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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인터뷰]Racer’s High!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박준의 선수 (2)

최종 수정일: 4월 2일

모두가 즐기는 모터스포츠를 꿈꾸다

 

TCR 이탈리아 2년차를 맞이하게 되는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박준의 선수와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두 번째 내용을 전한다.

 

이전 인터뷰 내용은 아래.

 


부산과기대 24학번 ‘장학생’

향후 5년간 해외 무대서 승부 낼 것

 

한국 남성의 대부분을 평등하게 만드는 것, 입영통지서다. 성인이 된 남자들을 위한 축하 선물이다. 일단 모터스포츠 커리어에서 20대 초반은 무척 중요하다. 그런데 모터스포츠는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스포츠의 영역에 들어가지 않는다. 게다가 스포츠 병역 특례는 점점 없어지는 추세다. 20대 초반, 끊김 없이 커리어를 이어나가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 박준의 선수도 부산과학기술대에 24학번이 됐다. 그것도 장학생.


Junui Park, Hyundai Sungwoo Solite Indigo, TCR Italy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의 전설적 머신에 탄 박준의 선수

 

원래 대학 진학에 대한 생각은 크지 않았다. 레이스에 입문하기 전 되고 싶었던 건 자동차 정비사였다. 그래서 고등학교도 특성화고인 대전도시과학고의 친환경자동차학과에 진학했했다. 실제 친구들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한 이들도 있다. 레이스에 전념하느라 학교 생활을 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찐친’들은 남았다. 레이서라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나도 그만큼은 하겠다’라는 말을 농담으로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 “물론 속으론 ‘그래 어디 한 번 해봐라, 기회가 오면’ 할 때도 있다.”

 

단지 병역 연기가 목적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 배운 자동차 관련 지식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배우는 데도 목적이 있다. 엔지니어링 지식과 경험이 있는 드라이버와 그렇지 못한 드라이버의 성장 기대치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 실제 국내 대회 당시에도, 박준의 선수의 요구사항은 매우 디테일하고 집요해서,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팀 엔지니어들이 박준의 선수의 차량을 세팅할 때는 밤을 새기도 했다고.

 

Junui Park, Hyundai Sungwoo Solite Indigo, TCR Italy
TCR 이탈리아 박준의 선수 차량(자료제공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5년 정도의 시간을 보고 있다. 그 안에 해외에서 정말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내는 게 목표다. 그래야 군대에 다녀오더라도 쏠라이트 인디고가 나를 찾아주지 않겠나.” 인터뷰에 배석한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팀 관계자는 “우리도 박준의 선수가 다시 오고 싶은 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닌 게 아니라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팀은 이재우, 김의수, 조항우 등 한국 모터스포츠의 과거와 현재에서 최정상급의 드라이버들을 배출해 온 팀이다. 또한 그 선수들이 늘 마음에 품고 팀의 유튜브 다큐멘터리 “더 레코드 라인(The Record Line)”의 ‘헤리티지(Heritage)’ 에피소드는, 전설적인 드라이버에게 쏠라이트 인디고가 어떤 팀이었는지를 말해준다.

 

 

“친해지면 밝은 ‘I’랍니다”

레이스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누구든 통해

 

“더 레코드 라인”을 포함해, 인디고의 다양한 컨텐츠들을 보면 또래보다 말하는 것이 어른스럽다. 프로의 언어를 구사한다. 그것도 기획 인터뷰처럼 격식 있는 상황, TCR 경기 당일 스케치처럼 자연스러운 상황에 적응하면서.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팀 직원들이 잘 알려준 덕분이라고 하지만 단기간에 배운다고 되는 건 아니다.

 

Junui Park, Hyundai Sungwoo Solite Indigo, TCR Italy
"레이스를 좋아하세요?"


“박준의 선수는 상당히 밝은 성격이다. 다만 드러내놓고 외향적이지 않을 뿐이다. 친한 사이에서는 재미있고, 특히 레이싱팀은 공통의 목표, 관심사가 있기 때문에 소통이 원활하다.” 인디고 레이싱팀 관계자의 ‘우리 ‘I(Introvert, 내향형)’’ 설명.

 

사람의 유형을 단언할 수 없지만, 내향적인 사람은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기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에 잘 빠진다. 주변에 그런 피드백을 나눌 이들이 많다면 그런 성향은 더욱 강해진다.  TCR 이탈리아에 출전 중인 마르코 부티와는 SNS와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다. 현대 주니어 드라이버 시절을 함께 보내기도 했던 터라 친분이 두텁다. 2023 시즌 중, 부티 선수가 박준의 선수에게 사진을 선물하기도 했다고.

 

레이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배울 것이 있다면 연령과 국적을 넘을 수도 있다. 팀의 고문이자 투어링카, 랠리 분야의 레전드인 가브리엘 타퀴니(Gabriel Tarquini)는 ‘선생님’ 같은 존재다. 가브리엘 타퀴니 선수는 2018년 TCR 코리아 대회 운영 당시 특별히 참가해 멋진 주행을 펼쳐보이기도 했다.

