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클래스 쿠페보다 길어…최고 출력 381ps, 0→100km/h 4.4초
예정대로라면 오는 8월 31일 이후로 CLS가 단종된다. 2005년 등장해 4도어 쿠페라는 장르를 열고 시장을 만들었지만 역사 속으로 퇴장. 그러나 그 유전자를 이어받은 후세대가 데뷔했다. 7월 6일, 메르세데스 벤츠는 다시 쿠페의 본질인 2도어로 돌아간 CLE 쿠페를 공개했다. 카브리올레는 우선 이미지만 공개됐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디젤과 가솔린 그리고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M256M)이다.
E 쿠페 이상의 비율과 공간 구현, 메르세데스 벤츠 CLE 쿠페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CL’이란 네이밍은 경량 쿠페라는 의미다. 지금의 메르세데스 벤츠야 날카로운 선과젊은 감각을 자랑하지만 CLS가 나올 때만 해도 메르세데스 벤츠는 브랜드 자체가 중후함을 강조했는데 이는 SL300 같은 럭셔리 쿠페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2000년대 초중반의 CLS는 SLK와 더불어 그런 브랜드의 철학에 변화를 가져온 라인업이었다. 경량이라 함은 섀시와 차체의 중량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 성능, 감성 그 모든 포인트에서의 가뿐함을 말한다. 가볍되 경박하지 않고 여유를 갖는 것, 그것이 메르세데스의 경량 쿠페.
CLE는 ‘E’로 끝나지만 C 클래스와 차대를 공유하며 휠베이스는 2,865㎜다. 그럼에도 전장이 4,850㎜에 달한다. 10세대 E 클래스 쿠페보다 15㎜ 더 긴 수치(유럽 사양 기준). 프론트 오버행이 888㎜, 리어 오버행이 1,097㎜다. 전고는 1,428㎜, 전폭은 1,860㎜로 E 쿠페와 거의 동일한 수치. 전후륜 트랙(바퀴 간 거리)은 1,605㎜, 1,616㎜로 후륜 트랙이 E 쿠페보다 7㎜ 더 넓어 디자인적으로 더 역동적인 후미 이미지를 보여주는 한편, 가속 시 강력한 안정성을 기대하게 한다.
2,865㎜의 휠베이스는 쿠페임에도 충분한 공간감을 구현한다. 프론트 레그룸 1,070㎜, 2열 레그룸 869㎜. 물론 2열 공간감보다는 1열에서도 충분한 공간감을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니 2열에 대해서는 수치상 저래 보여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후륜 구동 쿠페의 설계는 조종 안정성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에 좌석 위치 역시 일반 세단보다 차체 중앙에 가깝다. 애초에 4인이 탈 생각이라면 다른 차를 알아보는 게 좋다. 대신 1열 공간의 실내폭은 1,414㎜에 달한다. E 쿠페보다 10㎜ 좁고 C 쿠페보다는 22㎜나 넓다.
조작계 인터페이스는 12.3인치 클러스터와 11.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로 구성된다. 센터 콘솔은 고광택 소재 트림으로 구성되며 운전자쪽으로 6도 정도 틀어져 콕핏의 느낌을 강화했다. 앰비언트 라이트는 대시보드와 암레스트 쪽으로 연결돼 있다. 전체적으로 인테리어 트림의 윤곽이 쿠페 특유의 날렵함과 속도감에 맞는 형태로 디자인돼 있다. 앰비언트 라이트 컬러는 64가지 컬러다.
오디오 시스템은 17 스피커의 버메스터(Burmester) 제품. 가죽 시트에 스피커가 내장돼 있다. 즉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어느 한 쪽 쏠림 없이 균형 있는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설계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유니버설 뮤직과의 협업을 통해 메르세데스 벤츠의 청음 환경을 고려해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기반의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돌비 애트모스는 돌비 사운드와 달리 소리의 공간감을 중시하는 시스템이며, 유니버설은 이를 자사 소속 뮤지션들의 최종 결과물에 표준으로 적용한 최초의 음반사다. 특히 유니버설은 ‘메르세데스 벤츠 인증(Approved for Mercedes-Benz)’ 씰을 도입하고 등급을 ‘골드’로 적용했다.
