군에 동원됐다. 요즘으로 치면 정훈 장교 개념이다. 그는 황소에게 보내는 편지인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 황소를 꾸짖는 글)>을 썼는데 이것이 후세에 남아 전하고 있다.


이 글에는 “속죄될 조그마한 착함은 없었으니, 천하 사람들이 모두 너를 죽이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아마도 땅 가운데 귀신까지 가만히 베어 죽기로 뜻을 모으리라”고 썼다. 격문보다 저주에 가깝다. 황소를 따르는 무리가 많은 것은 하늘이 큰 벌을 주기 위해 악인의 악이 쌓이길 기다린다는 ‘춘추’의 한 대목을 인용했다.


A 씨는 돈을 적지 않게 발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폭로해 누군가를 매도하지 않는 대가로 받은 돈, 후원금 등일 것이다. 그러나 죽었다. 지금 거짓 정보와 매도를 일삼는 자동차 분야의 소위 영향력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정의고 너는 틀렸다며, 잘못된 인과관계, 엇갈린 선후관계를 진실인 양 떠드는 자들은 지금 영화를 누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에게 지금의 때를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A의 죽음은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경고가 아니라, 반드시 그들의 미래도 그리 될 것이라는 ‘예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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