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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시승기] 구형 오너의 평가, 렉서스 NX 350h

최종 수정일: 2023년 7월 22일

3년 6개월, 5만 4,000km 탄 NX300h와의 비교

 

휠로그는 전문가보다, 실제 오너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승기를 만들어보고자 한다. 자신의 차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차와 보낸 나날들에 관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모든 유저들에게 열려 있다. 신차라도 J.D 파워 IQS(Initial Quality Study) 기준처럼 출고 후 90일 유저의 시승기, 혹은 VDS(Vehicle Dependability Study) 기준처럼 전 세대 차종을 3년 이상 보유한 이들의 기준으로 보는 유저 간의 가이드를 풀어보고자 한다. 첫 순서는 렉서스 NX 300h의 1세대 페이스리프트를 3년 6개월간, 5만 4,000Km 보유한 고객이 NX 350h를 직접 시승해본 이야기다.


렉서스 NX 350h
렉서스 NX 350h



가벼워진 초기 가속 렉서스 NX 350h, EV 모드 범위 확대


짧지 않은 시간, 내구성에서 만족했고 실연비도 좋았지만 1세대 NX300h를 하이브리드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0.5세대 전의 차라는 인상은 지울 수 없었다. 신형 NX350h는 그 차이를 더 크게 느끼게 한다. 동일한 2.5리터 엔진과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모터가 버틸 수 있는 범위가 기존 NX300h보다 훨씬 뒤에 있다. 조금만 깊이 밟아도 엔진이 도는 1세대 대비 10~20% 더 깊게 밟아도 급한 경사지만 아니라면 모터의 힘이 더 크게 작용한다.


특히 110km/h 정도의 고속 주행 시에도 구동 모터 개입 범위가 늘어났다. NX 300h의 경우 이 정도 고속 주행을 하게 되면 연비가 16~17km/L면 잘 나온 것이다. 하지만 NX 350h는 고속 주행에 들어가도 18~19km/L대의 연비를 발휘한다. 공인 복합 연비는 14km/L이지만 렉서스로 공인 연비만큼만 탄다면 운전 습관이 그리 경제적인 편은 아닌 사람이 아닐까 한다.


렉서스 NX 350h의 연비
렉서스 NX 350h의 연비

전체적으로 반응이 가볍고 산뜻하다. 무게가 400kg이나 줄어든 값을 한다. 엔진과 모터의 합산 최고 출력은 242ps인데, 기존 엔진 출력 자체도 40ps 이상 상향된 189ps(6,000rpm)이다. 마음만 먹으면 고속도로에서 충분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다만 고속주행을 좋아하진 않아서 추월 구간에서만 120~130km/h를 잠깐씩 내본 것이 전부다.


구동 모터의 토크도 모드별로 차이가 확실하다. ECO의 경우는 급작스럽지 않고 여유로운 반응을 보여 준다. 스쿨존이나 지하 주차장에서는 이 모드가 더 도움이 된다. 노멀 모드에서의 토크는 확실히 더 강해졌다. 물론 노멀 모드에서 ECO 모드보다 연비가 더 좋은 것은 여전하다.



역동성 더하되 차분함을 유지하려는 노력


1세대 NX300h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상당한 무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조향 성능과 비할 데 없는 안락감이었다. 2.2톤에 달하는 무게여서 롤링(선회 시 좌우 기울어짐)이 심하지 않을까 했는데, 탄탄하게 버티는 맛은 없지만 기우뚱거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특히 내려앉고 일어서는 일련의 동작이 급하지 않고 절제돼 있었다. 급제동 시에도 코를 처박는 듯한 동작이 아니라 차량 전체가 착 가라앉았다가 천천히 자세를 잡고 일어서는 느낌이 좋았다.



NX350h는 1세대에 비하면 일단 차체가 가라앉을 때 버티는 탄력이 훨씬 강해졌다. 휠 직경도 18인치에서 20인치로 늘어났다. 다만 승차감에 있어 지향점이 약간 달라졌다. 1세대가 소파 같은 부드러움을 지향했다면 2세대는 기능성이 강화된 명품 사무용 의자 같은 느낌이다. 시트도 푹 파묻히는 느낌이 있던 1세대보다는 컴팩트하고 스포티한 맛이 더해졌다. 다만 1세대가 보여줬던 안정적인 감각을 최대한 계승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개인적으로 차를 거의 혼자 타기 때문에 뒷좌석의 승차감이 어떤지는 잘 모른다. 다만 NX300h도 2,670 ㎜의 짧은 휠베이스 대비 2열 공간감과 편의성이 우수했고, 고속 주행 시 후미의 들뜸이 억제된 주행 감각으로 봐선 2열에서의 승차감도 준수했을 것이다. 부모님은 세단을 타시는데, 가끔 부모님을 모시고 장거리를 주행할 때도 그리 불편함을 느끼진 않으셨다.



인테리어, 빠진 것과 추가된 것의 일장 일단


NX 2세대는 1세대 대비 빠진 사양과 추가된 사양의 일장 일단이 확실하다. 우선 1세대 1열 크래쉬패드의 부드러운 가죽이 없어지고 우레탄 재질로 대체됐다. 1세대 NX 1열이 주는 중후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2세대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젊은 세대에 맞게 첨단성을 지향한다지만, 렉서스 특유의 장점인 일상의 아름다움을 다소 포기한 것 같아 아쉽다.


