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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시승기]재밌는 전기차가 멀리 간다, 업그레이드 폴스타 2 싱글 모터

최종 수정일: 5월 20일

퍼포먼스와 주행 거리 모두 잡은 전기차, 'EV 네이티브' 유혹

 

내연기관 후륜 구동 차량과 같은 원초적인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전기차와 후륜 구동은 최적의 조합이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후륜을 택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폴스타 브랜드의 입문 전기차이자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후륜 구동으로 바뀐 업그레이드 폴스타 2의 싱글 모터를 시승했다.

 

전기차 네이티브 시대를 이끌 폴스타 2 싱글 모터


Polestar 2 Facelift single motor
업그레이드 폴스타 2 싱글 모터


FR의 불안함을 걷어낸 양수겸장형 후륜 구동 전기차

업그레이드 폴스타 2 싱글 모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전륜 구동 차량을 후륜 구동 차량으로 바꾸는 것은 홍보나 마케팅 담당자가 적어도 반 년은 ‘열일’해야 하는 ‘대사건’이다. 엔진 방향, 변속기 형태도 다르고 차량 하부부터 실내 공간까지 모든 것이 바뀐다.

 

전기차의 경우 전후륜 중 우세 구동륜만 설정하면 된다. 물론 구동륜이 달라짐에 따라 운동 성능에 있어 약간의 재설계는 필요하겠지만 내연기관차에 비해 훨씬 수월한 것은 사실이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차가 폴스타의 업그레이드 폴스타 2다. 폴스타 2는 직류 기반으로 강한 출력을 내는 동기 모터를 후륜에 기본 장착했다. 듀얼 모터의 경우는 교류를 사용하는 비동기모터를 전륜에 두어 후륜 모터 우세 조건을 만들었는데, 후륜 구동은 모터 자체가 후륜에만 있다.

 

Polestar 2 Single Motor
후륜에만 모터가 있는 싱글 모터

그러면서도 주행 시 내연기관 후륜 구동의 역동성은 최대한 모사하고자 했다. 그것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아무래도 급가속이다. 고속도로 요금소 출발 시 힘껏 가속페달을 밟아 보니 확실히 싱글 모터보다 전륜 쪽이 가벼워지며 뒤에서 확 미는 느낌이 난다. 51kg∙m급의 최대 토크는 현재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 수준. 개인적으로는 초기 가속에서 전륜 마찰력도 발생시켜 차를 바닥에 확 깔아주는 듀얼 모터의 감각이 좀 더 매력적이었다.

 

야간이고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진 날이라 기록 욕심을 내진 않기도 했지만 완전 내연기관 후륜 구동차량만큼 야성적인 맛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전기차의 후륜 구동은 효율에 목적을 둔 레이아웃이다. 후륜 구동은 관성력을 얻기 유리해 에너지 효율이 우수하다. 다만 내연기관 중 FR(프런트 엔진, 후륜 구동) 레이아웃의 경우 엔진에서 후륜 차축으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과정에 손실이 있어서 에너지 효율이 낮은 것인데 전기 후륜 구동은 그 점을 극복한 것이다.


0-100km/h
야간 고속도로 요금소로부터 가속

안전을 고려했다고 쓰고, 이승에 아직 미련 있는 중년 남자가 ‘쫄아서’ 0→100km/h는 6.4~6.6초 수준이었다. 제원상 6.2초인데 아마 차로가 좁아지는 걸 무시하고 끝까지 킥다운했다면 제원보다 0.05초 정도 빠르게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아닌 게 아니라 전기차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다. 예전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기아 EV6 GT의 드래그 테스트에서 제원상 기록보다 0.5초 빠른 기록을 경험한 적이 있다.

 

토크로 밀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고속 영역까지 쭉 가뿐하게 페이스를 올리는 것도 쉽다. 최고 출력은 220kW로 환산 시 299ps다.

 

 

밸런스가 딱, 직관적인 핸들링

초강력 회생 제동은 동승자 양해를 구하기

 

운전자 입장에선 꽤 재미난 물건이다. 좋게 보자면 듀얼모터의 절제감보다는 좀 더 자유로운 느낌을 밭는다. 관리가 잘 된 시승차 타이어 상태도 한 몫을 했다. 스티어링휠 감도를 ‘무겁게’로 설정하고 달리면 어떤 곳에서든 차와의 일체감을 충분히 맛볼 수 있다. 4륜 구동인 듀얼 모터 대비 차고가 살짝 높지만 선회 시 하중 이동에 있어 균형 감각이 잘 제어된다. 다만 급격한 움직임에서의 제어 능력과 안정성, 그리고 민첩성이라는 면에서서도 듀얼 모터 쪽이 견딜 수 있는 한계치가 더 멀리 있다. 듀얼 모터는 여느 내연기관 스포츠카와 견주어도 부족한 운동성이 아니지만, 싱글 모터의 경우 막연히 '후륜이니까' 하면서 내연기관 후륜 구동 차량의 운동 성능을 기대했다면 약간 아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과속방지턱, 요철을 만날 때의 충격은, 결코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없는 듀얼 모터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물론 듀얼 플로우 밸브 타입의 올린즈 댐퍼가 있는 듀얼 모터 쪽의 감쇠력이 좀 더 디테일하겠지만, 싱글 모터는 지상고가 살짝 더 높은 만큼 댐퍼 행정 거리에 약간의 여유가 있다.