3종류의 파워트레인, 정교해진 터보차저의 3.0리터 M256M
CLE에는 2.0리터(1,993cc)의 디젤 엔진인 OM654M, 2.0리터(1,999cc)의 직렬 4기통 M254 그리고 3.0리터(2,999cc) 직렬 6기통 터보 엔진인 M256M이 적용된다. 모두 48V 시스템 및 ISG(아이들링 스탑 기어)와 연결된 9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된다. 48V 시스템의 부가 출력은 23ps이며 부가 토크는 20.3kg∙m 수준으로, 스타트-스탑 시에 엔진 구동으로 인한 연료 소모를 줄여 주고 가속 시에 더 경쾌한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게 한다. 다만 3.0리터 엔진 차종에서 48V 시스템의 오류로 인한 고질적인 시동불량 문제의 가능성이 해결됐을지 여부가 관건.
디젤 엔진은 최고 출력 200ps(3,600rpm), 2.0리터 가솔린 엔진은 204ps(5,800rpm, 4매틱은 6,100rpm)과 258ps(5,800rpm) 그리고 3.0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은 381ps(5,800~6,100rpm)을 발휘한다. 동력 사양과 구동 방식에 따라 선택폭이 넓으나, 국내에는 디젤인 CLE 200d, 2.0리터 가솔린 중에서는 상위급인 CLE 300 4매틱 그리고 CLE450 4매틱 3종류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CLE 450 4매틱에 적용되는 3.0리터 터보 엔진의 경우 터보차저의 구동 효율성 개선에 중점을 두었다. 3개실린더에서 나오는 배기 가스는 각기 2갈래로 나뉘어 흐르다가 터빈 휠에 전단계에서 하나로 통합된다. 덕분에 터빈은 더 빨리 가한 회전력을 얻어 엔진에 강력하게 압축된 공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이로인해 1,800~5,000rpm의 넓은 영역에서 50.9kg∙mdml 토크가 발휘된다. 터빈의 베어링도 개선해 회전 시 불필요한 마찰력을 줄였다. 3.0리터 엔진의 경우 연비는 WLTP 기준으로 약 11.6~12.8km/L 수준이다.
2.0리터 가솔린 엔진 중 258ps의 CLE 300 4매틱은 0→100km/L까지 6.2초, 디젤인 200d는 7.5초 수준이다. 연비의 경우 국내 인증 시 달라질 수 있겠으나, CLE 300 4매틱은 13.1~14.2km/L 수준, 200d는 19.2~21.2km/L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이내믹 바디 컨트롤, 압도적 승차감과 조향 감각
메르세데스 벤츠 쿠페의 매력은 스포티한 핸들링 감각과 부드러운 승차감의 조화다. 파워트레인 간의 정교한 협조제어와 더불어 후륜 조향 모드가 적용돼 있다. 후륜 조향 방향 및 조향각은 주행 속도에 따라 감응한다. 60km/h까지는 전륜 조향과 반대 방향으로, 그 이상의 속력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조향되어, 각기 유턴과 차로 변경 등의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한다. 최대 조절 각도는 2.5°. 다만 이 기능이 적용된 차량의 차주들은 후진 주차 시 다소 어려움을 겪곤 한다. 상황이나 운전자 성향에 따라 후륜 조향을 비활성화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의견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또한 다이내믹 바디 컨트롤은 주행 모드에 따라 쇼크 업소버의 감쇠력 단계가 정교하게 조절한다. 공도와 트랙 모두에서 만족할 만한 차량 컨트롤의 감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 이 차를 갖고 서킷에 들어갈 사람은 많지 않을 듯.
경쟁자들은 쟁쟁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는 쿠페 영역에서 일가를 이룬 브랜드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쿠페 트렌드는 메르세데스 벤츠에 빚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쿠페 라인업과 필연적으로 함께 나올 카브리올레도 대기 중. 이미지는 공개됐다. 하반기 글로벌 출시 이후, 늦어도 2024년에는 한국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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