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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되살아난 레이스 명문의 감각, 업그레이드 폴스타 2 듀얼모터

최종 수정일: 2023년 12월 31일

조금 피곤하지만 운전 재미 하나는 동가격대 최고

 

“승차감 진짜 XX 같네.” 조수석에 있을 때 이렇게 말했던 동승자는, 직접 핸들을 잡은 후 의견이 180° 바뀌었다. “운전석이 더 편한 차는 오랜만이다.”라고. 사실 승차감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운전석을 잡은 입장에서는 차가 주는 안정감과 신뢰성이 곧 편안함이 될 수도 있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레이아웃을 후륜 우세로 바꾼 폴스타 2 이야기다.


Polestar 2 Facelift Long Range Dual Motor Performance Package
업그레이드 폴스타 2 롱레인지 듀얼모터 퍼포먼스 패키지

 

구동 레이아웃이 이렇게 쉽게 바뀐다고?

폴스타 2 듀얼모터

 

폴스타 2의 가장 큰 변화는 후륜 구동으로의 전환이다. 물론 전기차에서의 레이아웃 전환은 내연기관보다 수월하다. 아우디 S1 후니트론처럼 아예 바퀴를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키는 기술도 가능하니까 말이다.


Polestar 2 Facelift Long Range Dual Motor Performance Package
업그레이드 폴스타 2 듀얼모터 플랫폼

정확히 보자면 듀얼 모터 전기차의 경우 전륜 구동이냐 후륜 구동이냐 하는 구분은 어느 쪽의 모터가 우세한가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 폴스타 2의 듀얼 모터는 후륜에 동기(synchronous) 모터를, 전륜에 비동기(asynchronous) 모터를 장착했다. 전자는 직류를 사용하고 높은 회전수에서 강한 토크가 발휘되며 효율이 높고, 후자는 교류를 기반으로 저속에서 큰 토크를 내는 특성이 있다.

 

업그레이드 폴스타 2의 후륜 모터 출력은 200kW(272ps), 최대 토크가 490Nm이며 전륜은 110kW, 250Nm이다. 합산 최고 출력은 310kW(421ps), 최대 토크는 740N로 3.5리터 가솔린 트윈터보급 엔진 수준이다. 싱글 모터의 경우 전륜 비동기 모터가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후륜 구동 차종이 된다.

 

Polestar 2 Facelift Long Range Dual Motor Performance Package
업그레이드 폴스타 2

레이아웃을 바꾸면서 효율이 개선됐다. 내연기관차라면 후륜 구동이 동급 전륜 구동보다 동력 손실이 크지만 전기차는 다르다. 가속 시 효율성도 높고 조향륜의 마모도도 적다. 동일한 듀얼 모터인 전기형 대비 주행 거리도 45km 길어진 379km에 달하고, 0→100Km/h 가속력도 4.5초로 0.2초 단축했다.

 

 

투어링카 레이스 명가의 DNA

 

레이아웃 변경으로 가장 크게 개선된 것은 운동 성능이다. 전기형은 2,735㎜의 휠베이스에도 불구하고, 주행 중 회전 반경이 생각 이상으로 컸다. 차체가 주는 단단한 느낌과 빡빡한 스티어링 휠을 생각하면  부조화스러웠다. 그러나 후륜 토크가 우세해지고 전륜 토크의 조절이 좀 더 세밀해짐에 따라 훨씬 직관적이고 날카로운 조향 성능을 보여 준다.


Polestar 2 Facelift Long Range Dual Motor Performance Package
전후륜 구동력, 브레이킹의 조화가 돋보인다


이쯤 되면 잊고 있던 사실을 떠올릴 수 있다. 폴스타라는 브랜드의 전신이, 내연기관 시대 독특한 푸른색으로 빛나던 볼보의 고성능 및 레이싱 디비전이었다는 사실이다. 투어리카 레이스를 휘젓던 볼보 폴스타의 레이싱은 지금 사이안(Cyan)이 직접 이어받았으나, 폴스타 역시 그 때의 날카로운 감각을 일상의 운전자들에게 돌려주려는 의지가 이 차에서 느껴졌다. 스웨덴 골드 시트 벨트 역시 레이스용 투어링카의 감성을 살렸다.


Polestar 2 Facelift Long Range Dual Motor Performance Package
투어링카 레이스를 누비던 볼보 시절의 폴스타

동일한 플랫폼이나 아직 전륜 우세 듀얼 모터인 볼보의 C40 리차지와는 전혀 다른 감각이었다. 스티어링휠의 감도 역시 기본적으로 볼보 C40에 비해서는 살짝 더 무겁게 세팅돼 있다.


Polestar 2 Facelift Long Range Dual Motor Performance Package
업그레이드 폴스타 2 롱 레인지 듀얼 모터


브레이킹과 조향, 전후륜 토크의 배분도 절묘한 협응을 이룬다. 브레이크는 스웨디시 골드 컬러의 브렘보 4피스톤이다. 거의 신차다 보니 타이어 상태가 좋은 까닭도 있겠지만 내리막 코너에서도 미끄러짐 없이 노면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달린다. 기온이 낮은 노면, 에폭시 바닥의 주차장에서도 타이어가 불쾌한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타이어 규격은 단면폭 245㎜, 편평비 40%이며 내경(휠구경) 20인치이며 컨티넨탈의 스포츠컨택트 6 제품이다.

 

올린즈(Öhlins) DFV(듀얼 플로우 밸브) 쇼크 업소버의 지지력과 복원력은 서킷 헤어핀을 연상케 하는 국도 도로에서도 하중 이동을 효과적으로 제어한다. 퍼포먼스 패키지는 일반 폴스타 2 대비 지상고가 5㎜ 낮은 146㎜인데다 서브프레임 등 섀시 부분에도 폴스타 엔지니어드가 적용돼 운동 성능에 가장 중점을 두었고 이는 운전석에서의 신뢰감으로 연결된다.

