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0, 200, 300km/h 퍼포먼스 비교 차종들
맥라렌은 주요 슈퍼카 브랜드들 중에서도 개성이 뚜렷하다. 트랙에서의 기술을 가장 극단적으로 양산차에 적용하는 브랜드로, 감성과 스타일링을 가미하는 다른 브랜드들과는 차별화되는 무모함까지도 보여준다.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과 비교했을 때 브랜드 자체에 GT 성향이 가장 적은 것도 맥라렌이다.
4월 26일 공개된 맥라렌의 신형 슈퍼 스포츠카는 750 S는 기존 720 S를 대체하는 차종이다. 카본파이버 차체 구조를 기반으로 더욱 가벼워졌고 여기에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모델명 대로 750ps의 최고 출력을 발휘한다. 이 지표들은 주요 고성능차들의 압도적인 면모를 하나씩 수집해 놓은 듯하다. 이 차가 소환하는 차들을 간략히 살펴보았다. 단 비교 차종에서 BEV와 하이퍼, 헤일로카(브랜드 가치 극대화를 위해 제작한 한정판 초고성능 차량) 제외.
0→100km/h 2.8초,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780∙포르쉐 991 GT2 RS∙992 터보 S 등
M840T 엔진의 81.5kg∙m의 최대 토크가 5,500rpm까지 고르게 터져나오는데, 공차중량(건조중량)은 1,277kg(쿠페), 1,326kg(스파이더)에 불과하다. 변속기는 7단 SSG(듀얼클러치)이다. 쿠페와 스파이더 모두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은 2.8초에 불과하다.
내연기관 기준 2.8초는 경이로운 시간이지만 전인미답은 아니다. 람보르기니에서는 마지막 V12 모델인 아벤타도르 780 울티매가 기록한다. 전동화를 가미한 시안도 2.8초.
포르쉐는 7세대 911인 991의 GT2 RS와 8세대인 992의 터보 S가 2.8초대의 가속성능을 자랑한다. 모두 3.8리터 수평대향 6기통 바이터보 엔진이 적용돼 있다.
2.9초대에는 페라리 최초의 V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296 GTB도 있다. 곧 새로운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줄 우라칸 에보 역시 2.9초대.
0-200km, 7.2초∙7.3초, 페라리 296 GTB 등
750ps의 최고 출력이 7,500rpm까지 발휘되는 덕분에 시속 200km/h까지의 가속 성능도 쿠페 기준 7.2초, 스파이더 기준 7.3초다. 대략 600ps 후반에서 700ps 중반대에 걸친 차량들이 이 정도의 가속력을 발휘한다. 약간의 시간만 주어져도 엄청난 속력으로 추월 주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인 셈이다. 말도 안 되는 1,000ps대 출력을 가진 PHEV나 드래그용으로 특별히 개조된 차량들을 제외한다면 내연기관으로서는 무서운 수준.
앞서 언급했던 포르쉐 중 992 터보 S는 750 S 쿠페와 0-200km/h 가속 시간에서도 동일한 기록을 발휘한다. 0-100km/h에서는 0.1초 처지는 페라리 296 GTB도 0-200km/h는 동일하다. 반대로 0-100km/h 도달시간은 동일했던 991 GT2 RS의 경우 0-200km/h는 0.2초 정도 처진다.
같은 집안의 765LT 스파이더는 750 S 쿠페와 동일한 0-200km/h 가속 시간을 보여준다. 다만 765LT는 7초 플랫이다.
7.5초로 가면 페라리 812 컴페티치오네도 보인다. 이전 모델인 720 S는 7.9초 수준. 사실 이것도 이 차가 등장했을 때는 엄청난 수준의 시간이었다. 0-100km/h가 7초대인 일반 승용차들도 수두륵하다. 이 정도의 속력이라면 차가 문제가 아니라 운전자가 얼마나 차를 잘 제어하느냐가 관건. 게다가 후륜 구동이다. 제어에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맥라렌 750 S 최고 속력 332km, 0-300km/h는 글쎄
750 S 쿠페와 스파이더 모두 최고 속력은 332km/h다. 여기까지 도달하기 위해선 운전자의 실력뿐만 안라 도로 조건도 받쳐줘야 한다. 브레이크의 성능은 물론 유지 상태도 중요하다. 750 S 쿠페와 스파이더의 브레이크 디스크 로터는 모두 탄소 세라믹이다. 전륜 디스크 로터는 전륜 직경이 390㎜, 후륜이 380㎜다. 전륜에는 6피스톤, 후륜에는 4피스톤이 적용됐다.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의 1.2km 직진 구간이나 르망의 뮬산 스트레이트가 아니라면 매우 어렵겠지만 일단 0-300km/h 도달 시간은 쿠페가 19.8초, 스파이더가 20.4초다. 이건 의외로 750 S가 명함을 못 내미는 영역이다. 720 S조차도 18초대를 기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0-300km/h 도달 시간이 빠른 슈퍼카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더한 경우가 많다. 750 S가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내연기관 시대의 최첨단 고성능차가 될 것이라고 보면 이 기록이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강력한 성능에 트랙 지향성도 강한 차량이지만, 큰 행운을 맞아, 부족한 운전 실력에도 불구하고 이 차를 구입한 이들을 위한 배려도 있다. 750S에서는 운전자의 편의성을 돕는 맥라렌 컨트롤 런처(McLaren Control Launcher, MCL)를 처음 선보인다. 자주 사용하는 파워트레인, 주행 모드 등을 저장해두면 시동을 켜자마자 운전자 취향에 최적화된 주행을 곧바로 시작할 수 있다. 역시 문제는 계좌 잔고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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