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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시승기]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

와일드한 주행 감각, 업그레이드된 편의성으로 업마켓 노려

 

2022년엔 2,800여 대, 2023년엔 감소했지만 1,700여 대가 팔린 쉐보레 콜로라도 픽업트럭. 2019년 2세대 모델로 국내에 들어온 이후, 쉐보레라는 브랜드가 수입차로서 가지는 정체성을 강화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어필했다. 하지만 세대교체를 통해 콜로라도는 7,300만 원대 차종이 됐다. 동일 차종의 가격 인상이라기보다 리포지셔닝에 가까운 결정이다. 온∙오프로드 범용성을 강조하고 고급 사양을 추가한 Z71 트림만을 투입한 것도 이런 전략의 근거가 된다. 박리다매보다는 프리미엄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목표이고 따라서 국내 투입된 물량 자체도 많지 않다.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한국 GM은 제한된 수의 콜로라도 차량으로 총 6회차에 걸쳐 1박 2일 간 쉐보레의 3세대 콜로라도 픽업트럭 Z71 시승을 진행했다.

 

시승 쉐보레 콜로라도 픽업트럭


Chevrolet All New Colorado pickup truck media drive
8월 말 진행된 쉐보레 3세대 콜로라도 미디어 시승회


업그레이드된 스타일 & 확장된 스케일

 

2019년 국내에 처음 데뷔했던 2세대 콜로라도의 경우 인상이 다소 밋밋했다. 특히 헤드램프 윤곽과 그릴, 범퍼 디자인, 캡(승차공간)과 적재 공간으로 이어지는 측면 프로필도 둔했다.

 

Chevrolet All New Colorado
쉐보레 3세대 콜로라도 측면 주행

하지만 3세대 콜로라도의 디자인은 다르다. 이 차는 이미 2023년부터 북미에 시판되고 있는만큼 디자인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편. 타호나 서버밴 등 브랜드 상위 SUV의 전면부 디자인의 영향을 살리되 컴팩트함과 역동성을 살렸다. 엠블럼이 있는 가운데 프레임을 두고 위쪽 공간이 좁고 아래가 조금 더 넓은 구조는 SUV와 비슷하지만 그릴 패턴이 더 입체적이다. 프레임 아랫부분의 좌우에는 치우친 사다리꼴의 별도 덕트도 만들었다. 헤드램프 유닛과 그 하단부 에어덕트 및 안개등 부분의 유닛에는 기하학적인 입체감이 드러난다. 다만 SUV 라인업의 경우 헤드라이트 하단부 구조의 윤곽을 따라 LED 주간주행등을 설치했는데, 픽업트럭에도 적용했으면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콜로라도의 보닛 후드 디자인은 SUV 라인업보다 역동적이다. 가운데를 따라 길게 솟은 중앙부 볼륨과 좌우 숄더의 날카롭고 높은 선 사이 깊은 굴곡은 기하학적인 조형미를 보여 준다. 선행 운전자의 도어 미러에 강인하면서도 매력적인 모습으로 비칠 만한 디자인인다.


측면 휠 아치는 최대 35인치의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를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 적재칸의 상단 선은 수평을 유지하며 길게 뻗은 인상을 유지한다. 뒤로 갈수록 뚱뚱해 보였던 2세대의 측면 및 후미 디자인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후미의 역시 단정하면서도 입체적이다. 대담한 음각의 ‘CHEVROLET’ 레터링이 테일게이트 전체를 지배한다. 테일게이트 도어 핸들과 좌우 가장자리 굴곡까지 후미에도 강한 입체감과 역동성이 적용됐다. 번호판 바로 아래로 낮은 발판은 후미에서 봤을 때의 기하학적 조형성과 실용성을 모두 잡은 디자인적 결과물이다.


Chevrolet All New Colorado
주행 중인 3세대 콜로라도 후미

 

당연히 물리적으로도 차가 커졌다. 전장 5,410㎜, 휠베이스 3,337㎜로 전장은 20㎜, 휠베이스는 120㎜ 길어졌다. 포드 레인저보다 약간 길고 지프 글래디에이터보다는 짧다. 길어진 차체에 비해 전고가 1,810㎜로 낮다. 경쟁 차종 기준으로도 가장 낮은 수치다. 전폭은 1,905㎜로 경쟁 차종 중 가장 전폭이 좁다.

 

공차 중량은 2,150kg이다. 최대 견인 하중은 3,492kg, 최대 수직하중은 349kg이다. 쉐보레 관계자에 이야기에 따르면 이 최대 수직하중이 최대 적재하중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북미 기준 제원에서 Z71 4륜 구동 모델 기준 최대 적재 하중은 1,725파운드 약 780kg에 이른다.

 

 

토크 머신으로 돌아오다

 

다운사이징은 대세를 넘어, 차량 세대교체나 부분변경 시 기본 과업이 됐다. 3.6리터의 자연흡기 가솔린 V6 엔진 대신 2.7리터의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이 적용됐다. 회전수 상승에 따라 디테일하게 스로틀을 조절하는 맛은 사라졌지만 최대 토크가 56kg∙m(3,500rpm)로 기존(38kg∙m) 대비 42% 상승한 수치다. 물론 급작스럽게 토크가 전달돼 마찰력을 잃으면 안 되는 오프로더인만큼, 초반에 최대 토크를 구현해 토크 커브를 수평으로 유지하는 건 아니지만, 2,000rpm에서 이미 최대 토크의 80% 이상이 나오게 세팅돼 있다. 게다가 토크 대비 공차 중량도 39kg/kg∙m로 12kg 이상 가벼워졌다. 당연히 가속력이 좋아지고 온로드에서의 박진감이 돋보인다. 동급 차종 중에서는 가장 장점을 갖는 부분.

