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오토쇼 2023] 대형 배터리 STLA 플랫폼, 1회 충전 최대 805km
미국 현지 시간으로 4월 5일, 프레스데이로 개막하는 ‘뉴욕국제오토쇼2023(New York International Auto Show)’에서, 스텔란티스 램(RAM) 브랜드의 전기 픽업트럭 램 1500 REV가 공개된다. 램 브랜드의 첫 전기 픽업트럭이자, 800V 고전압 배터리, 168kWh, 229kWh라는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의 STL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아직 양산 전인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을 부분적으로는 능가하는 수준이다. 가장 늦게 전동화에 뛰어들었지만 가장 압도적인 사양으로 나타난 램 1500 REV의 사양을 간략히 알아본다.
두 가지 배터리 사양 STLA, 괴물 사양
비교적 최근 영화 중에서 램 1500이 등장한 작품은 <샌안드레아스>(2015, 감독 브래드 페이튼) 정도가 아닐까 싶다. 영화의 주인공으로 구조 헬기 수석조종사인 레이먼드 게인즈의 차량으로 나온다. 배우는 드웨인 존슨. 포드 F-150이 완전한 국민 픽업트럭이고, GMC 시에라는 말끔한 패션 픽업의 느낌이라면 램은 그야말로 순도 100% 페트롤헤드(내연기관 마니아) 마초를 위한 차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래서 이 차가 전기차 버전으로 나온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내연기관 시대 램의 심장이 그러했던 것처럼, '크기'로 승부한다면? 램의 첫 전기 픽업 1500 REV은 100kWh를 ‘깔짝’ 넘는 다른 차와는 다르다. 기본 배터리 용량이 168kWh이고 대형은 229kWh다. 이 배터리를 장착한 STLA 플랫폼은 바디 온 프레임 타입. 배터리를 프레임 레일 사이에 위치한다. 초고강성 스틸을 사용해 압도적인 강성을 갖추면서도 경량화를 구현했으며, 이를 토대로 최대 6.35톤의 견인력을 발휘한다. 아직 전장이나 휠베이스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350kW의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충전구는 운전석 쪽 전륜 펜더 위에 있다. 10분 충전으로 177km를 달릴 수 있다. 완충 시 1회 주행 거리는 168kWh 기준 563km, 229kWh의 경우 805km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트라이모터 모델보다 5km 길다. 물론 램답게 효율은 별로 좋지 않다. 계산대로라면 전자는 3.35km/kWh, 3.51km/kWh 수준이다.
대신 파워는 확실하다. 재생 에너지 사정이 좋은 미국이니만큼 기름을 쓸 때보다 더 여유롭게 전기를 쓸지도 모른다. 229kWh 사양의 경우 최고 출력 654hp, 최대 토크 85.6kg∙m를 발휘하며 0-60mph 도달 시간 4.4초다. 전후룬에 각각 250kW의 드라이브 모듈(EDMs)이 장착되어 4륜 구동 시스템을 구현한다. 전자적으로 후륜 디퍼런셜 락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스텔란티스의 전동화 파트너는 삼성 SDI다. 원래 LG 에너지솔루션과의 조인트 벤처를 추진했는데, GM, 혼다와의 조인트 벤처를 이미 설립한 LG 엔솔이 고사했다. 그래서 손을 잡은 곳이 삼성 SDI. 공장은 인디애나주 코코모 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람해도 날렵하다
2025년형으로 출시될 램 1500 REV는 우람한 근육질의 바디 라인과 펜더, 최대 22인치에 달하는 직경의 휠과 올 터레인 타이어를 갖췄다. 내연기관 시대 램의 이미지를 전동화된 미래로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
전면에는 특유의 ‘튜닝 포크(Tuning Fork)’ 타입의 LED 헤드램프와, 그 사이에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R-A-M’ 등화류 배지가 들어가 있다.