 

회생 제동은 매우 강력하다. 보통 수준으로 놓으면 유압식 브레이크 페달을 거의 80% 정도로 밟는 수준의 제동력이 발휘된다. 발을 조금 급하게 떼면 몸이 확 쏠릴 정도다. 회생 제동으로 하중 이동은 선회 시에 핸들링의 명료함을 더해주는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동승자에게는 원페달 사용 중임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매너일 듯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멀미를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급작스런 한파, 이어지는 고속주행

50%에도 주행 가능거리 250km

 

이 차의 제원 상 1회 완충 시 주행 거리는 449km. 그러나 실제 주행 시 50%가 남았을 때 주행 가능거리가 250km 수준이었다. 한파주의보가 있던 새벽이었고 전기차의 효율에는 불리한 고속 주행이었다. 추운 건 못 견디다 보니 히터, 열선 모두 가동한 상태인데도 이 정도의 효율이 나와 줬다.

 



낮이 되어 제법 따뜻한 햇살을 받고 시내 주행 조건으로 움직이면서 에너지 사용량이 점점 줄어들었고, 주행 가능거리는 꽤 오래 유지됐다. 솔직히 듀얼 모터의 경우는 에너지 잔량에 신경을 전혀 쓰지 않을 순 없었는데, 싱글 모터는 비교적 마음 편히 탈 수 있다.

 

게다가 ADAS는 정차나 고속 어느 구간에서도 활성화되므로, 이를 켜 두고 다니면 전기 효율이 극대화된다. 양심상 전기차를 타더라도 반납 시에 약간은 충전해서 반납하는데 이 차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폴스타 업그레이드 폴스타 2

실사용 주의 포인트


ADAS는 말할 필요 없이 훌륭하지만 한 가지 업데이트가 필요한 점이 있다. 과거 볼보 차종들처럼, 내리막길에서 설정 속력을 넘어간다. 긴 내리막 구간을 주행할 때는 확인해볼 것. 이건 듀얼 모터도 마찬가지다.

 


5,490만 원, 동급 경쟁 차종과의 비교?

현대기아 라인업, 폭스바겐 ID.4

 

경쟁 차종은 국산으로 기아 EV6 롱레인지 어스, 아이오닉 5 익스클루시브, 수입으로는 폭스바겐 ID.4를 들 수 있다.

 

EV6 롱레인지 어스나 아이오닉 5 익스클루시브는 휠베이스가 폴스타 2보다 월등히 길지만, 통상 소비자들이 국산차와 수입차를 선택지에 놓고 고민할 때 수입차 쪽의 크기를 반 급 정도 줄여서 비교하기도 한다. 일단 가격 면에서는 폴스타 2가 약간 낮다. 게다가 세제 혜택 가격도 5,410만 원인 아이오닉 익스클루시브에 ADAS인 현대 스마트 센스를 추가하면 110만 원, 20인치 휠을 추가하면 49만 원, 운전석 전동시트 등이 적용된 컴포트까지만 넣어도 95만 원, 총 254만 원이 추가된다.


Kia EV6
Kia EV6

2024 Hyundai Ioniq 5
2024 현대 아이오닉 5


같은 싱글 모터 기준으로 했을 때 퍼포먼스 면에서도 최고 출력 168kW, 최대 토크 350Nm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만 1회 완충 시 주행거리는 동일한 19인치 기준으로 아이오닉 5가 478km로 우세하다. 아직 페이스리프트 전으로 77.4kWh 배터리가 적용돼 있는 EV6 롱레인지의 경우는 415km로 폴스타 2 싱글 모터가 우세하다. 운동 성능에서는 휠베이스가 짧은 폴스타 2가 확연히 우세할 수밖에 없다.

 

시선을 옮겨, 가격 끝자리까지 정확히 1대 일 매치 차종인 폭스바겐 ID.4와의 비교는 어떨까? 이 차는 직접 시승해보기도 했지만 동급 전기차 중에서 승차감으로는 비할 데 없이 훌륭하다. 좁은 공간에서 추가 조향이 가능한 스티어링휠, 전체적으로 단단하면서도 과속방지턱 등을 만날 때 충격을 가능한 한 부드럽게 걸러주는 감각 등은 확실히 매력적이며 폴스타 2보다 우위다. 다만 이 차는 SUV로서의 정체성이 좀 더 강하다. 게다가 스포츠성보다 실용성에 무게가 있는 차라 최고 출력이 150kW에 불과하다. 실내 인터페이스 역시 TMAP과 음성인식으로 무장한 폴스타 2의 완승이다. 주행거리는 ID.4도 421km로 준수하다. 퍼포먼스를 포기하더라도 일상에서 좀 더 나은 승차감을 선호하느냐, 퍼포먼스와 효율 다 잡고 인터페이스의 우위도 있는 차를 선택하느냐인 것이다.

 


Volkswagen ID.4
폭스바겐 ID.4


Polestar 2 Single motor
승차감과 퍼포먼스에서 압도적 우위 폴스타 2 싱글모터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약세는 당분간 이어지는 추세다. 그러나 이것이 전동화 전체로서의 퇴조라고 보긴 어려우며 전동화 전환으로 가는 과정 중 만난 하나의 고비라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어차피 5년 이후 운전면허를 취득할 젊은 세대 혹은 그 시기에 첫 차를 구매할 세대들은 확실히 EV 네이티브에 가까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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