 

2.7L gas turbo engine of All New Colorado
56kg∙m의 토크로 강력한 가속성능을 자랑하는 2.7리터 터보 엔진

개선된 2세대 8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러움에 집중했다. 최소한 ‘멍때리는’ 구간이 없다. 시승 기점인 강남구의 하우스 오브 더 GM에서 남양주의 한 캠핑장까지 주행, 추월 가속에서 아쉬움 없는 면모를 보여줬다. 후륜 구동 모드에서의 효율은 꽤 기대됐지만 시승 시간에 제약이 있었다. 추후 개별 시승차가 나온다면 온로드에서의 장거리 주행 시 효율을 조금 더 체크해보고자 한다.  

 

 

모험을 편하게, 험로주행 맛보기

 

국내 시승 행사는 제약이 많다. 특히 오프로더를 오프로더답게 체험해볼 수 있는 임도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 국유림 임도는 애초에 허가가 어렵고 사유지의 경우는 문의가 마땅치 않다. 한국 GM 측은 남양주 한 캠핑장 맞은편 마을의 임도를 어렵사리 섭외했다. 물론 주민들의 생활 및 산림 농업을 하는 이들의 이동 통로에서 오버랜딩을 즐긴답시고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환경을 해치는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레저 드라이브를 위한 최소한의 기회도 얻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이런 오프로더를 시승할 때마다, 차라리 지자체 단위에서 레저를 위한 임도를 기간 한정 및 유료화해 수익을 창출하고 도로 유지 관리 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Chevrolet Colorado
험로 맛보기 중인 쉐보레 콜로라도

가파른 경사면에 자리잡은 집들의 틈새를 비집고 넉 대의 콜로라도가 숲으로 들어섰다. 이 차에 적용된 4가지의 주행 모드 중 오프로드와 험지 모드를 사용했는데 사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정도로 평이한 길이었다.

 

다만 시인성 높은 OLED 화면으로 보는 험로 모드 관련 디스플레이, 그리고 언더바디 카메라 등은 흥미로웠다. 보다 난이도 높은 지형에서는 본래 목적을 더 충실히 하겠지만 생활 도로 수준의 오프로드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에 가깝다.


Driver Mode of Chevrolet Colorado
드라이브 모드 내 화면

 

오프로드 및 험로 모드, 숙지하고 상상상하고 응용하라

 

물론 오프로드 모드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워낙 초반 토크가 강한 엔진이라 자칫 좁은 흙길에서 슬립이 일어나는 상황 등에 미리 대처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주행 방향을 180° 트는 좁은 길에선 긴 휠베이스가 다소 걸리적거렸다. 한 번에 머리를 돌리지 못하고 전후진을 한 번씩 더 반복했다. 물론 약점이라기보다, 이 차를 타고 만날 수 있는 상황의 하나다.

 

Off road
오프로드 주행

사실 이 차로 오프로드, 험로주행 모드 내에서의 다양한 기능은 운전자가 활용하기에 따라 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다른 차도 마찬가지지만 오프로더는 운전자가 해당 차종의 모드 및 거동 특성에 대해 완벽하게 숙지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응용과 상상력을 더하면 훨씬 재미있는 오프로드 드라이빙이 될 것이다. 예컨대 방향 전환이 이렇게 급한 좁은 산길을 겨울에 주파한다고 가정해보자. 길 곳곳에 다져진 눈으로 순간순간 마찰력이 불규칙해질 때, 스노우 모드를 중심으로 주행할 것인지, 좌우 바퀴의 회전수가 동일한 차동기어 록업(Lockup, 잠금)을 이용할 것인지의 선택지가 있을 수 있고 이에 따라 도로 극복의 방식도 달라질 것이다.

 

 

1열 승차감 향상, 2열은 글쎄

전체적 정숙성은 우수

 

쉐보레는 3세대 콜로라도 설계에 있어 승차감을 무척 중시했다. 현가 장치만이 아니라 험한 노면 조건에서 탑승객이 최대한 안정감과 안락감을 느끼게 하고자 한 의도가 엿보인다. 적어도 1열은 훌륭하다. 시트는 다소 단단한 편이지만 몸의 흔들림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었다. 1게다가 열에는 통풍 시트도 적용된다.


Chevrolet Colorado
통풍 시트 적용된 1열

 

다만 촬영을 위해 앉아 본 뒷좌석은 바디 온 프레임 기반의 픽업트럭이 가지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순 없었다. 시트 폼이 조금만 더 폭신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레그룸은 충분하지만 시트고 자체가 높아 상하 흔들림도 1열 대비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진다. 픽업트럭 특성상 리클라이닝도 불가능하다. 사실 픽업트럭의 2열은 그다지 앉고 싶은 자리는 아니며 이는 비슷한 차종들의 공통적 특징이다.

 

다만 전체적인 정숙성은 픽업트럭 치고 우수한 수준. 카울 방음도 잘 돼 있다. 7스피커 기반의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는 균형감이 좋다. 스마트폰 연결성과 편의성도 우수하다. 오프로더로서의 강점에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입혀, 다른 가격대의 업 마켓에서 승부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 포드 레인저, 지프 글래디에이터와 다른 자신만의 강점을 충분히 갖춘 차인 만큼 시장의 문을 여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관건은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기여할 수 있는가인데, 지금 한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어서 이를 타개할 묘안이 필요해 보인다.

 

차후 개별 시승이 가능하다면, 겨울에 비교적 긴 거리와 보다 난이도 높은 험로 주행을 진행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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