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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르노의 간절함 통할까?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in BIMOS 2024

동급 최장 휠베이스, 조수석 디스플레이 등으로 승부

 

오로라 1 컨셉트카의 명칭은, QM6의 원래 프랑스 차명이었던 콜레오스(KOLEOS)를 계승한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Grand Koleos)였다. 6월 27일, 2024 부산모빌리티쇼(BIMOS 2024) 프레스 데이에서, 르노코리아는 이 새로운 SUV를 공개했다. 수 년 만에 나온 완전 신차인 만큼 기존 르노 코리아로서는 이례적일 정도로, 이번 모빌리티쇼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함은 물론, 주요 지역 딜러사 임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는 후문이다. 경쟁 차종은 현대처 싼타페, 기아 쏘렌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충분한 경쟁력이 될 만한 포인트와 의문 부호가 붙는 부분을 동시에 살펴보았다.

 

New Renault Grand Koleos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CMA를 최대로 늘인 공간

2,820㎜의 휠베이스의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잘 알려진 것처럼 이 차는 볼보를 포함한 지리 그룹 차종들의 주요 베이스가 되는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차다. 상위 플랫폼인 MPA를 기준으로 했을 때 가장 작은 차인 볼보 XC60의 휠베이스가 2,840인 점을 감안하면, 플랫폼의 설계 유연성이 허락하는 한계까지의 수치를 뽑아낸 셈이다. D 세그먼트 기준으로는 최장 수준. 전장은 4,780㎜로 전폭은 싼타페 쏘렌토에 비해 약간 짧다. 전후 오버행 비율을 줄여 극단적으로 스포티한 형태를 강조했다.


New Renault Grand Koleos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휠베이스가 길고 전륜 구동 기반인만큼 탑승, 적재 공간에서의 메리트도 크다. 2열의 경우 1열 좌석 등받이와의 간격을 최대 320㎜로 확보했다. 2열 전체 폴딩 시 2,034리터의 적재 공간이 생긴다. 2열 등받이 리클라이닝 각도는 28°와 33° 2단계로 수동 조절 가능하다.

 

외장 컬러는 새틴 어반 그레이(Satin Urban Grey), 미네랄 카퍼(Mineral Copper), 클라우드 펄(Cloud Pearl), 어반 그레이(Urban Grey), 메탈릭 블랙(Metallic Black)으로 구성된다. 특히 미네랄 카퍼는 2017년, 르노가 선보였던 심비오즈 컨셉트카를 떠올리게 한다. 참고로 올해 유럽 시장용으로 나올 심비오즈는 캡처의 후속형 모델로, 심비오즈 컨셉트카와는 무관하다.

 

 

르노코리아의 독보적 디자인

 

이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는 많다. 하지만 그랑 콜레오스는 한국 시장을 위해, 한국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차다. 특히 디자인은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유럽적 감각, 특히 상위 브랜드의 디자인 언어를 잘 살렸다. 전장과 휠베이스의 비율도 그렇지만, 특히 날카로운 보딧 후드와 그 아래 로장주 엠블럼, 그리고 이 엠블럼을 패턴화한 파라메트릭 디자인의 프레임 없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길을 끈다. 물리적인 프레임은 없지만 헤드램프 외곽부터 그릴 하단부의 기하학적 볼륨 처리를 통해 정돈되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헤드램프의 DRL(주간주행등)은 상하에 3등분된 스트립 형태로 적용됐다.

 

New Renault Grand Koleos
그랑 콜레오스의 전면 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리어에서는 수평형으로 시원하게 연결된 크리스탈 3D 타입 풀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눈길을 끈다. 측면 패널 디자인도 깔끔하다. 불필요한 캐릭터라인은 최대한 절제하고 휠 아치의 볼륨감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숄더(보닛 좌우측 상단)부분부터 후미등 측면까지 이어지는 절곡이 시원하고 명료한 인상을 만들어낸다. 그 아래 휠 아치는 크고 부드러운 볼륨감을 만들어낸다.

 

New Renault Grand Koleos
크리스탈 3D 타입 풀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패널과 섀시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18%의 부품에 핫 프레스 포밍(HPF, 고온 프레스 성형) 부품을 적용해, 충돌 시의 안전성을 확보한 것도 특징이다. ‘휴먼 퍼스트’ 개발 철학의 적용이다.

 

 

싼타페, 쏘렌토

조수석까지 고려한 ‘openR’ 파노라마 스크린

 

인테리어에 편의 시설 중 단연 눈을 끄는 것은 최근 고급 브랜드들이 앞다퉈 적용하고 있는 조수석 인테리어 포함의 파노라마 스크린이다. 기존의 세로형 디스플레이 구조를 과감히 버리고 그랑 콜레오스가 채택한 ‘open R’ 파노라마 스크린은 12.3인치의 디지털 TFT 클러스터, 센터 디스플레이 및 동승석 디스플레이로 구분된다.


open R Panoramic Screen in Grand Koleos
12.3인치 스크린 3개의 'open R' 파노라마 스크린



퀄컴의 파워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며 최신 안드로이드 OS 체제를 선택했다. 동승석자는 별도 이어폰을 통해 독립적으로 서드 파티 앱을 통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누릴 수 있다. 각 화면의 정보는 쉽게 그 위치를 바꿀 수 있다. 또한 그랑 콜레오스는 실시간 TMAP(티맵) 네비게이션과 음성인식 시스템 누구 오토(NUGU auto)를 기본 제공하며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의 무선 연결을 지원해 편리한 운전 환경을 선사한다.