후드는 근육질이면서도 선과 윤곽이 잘 살아 있다. 특히 A 필러의 각도가 낮아 우수한 공력 성능을 발휘한다. 후드 측면에서 시작해서 리어 램프까지 이어지는 긴 선, 도어 패널 측면의 굴곡이 돋보인다. 내연기관 시대 램이 아저씨 보디빌더라면 새로운 램은 날씬한(svete) 모습과 우람한 모습을 동시에 갖춘 20~30대 피트니스 트레이너의 느낌이다.
조향 성능에서도 이러한 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동급 세그먼트에서는 유일하게 4륜에 모두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들어가 있다. 원래 고중량 차량에는 에어 서스펜션이 더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지만 섬세하게 승차감과 핸들링을 조절하는 승용 목적 기반의 에어 서스펜션을 갖춘 픽업트럭은 이 차가 처음이다. 에어 서스펜션은 엔트리/엑시트(entry/exit), 에어로(aero), 노멀(normal), 오프로드 1, 2(off-road 1, 2) 총 5가지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는 핸즈 프리 액티브 드라이빙 어시스트(능동형 크루즈 컨트롤)와 파크 센스 자동 주차 등이 들어가 있다. 핸즈 프리 액티프 드라이빙 어시스트의 경우 전방 주시와 핸즈 프리 모드를 지원한다.
공간의 여유는 두 말 하면 턱 아프다. ‘프렁크(frunk, 프론트 트렁크)’ 공간만 웬만한 소형 SUV의 트렁크 전체 용량에 달하는 424리터. 전자식 개폐가 가능하다. 프렁크에 있는 온보드 파워 패널은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정전, 캠핑, 작업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3.6kW의 전력을 공급한다. 뒤쪽 베드에 있는 파워 패널은 7.2kW의 전력을 공급한다.
조수석 스크린, 클립쉬 오디오 시스템 갖춘 럭셔리 인테리어
내연기관 시대에도 램은 가장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픽업트럭이었다. 램 1500 REV는 더욱 화려하다. 유커넥트 5 기반의 14.5인치 센터페시아 터치스크린, 12.3인치의 디지털 클러스터, 그리고 동급 최초로 적용된 10.25인치의 조수석 스크린, 디지털 룸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게다가 자동차 브랜드에는 드물레 클립쉬(Klipsch)사의 레퍼런스 프리미어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된다. 클립쉬는 2021년 CES에서 파나속닉과 함께 미래 자동차용 오디오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미국 오디오 브랜드인 클립쉬는 현대적 스피커의 ‘혼’ 개념을 정립한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우수한 품질에 비해 하이엔드 오디오 중에서는 가격이 비교적 ‘착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인테리어의 모습은 당연히 트림에 따라 다양하게 나뉜다. 트림 트레이즈맨(Tradesman), 빅혼/론스타(Big Horn/Lone Star), 라라미(Laramy), 리미티드(Limited) 그리고 최상위 트림인 텅스텐(Tungsten)으로 구분된다. 텅스텐 트림의 경우 10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
시트는 열선 및 통풍이 적용되며, 럼버 서포트와 전동조절 4방향 헤드레스트가 적용된다. 마사지 시트도 적용 가능하다. 센터 콘솔에는 텅스텐 배지가 부착되며 그 아래 차대번호가 조각된다. 기어 레버는 다이얼 식인데 아래 그림처럼 위치가 특이하다.
스텔란티스는 세계 시장에 혁신적이고 깨끗하며 안전하고 가격적 접근성이 우수한 차종들을 2030년까지 대거 공급한다는 ‘Dare Forward 2030’ 전략을 천명한 바 있다. 후발 주자지만 세그먼트마다 가장 매력적인 성능과 디자인, 가격의 제품을 대량 공급해 규모의 경제를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아직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동화 차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10%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내세울 만한 목표다. 성공적이라면 삼성 SDI의 100층 진입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Comentar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