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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FCEV vs. 디젤, 탄소저감의 ‘흑묘백묘’

최종 수정일: 2023년 7월 9일

현대 수소 유니버스 출시소식 그리고 만트럭의 신형 디젤 엔진 개발

 

모든 산업적, 문화적 흐름은 ‘반동’이라 불리는 역행의 움직임이 있다. 하지만 전동화의 흐름 속에서 내연 기관 엔진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그런 일시적인 반동으로 치부되어도 좋을까? 이런 고민의 충돌은 특히 에너지 소비량이 많고 전체 경제 영역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용 업계에서 두드러진다. 2030년대 전반기 내연기관 퇴출론을 논했던 EU는 이미 후퇴를 기정사실화했다. 앞으로 이런 흐름이 상당 기간 혼재될 수 있다고 리서치 기관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현대 상용 부문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유니버스’를 출시했고, 같은 날 세계적 상용차 브랜드 만트럭버스 그룹은 뉘른베르크 공장에 신형 디젤 엔진 생산 라인을 건설했다고 밝혔다.




친환경에 고급스러운 승차감까지, 수소전기버스 유니버스


현대 유니버스 수소연료전지 버스(이하 ‘수소전기버스’)는 최고 출력 180kW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최고 출력 335kW, 최대 토크 1,200N∙m의 안티 저크(Anti jerk, 떨림 방지 제어로직 적용) 모터를 탑재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은 48.2kWh 수준. 수소와 전기가 모두 충전돼 있을 때 주행 거리는 최대 635km다. 물론 공차 기준이고 많은 사람을 태우는 차량의 특성 상 실주행 거리는 이보다 짧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세계 최초로 상용차 댐퍼에 최초로 MR(Magneto Rheological fluid, 자기 유변 유체)를 적용했다. 형식은 조금 다르지만 고성능 스포츠카나 고급 승용차, SUV의 서스펜션 쇼크 업소버 시스템에 이 시스템이 들어간다. 가스나 오일을 사용하는 방식보다 노면 마찰력, 차량이 받는 물리력에 따른 대응이 빨라 조향 안정성과 승차감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선 이탈 경고, 운전자 상태 경고, 햅틱 스티어링 휠 ,후방 모니터, 후방 주차 거리 경고 등의 편의 기능도 다양하게 적용된다. 안락한 여행을 원하는 고부가가치 장거리 여객업에 적합하다. 또한 연비와 충전 분석 및 운행 상황과 고장 발생 여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차량 점검의 효율성을 높이고 전체적 운영 효율을 높이는 ‘블루링크 플릿(Bluelink Fleet)’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관은 전면부의 검정 그릴 위에 친환경을 상징하는 파란 선을 좌우로 연결해 수소전기버스의 정체성을 강조했으며 차체와 일체감 있는 직선형의 루프를 채용했다.



원래 2021년, 경찰용 버스로 먼저 개발된 후 민수용 버스로의 변용 개발을 완료한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는 환경부 및 주요 시범 지자체가 함께 운영한다. 현대차는 버스뿐만 아니라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을 친환경화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만트럭버스 신형 13L 디젤 엔진, 전기 트럭과 함께 간다.


만트럭버스는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상용차 회사 트라톤 그룹이 사용할 13리터 배기량의 신형 디젤 엔진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트라톤 그룹 이사회 의장인 크리스찬 레빈(Christian Levin)은 “신형 디젤 엔진은 트라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만들어진 완전히 새로운 엔진”이라며 “향후 몇 년 이내에 만트럭은 물론 트라톤 그룹 내의 많은 제품들에 장착돼 제품 라인업을 다채롭게 할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알렉산더 블라스캄프(Alexander Vlaskamp) 만트럭버스 그룹 회장은 “만트럭은 명확한 배기가스 제로 전략을 추구하고, 2030년까지 차량의 약 50%가 배기가스 없는 주행 시스템을 갖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라며, "디젤 엔진은 유럽 외 일부 시장 및 거친 도로 환경에서 배기가스 없는 화물운송으로 나아가는 전환기 동안 꾸준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이번 신규 생산라인 구축 또한 이를 위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라며 신형 디젤 엔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새로운 엔진은 2024년부터 뉘른베르크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 시기는 상징적이다. 만트럭버스의 뮌헨 공장에서 생산될 전기 트럭과 거의 동일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즉 만트럭버스는 완전 전동화된 상용차는 물론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의 밸런스를 통해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아닌 게 아니라 대형 트럭이 수소연료전지 등의 보조적 수단을 쓴다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용량의 배터리를 필요로 하게 된다. 이는 희토류 수급에 다시 불안정을 일으킬 수 있다. 희토류 채굴과 운송 과정에서 얼마나 저탄소 가치사슬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도 어려운 문제다. 이는 상당하 비용이 따르는 사안이다. 물류를 담당하는 차종의 특성 상 소비자 물가에 미칠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신 디젤 엔진의 생산 라인 시설 및 설비는 에너지 효율성 및 지속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될 것이라고 만트럭버스 측은 전했다.


상용차들이 사용하는 에너지 및 배출 엔트로피의 양은 승용차와 비교할 수 없는 규모다. 많은 제조사들이 승용차 이상으로 상용차에서의 탄소 저감에 연구 비용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다만 현실적인 결과를 고려했을 때 어떤 쪽의 방법이 탄소 발자국을 덜 남길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어쩌면 전동화 파워트레인과 내연기관은 지속가능성이라는 목표만 잡으면 되는 검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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