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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강남에 깃발 꽂은 로터스, 럭셔리카 경쟁 더 치열해진다

강남구 도산대로 플래그십 전시장 오픈…럭셔리 전기차 엘레트라로 승부수

 

로터스자동차코리아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수입차 거리에 플래그십 전시장을 열었다. 총 3개 층 연면적 716.91m2 규모다. 폴스타 등과 공유하는 EPA 플랫폼 기반의 하이퍼 SUV 엘레트라(Eletre)를 비롯해, q브랜드의 마지막 내연기관 스포츠카가 될 에미라(Emira)가 한국 고객들을 맞이한다.


LOTUS CARS Korea, Dosandae-ro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오픈한 로터스 플래그십 전시자

로터스는 브랜드 위사에 비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 그러나 2023년 5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2023년 공식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로터스의 유일한 공식 수입사로서 강남 수입차 거리에 본진을 차렸다. 비약적으로 성장 중인 한국의 고가 수입차량 시장에서 로터스가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럭셔리 전기 SUV 엘레트라

로터스 브랜드 외연의 확장


한국 시장에서 로터스는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였다. 멋진 디자인과 레이싱 헤리티지를 그대로 살린 기술력 등은 유명했지만 대부분의 차종이 수동변속기 차종인데다, 세팅도 까다로워 돈만 있다고 몰 수 있는 차가 아니었다. 물론 과거에는 소비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줄 수 있는 요건이었지만, 외연 확장에 실패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더군다나 최근 10년 사이 주요 경쟁 스포츠카 브랜드들이 다루기 쉬운 고성능을 표방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때 로터스는 전진하지 못했다. 


Lotus Eletra, Dosadaero Flagship store
로터스 플래그십 전시장 1층의 엘레트라


그러나 1996년 로터스를 인수했던 말레이시아의 프로톤 지분 49%를, 2018년 지리자동차가 인수하면서 로터스의 운명은 조용히 바뀌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동차 시장의 빠른 전동화 전환이 기회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도 높은 브랜드 볼보를 비롯해, 볼보의 고성능 디비전에서 독보적인 전기차 기업으로 재탄생한 폴스타의 급성장이 기회였다. 특히 고급 고성능 전기차를 위한 플랫폼 전략이 빠르게 자리잡았고 그 결과물인 EPA(Electric Premium Architecture)는 폴스타 3와 5를 통해 공개됐다. 로터스 엘레트라(Eletre)는 바로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차다. 


즉 로터스는 엘레트라를 통해 보다 설득력 있는 브랜드가 됐다. 이제 로터스를 타기 위해 능숙한 수동변속기 조작 능력을 갖출 필요가 없어졌다. 더 많은 부자들을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게 된 것이다. 112kWh 배터리를 기반으로 675kW(918ps)의 어마어마한 출력을 자랑할뿐만 아니라 3,109㎜의 긴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넉넉한 공간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및 편의 사양을 갖춘 만큼, 하이퍼카 포지션을 차지한다. 


Mike Johnstone CCO & Dan Balmer Director
마이크 존스톤 CCO(좌) 댄 발머 총괄디렉터(우)

마이크 존스톤(Mike Johnstone, 왼쪽) : 로터스 부사장 겸 사업총괄 책임자(CCO)

댄 발머(Dan Balmer, 오른쪽) : 로터스 아시아태평양 & 중동, 아프리카 지역본부 총괄디렉터


로터스 측은 엘리트라의 한국 시장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로터스 부사장 겸 사업총괄 책임자(CCO)인 마이크 존스톤(Mike Johnstone)은 한국 시장 소비자들이 기술 사양 등에 매우 민감한 점, 한국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뛰어나다는 점 등은 로터스의 성장을 기대할 만한 요건이라고 전했다. 



국내 안착 어려웠던 과거의 로터스

전략도 자원도 부재


로터스자동차코리아 출범 이전 국내에서 로터스 브랜드를 둘러싸고 진해됐던 상황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로터스가 국내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 대우자동차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였다. 사실 그 이후 외환위기와 대우자동차의 행보를 감안한다면 로터스로서는 프로톤에 인수된 것이 천만 다행인 셈이다. 