 

Gabriel Traquini
가브리엘 타퀴니


또한 그런 사람으로 가족 특히 아버지를 빼놓을 수 없다. 사실 모터스포츠는 부자(rich)의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부자(父子)의 스포츠이기도 하다. 지금도 아버지와 레이스 이야기를 많이, 자주 하는 편이라고. 박준의 선수의 부친은 아마추어 대회인 넥센 스피드레이싱 슈퍼 챌린지에 GT200 아반떼 차량으로 참가한 이력이 있다. 현재는 대전에서 캠핑카, 아웃도어 장비 관련 업체를 운영 중이다. 어린 준의가 레이서라는 꿈을 갖게 된 계기가 아버지의 레이스 모습이었던 것. 연습에 사용한 첫 차인 아반떼 N도 아버지의 선물이다.

 

현재 자동차는 BMW M2(G87)이다. 3.0리터 직렬 6기통 트윈 터보(2 모노스크롤 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결합된 스포츠카. 최고 출력 460ps(6,250rpm), 최대 토크 56.1kg∙m(2,650~5,870rpm), 0→100km/h 가속 시간 4.1초다. 바로 이전 차도 ‘포켓 로켓’이라는 별명의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 CLA 45였다.

 

Junui Park, Hyundai Sungwoo Solite Indigo, TCR Italy
현재 박준의 선수의 차량인 BMW M2

“일상 차량이기도 하지만 비시즌 트랙 연습용으로도 사용한다. 경기용 머신의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면 스포티한 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공도에서의 운전은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비단 그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프로페셔널 모터스포츠 드라이버들은 일상 생활에서 무엇보다 안전에 유의해 주행한다. 모터스포츠의 주행이나 일상 주행이나 ‘안전’이라는 가치는 동일하다.

 

주행 연습을 하지 않을 때는 테니스를 즐긴다. “최근 배우기 시작했는데 적성에도 맞고 재미있는 것 같다.” 인터뷰 중 처음으로 레이스, 자동차가 아닌 내용이었다. 개인 SNS에도 테니스를 즐기는 모습을 가끔 업로드한다. 아닌 게 아니라 해외 모터스포츠 드라이버들도 테니스를 즐긴다. 어느 정도 성공한 드라이버들은 부유한 스폰서 기업 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위해 즐기기도 한다. 어린 선수들은 체력 증진과 집중력 강화를 위해서 틈틈이 테니스를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개인적으로 박준의 선수와 인터뷰 전 머리에 강하게 남아 있던 이미지는 2022년 현대 N 페스티벌 개막전 그리드워크에서,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앉아 있던 모습이었다. 영락없이 긴장 가득한 소년이었다. 옆에 서 있던 그리드걸(오아희)조차도 15살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났다. 참고로 당시 그리드걸을 부르는 호칭에 대한 4지택일 질문, ① 누나 ② 이모 ③ 모델님 ④ 저기요 중 ‘① 누나’ 를 택했다. 2년 전이라고 하지만 그 때 비하면 현재 박준의 선수는 너무나 어른스러운 모습이다.



Junui Park, Hyundai Sungwoo Solite Indigo, TCR Italy
2022년 현대 N 페스티벌 당시 박준의 선수와 그리드걸 오아희 '누나'

 

 

모터스포츠,

자동차와 미래 세대를 이을 수 있는 스포츠 컨텐츠

 

모터스포츠는 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중에서도 단연 높은 인기를 누린다. 특히 자동차 문화의 강국 이탈리아에서는 여러 카테고리가 고른 인기를 누리고 있다. TCR이 치러지는 여러 권역 중에서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과 박준의 선수가 이탈리아에 출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Juneui Park, "The Record Line" Solite Indigo
쏠라이트 인디고 브랜드 필름 "더 레코드라인"

“모터스포츠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서킷의 열기와 배기음 등 그 생생한 현장감과 생동감에 빠지게 된다.”

 

박준의 선수의 이러한 메시지는 모터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면 공감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는 젊은 세대가 점점 자동차 자체로부터도 멀어져 가는 것이 현실이다.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인구가 크게 줄었고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운전 학원이 문을 닫을 정도다.

 

스포츠나 대중음악 컨텐츠 인기의 전제가 되는 대중의 정서는 크게 두 가지다. 바로 동경과 동일시의 정서다.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현재 한국 모터스포츠가 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후자의 정서를 끌어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도 모터스포츠 팀들이 대학생 서포터즈를 모집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현대성우 그룹도 2020년부터 ‘현대성우 챌린저스’라는 서포터즈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동차 산업과 모터스포츠의 젊은 층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Hyundaisungwoo Group Supporters
2020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현대성우그룹 대학생 서포터즈

이번 TCR 이탈리아 2024 시즌은 5월 3~5일 이탈리아 미사노 서킷에서 개막해 10월 25~27일 몬자 서킷에서의 마지막 라운드까지 총 6라운드로 진행된다. 인터뷰가 업로드되는 시점은 한창 새로운 시즌 준비의 막바지에 돌입 중일 것이다.

 

“안녕하세요! 쏠라이트 인디고레이싱 드라이버 박준의 입니다. 2021~2023년 국내외 대회에서 저를 응원해주신 분들 매우 감사하고요! 2024년에도 TCR 이탈리아에 풀시즌 출전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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