CDP가 사라진 것도 개인적으론 아쉬움이다. 블루투스는 아직 끊김이 있기도 하고 무손실 음원이라 해도 한계가 있다. 오디오는 동일하게 마크 레빈슨이 적용돼 있다. 물론 자동차 오디오의 브랜드가 청취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하지만 강원도 터널을 지날 때, 가끔 통신상의 문제로 블루투스 음원이 끊기거나 할 때는 오디오 브랜드가 아깝다는 생각은 들었다.


14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와 컬러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조작 레버 등은 멋지다. 하지만 아날로그 시계가 빠진 것도 하나의 아쉬움이다. 그건 별도의 손목시계로 만들어도 괜찮았을 디자인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적용된 14가지의 테마와 50가지의 커스텀 색상이 적용된 멀티 앰비언트 일루미네이션은 환영한다. 사실 지금 보유한 차에도 이걸 별도로 장착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혹시나 했는데 센터콘솔의 거울은 빠졌다. 1세대 NX가 동급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고급스러운 감각 그리고 여성운전자들을 배려한 매력이 있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 거울은 사족이 아니었나 한다. 개인적으로 그 거울의 비닐 커버도 뜯지 않았다. 그런 기회는 많지 않지만, 옆에 아름다운 여성분들이 타게 되면 ‘그쪽이 이 거울 처음 쓰시는 거다’를 시전하곤 했다. 물론 별로 긍정적인 효과는 못봤다.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다를 수도.


렉서스의 내측 도어 핸들은 그 자체로 수공예적인 멋이 살아 있는 디자인이었다. NX는 NX대로, ES나 LS는 또 그만의 아름다움이 살아 있다. 개인적으로는 LC의 도어 핸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형 NX에는 전자식 도어 열림 장치인 ‘E-Latch’가 적용됐다. 물론 이건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하고 싶다. 특히 1세대의 경우 도어가 무거운 편이라 혹시 문콕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었는데, 2세대 NX의 경우 도어를 여닫는 동작 자체가 매우 부드럽고 유연해졌다.



꼭 필요한 만큼 추가된 편의성, 직관보다 논리의 반영


렉서스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은 편의 장비의 적용이 시대에 뒤떨어져서라고 한다. 아우디나 BMW처럼 신기한 동작도 없고 제네시스처럼 화려한 그래픽을 적용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딱 필요한 그만큼의 편의 사양을 더해놨다.


렉서스 NX 350h
렉서스 NX 350h

우선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티어링휠 스포크 우측의 다기능 버튼에 손을 갖다 대면 어떤 기능이 활성화되는지가 보이고 그것을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직관적이라기보다는 논리적이다. 사실 말이 좋아 직관이지,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직관적인 구조가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갤럭시를 쓰던 사람이 단숨에 아이폰에 적응하겠는가? 더군다나 자동차의 기능은 자칫 오조작으로 이어질 때 생명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 차라리 교육에 의해 만들어진 습관의 논리를 따르고 운전자가 인식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것이 최상일 수도 있다.


LSS+(Lexus Safety Syste+) 3.0에서 인상적인 기능은 급가속 방지 기능이었다. 전방에 장애물이 있을 경우 갑작스럽게 가속되는 경우를 방지해 충돌을 예방하는 기능인데, 덕분에 채 보지 못한 플라스틱 고깔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시승차로 사고를 내는 게 아닌가 난감했다. 새로 추가됐다는 도로 표지판 어시스트(RSA)도 현재 주행 도로를 기준으로 차분하게 작동했다.



크게 변하지 않아서 좋은 디자인


2세대 NX의 외관은 1세대와 비교해 큰 변화는 없다. TNGA-K 플랫폼을 적용해 차체 무게 중심이 조금 낮아졌고 보닛의 비율이 늘어난 점은 있지만, 1세대의 디자인을 충분히 살리는 가운데 포인트에서의 변화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원래 일본 브랜드들이 기존 보유고객들도 존중하는 경향이 있다


날카로운 LED 주간주행들이 헤드램프 유닛에 통합됐다. 이건 정말 좋은 변화다. 사고를 한 번도 경험한 적 없지만, 범퍼를 살짝 부딪치더라도 LED 유닛을 교체해야 하는 기존 등화류보다 유지 보수 면에서 합리적인 디자인이기도 하다. 스핀들 그릴은 전체적으로 전면에 대해 좀 더 상승감이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 측면에서 보면 보닛과 그릴 상단 끝단이 이루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후미의 일체형 라이트와 ‘L E X U S’ 레터링도 멋지다. LED 후미들의 조도와 색감은 선명하다. 산업 디자인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레터링의 자간 간격을 넓히는 것은 브랜드를 인식하느 시간을 좀 더 길게 하며, 이를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좀 더 고급스럽게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실 렉서스를 선택한 이들이 누군가에게 과시하고 싶어서 차를 선택하는 이들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중요한지는 모르겠다.


렉서스 NX 350h
렉서스 NX 350h 리어램프

나도 그렇지만 렉서스를 타는 이들은 거의 상당수가 신뢰감에 기반한 고급스러움, 일상에서의 안락감, 두고 볼수록 느껴지는 품격 등을 중시하는 이들일 것이다. 실제 커뮤니티의 분위기도 그러하다. 날카로운 코너링과 화살 같은 가속감, 위압감이 느껴지는 디자인의 경쟁사 차종들은 이미 경험해 봤거나 별도의 차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2세대 NX는 그러한 유저들의 선호 가치를 귀중하게 생각하는 가운데, 시대가 필요로 하는 만큼의 딱 알맞은 변화를 구현해 낸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그런 선택을 하진 않겠지만, 1세대 오너가 2세대 NX를 연속구매한다고 해도 합리적이고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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