Lotus Eletre Dynamic scene
로터스 일레트라 주행 장면

로터스는 국내 유명인들과 몇몇 수집가들에 의해 전설처럼 회자됐고 추앙하는 마니아들을 거느리기도 했다. 병행수입이긴 했지만 2015년에는 과천에 쇼룸을 열었고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선정하는 등의 노력도 있었다. 또한 이 당시 로터스에는 엑시지, 에보라 등 대표 스포츠카에 자동변속기 옵션이 추가되면서 과거보다는 접근성도 좋아졌다. 


하지만 당시 로터스의 라인업은 고성능의 대중화를 외치던 메르세데스 AMG나 BMW M의 공세를 이겨내기 힘들었다. 특이함보다 일상성이 전제된 편리함을 찾는 영악한 한국 소비자들에게 기존 로터스는 환영받기 어려운 라인업이었다. 판매 후 관리와 정비 등 사후 대응도 문제였다. 과천 선바위역 앞에 있던 쇼룸은 사라지고 지금은 건강식품 업체가 자리하고 있다. 


Lotus Emira, brand's the last inner combustion engine sportscar
로터스의 마지막 내연기관 스포츠카 에미라


럭셔리카 경쟁 필수 요소

로터스 플래그십 전시장


이번에 코오롱모빌리티의 손길이 닿은 로터스자동차코리아 플래그십 전시장은 일단 위치 선정부터 플래그십답다. 바로 옆에는 마세라티가 있고 조금 아래로 가면 메르세데스와 BMW가 있다. 돈 있는 사람들의 눈에 띌 만한 장소다. 


전시장 구성에도 계획과 의미가 있다. 1층에는 전동화 기반의 엘레트라가 전시돼 있고 인테리어 컨셉트 역시 전동화 지향성에 맞췄다. 3층에는 마지막 내연기관차인 에미라가 전시돼 있고 로터스의 레이싱 헤리티지를 상징하는 굿즈가 진열돼 있다. 안쪽에는 로터스의 브랜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쇼룸 및 상담 공간이 있다. 전체적으로 공간 브랜딩에서 럭셔리 브랜드(동급 제품 기준 대중 브랜드 3배 이상 가격)가 갖춰야 할 정석이다.


LOTUS CARS Korea, Dosandae-ro
로터스 3층 전시장

LOTUS CARS Korea, Dosandae-ro
로터스 3층 전시장 굿즈

다만 로터스가 경쟁해야 하는 시장에서, 상대들이 만만치 않다. 국내 시장에서 최근 5년 사이 혁혁한 성과를 냈다. 같은 영국 출신 브랜드로 레이싱 헤리티지에 근간을 둔 맥라렌의 경우 한국 판매량이 세계 탑3에 들 정도다. 로터스는 섀시 경량화 기술이 압도적이지만 초고성능차 브랜드들 중에서 타사 엔진을 써 온 브랜드다. 3층에 전시된 에미라의 3.5리터 V6 미드십 엔진도 토요타의 것이다. 결국 새출발 단계에서 제품 라인이 아직은 약한 상태다. 


고부가가치 모델인 엘레트라가 사전 계약만 470대 넘는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 안에 600대를 목표할 정도로 미래가 밝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이 브랜드가 좀 더 도약하려면 스포츠카가 필요하다. 


Lotus Dosandae-ro
로터스 전시장 3층

물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댄 발머 로터스 아시아 태평양지역 총괄 대표는 지난 9월 국내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2026년쯤이면 강력한 전기 스포츠카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차의 국내 도입 전까지 로터스 브랜드가 좀 더 한국의 고급 고성능 전기차 고객들에게 좀 더 각인되도록 하는 것이 로터스 플래그십 전시장의 또 다른 역할이기도 하다. 마이크 존스톤 CCO도 “플래그십 전시장을 주심으로 로터스의 새로운 미래와 여러 신모델을 소개하는 등 한국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로터스의 75년 역사를 돌이켜 보면 마케팅에 열정적인 기업은 아니었다. 레이스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탄생시킨 부티크 기어베 가까웠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로터스는 트랙에만 갇힌 몸이 아니다. 어쩌면 한국 시장에서의 성패 여부는 로터스라는 브랜드의 본질적 전환에 영향을 주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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