 

 

안락감은 포기했지만 컨셉트는 확실

밀폐성 우수하고 오디오 깔끔해

 

다만 동승자는 불편할 수 있다. 시트가 볼보 C40 리차지보다 조금 볼륨감이 느껴지는 가죽 시트임에도 불구하고 스틸 CMA(Steel CMA) 플랫폼 자체가 워낙 단단하다 보니 안락감에는 한계가 있다. 과속 방지턱의 경우 10km/h에도 진입 충격이 크다.

 

그럼에도 어중간하지 않은 점은 칭찬할 만하다. 아직까지의 기술력으로, 바닥에 배터리를 까는 방식의 전기차 플랫폼은 바디 온 프레임 차대와 비슷하다. 이런 차량은 아무리 독립된 서스펜션을 갖고 있더라도 딱딱한 승차감에 더해 좌우 바퀴에 오는 충격의 전이가 쉽다. 이걸 억지로 에어 서스펜션 등을 통해 잡으려 하면 메르세데스 EQ 시리즈나 현대기아 전기차의 뒷좌석 처럼 딱딱한데 꿀렁거리는 묘한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차라리 그런 점에서는 깔끔하게 포기하고, 직관적 핸들링과 공간이라는 테마에만 집중한 것이 폴스타 2다. 즉 지상고가 높은 스포츠카인 것이다.

 

Polestar 2 Facelift Long Range Dual Motor Performance Package
업그레이드 폴스타 2 롱레인지 듀얼 모터

이런 점을 인정하면 가격적 메리트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듀얼모터 기본형의 경우 6,090만 원, 파일럿 팩만 넣으면 6,389만 원으로 아이오닉 5의 프레스티지급에서 주요 옵션을 더한 사양과 비슷하다. 플러스 팩을 적용하면 6,879만 원인데, 수입차로 보면 메르세데스 벤츠의 컴팩트 라인업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승차로 나온 퍼포먼스 팩의경우는 7,528만 원. BMW의 iX1과 iX3 사이에 위치하는 등급인데 동력 성능과 주행 거리 자체는 iX3보다 업그레이드 폴스타가 우위다. 

 

시승 중에 비가 내렸는데, 혹시 해서 살펴본 바, 조립 단계에서 틈새나 단차 등 결함이라고 보이는 점도 없다. 일단 설계와 조립에 결점이 없다는 점은 덕목도 아니고 당연한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큰 메리트다.


또한 차량의 밀폐성이 우수해 공조 장치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춥지 않다. 개인적으로 여름에 에어컨 가동 일수가 10일 미만이고 겨울엔 패션을 완전히 포기할 정도로 싸매는 기자의 기준으로도, 열선 시트만 가동한 것으로 그리 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Polestar 2 Facelift Long Range Dual Motor Performance Package
스웨덴 골드 시트벨트

볼보나 폴스타는 전면 유리를 통한 오디오 사운드의 밸런스에 정평이 나 있다. 실제로 EX30는 사운드바 하나로 전면 윈드실드를 통해 사운드 밸런스를 만들어냈다. 저역대가 다소 부족하긴 하지만 소리들이 뭉개지지 않고 선명하다. 사실 전기차의 오디오 시스템은 퍼포먼스보다도 얼마나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고급 내연기관 차량의 오디오보다 불리한 점이 많은데, 그런 약점은 특별히 느껴지지 않는다.



Polestar 2 Facelift Long Range Dual Motor Performance Package
하만 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Polestar 2 Facelift Long Range Dual Motor Performance Package
하만 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기능의 고도화를 통한 디자인 변화

전면부의 스마트존

 

업그레이드 폴스타 2의 디자인 변화는 기존 그릴 위치에 있다. 이는 단연 전면 카메라와 중거리 레이더를 포함한 스마트 존(Smart Zone) 으로, 업그레이드 폴스타 2 디자인의 핵심 포인트이자 향후 폴스타 3,4 등과도 공유되는 부분이다.이 덕분에 감지할 수 있는 전방 범위는 더 멀리 더 넓게 확장됐다. 이는 실제 ADAS(능동형 운전자보조) 사용 시 제동 타이밍 등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반 세대 이전 볼보의 경우에서처럼 내리막길에서 설정 속력보다 속력이 조금 올라가는 단점이 있다.

 


Polestar 2 Facelift Long Range Dual Motor Performance Package
업그레이드 폴스타 2 롱레인지 듀얼모터

업그레이드 폴스타 2는 전기형에서 옵션이던 추가적 운전 편의 및 안전 시스템을 기본화했다. 2는 조향 어시스트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LIS with steer assist)부터 교차로 교통 경고 및 긴급 제동(Cross Traffic Alert with brake support), 후방 충돌 경고 및 방지(Rear Collision Warning & Mitigation), 360° 서라운드 카메라, 오토 디밍 사이드 미러 등이 포함된다.

 

정리하자면 이 차는 그간 폴스타가 주는 새로움 그 자체에 잠시 잊고 있었던 브랜드의 고성능 가치를 고객들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차다. 내연기관일 때는 전사적 결단을 내려야 했던 구동 레이아웃 변화를 아무렇지 않게 해낼 수 있는 전기차 플랫폼의 장점도 마음껏 보여 준 차다. 물론 이런 변화는 이전 대비 타깃 고객군의 범위를 좁힐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면 이 차는 폴스타가 생각하는 전기차 시대의 프리미엄 퍼포먼스가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간명하게 재정리해주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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