 

Grand Koleos open R Panoramic screen
조수석 스크린이 별도 적용된 'open R' 파노라마 스크린

커뮤니케이션용 이미지도 유저 경험의 첨단성에 방점을 둔 이미지다. 이 새로운 차가 아래위 스마트폰 사이에 놓인 듯한 모습이다.


New Renault Grand Koleos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두 대의 사마트폰 사이에 있는 듯한 이미지

 

 

3개 트림 분리, 기본 사양도 고급화

알핀 뱃지 브랜딩은 시간과 전략 필요할 듯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테크노(techno), 아이코닉(iconic), 에스프리 알핀(esprit Alpine) 등 총 3개의 트림으로 구성된다. 전 트림 라인업의 고급화가 돋보인다. 과거 QM6의 기본 트림인 LE처럼 ‘깡통’이 아니다. 환경 영향이 적으면서도, 스포티한 성향의 알칸타라, 나파 인조가죽, 스웨이드 등을 사용했다.

 

New Renault Grand Koleos Interior
인조 나파 가죽, 스웨이드 등이 적용된 인테리어

또한 LE 트림에 없던 ADAS 기능인 액티브 드라이버 어시스트(Active Driver Assist)를 기본화했다. 액티브 드라이버 어시스트는 지능형의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 유지 보조 장치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자동 차선 변경 보조 장치도 결합되어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도심 도로까지 반영한 ADAS 전용 지도를 스트리밍으로 제공한다. 덕분에 경고 표지판 인식이 뛰어나다.

 

특히 르노 그룹의 플래그십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Alpine)에서 영감을 받은 ‘에스프리 알핀’은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최상위 트림이다. 스티어링 휠과 팔걸이에 프랑스 국기 색상의 레드/화이트/블루 컬러 스티칭을 적용하고, 실내 장식과 안전 벨트에도 블루 컬러 액센트를 가미했다. 그레인 코팅 패브릭과 알칸타라 소재를 시트는 물론 도어 패널과 대시보드에도 적용해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느낌을 연출했다.

 

알핀은 모터스포츠, 고성능차를 아는 이들 사이에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저배기량 컴팩트 쿠페 알핀A 110은 2017년 부활해, 유럽 경량 스포츠카 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포르쉐의 718의 2.5리터 버전과 경쟁 구도를 이뤘다. 배기량 당 최고 출력이 정해져 있고 이를 넘어가면 세금을 비싸게 내는 프랑스 및 유럽 주요 국가의 세제 상,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2022년 알핀은 르노 스포르의 일부를 통합해 고성능 브랜드로 거듭나는 한편, F1(포뮬러원)의 이름에도 르노 대신 알핀을 넣었다. 에스프리 알핀은, 알핀의 고성능 이미지를 활용한 트림이며, 다소간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차량 가격에 대한 근거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알핀이 그 정도의 브랜드력이 돼 주려면 시간과 설명이 필요하다. 전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을 갖고 있는 F1이지만 당장 한국에는 그 팬들을 쉽게 찾기 어렵다. 그런 와중에 1, 2위 팀도 아니고 과거의 영광으로 스토리텔링해야 하는 팀이 그다지 큰 후광 효과가 되어 주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New Renault Grand Koleos Esprit Alpine
에스프리 알핀 트림에 적용되는 뱃지



알핀의 A110은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CJ 오네(O-NE) 슈퍼레이스의 한 클래스로 시범 운영되며, 알핀 브랜드가 갖고 있는 스포티한 매력을 전할 예정이다. 여기에 꾸준한 바이럴이 있다면 언젠가는 최상위 트림의 뱃지로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힘없던 QM6는 잊어라!

최고 출력 245ps 1.5 e-테크 하이브리드,

2.0리터 가솔린 터보까지


파워트레인과 구동 플랫폼은 르노와 볼보 기술의 ‘짬뽕’이다. 일단 동력원은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1.5리터 가솔린 터보 기반 E-테크 하이브리드 두 종류다. QM6의 경우 정숙성에 ‘몰빵’ 마케팅을 할 만큼 주행 역동성은 부족했는데, 일단 제원 상 이를 해소할 만한 동력 수치를 보여 준다. 최고 출력 211Ps, 최대 토크 33.1kg∙m의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볼보의 것이되, 변속기는 7단 DCT를 적용했다. 에스프리 알핀 트림의 경우 전륜 구동과 보르그워너제 4륜 구동 시스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Gear shift lever of Grand Koleos
그랑 콜레오스의 변속 레버

E-테크 하이브리드는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1.64kWh 용량 배터리 기반 100kW 출력의 모터를 결합해 최고 출력 245ps를 발휘한다. 웬만한 2.0리터 가솔린 터보의 사위 사양과 비슷하다. 40km/h 이하의 도심 구간에서는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 주행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동급 가솔린 엔진 대비 최대 50%까지 연료 사용을 저감할 수 있다. 변속 시스템은 멀티모드 오토로 고전압 구동 모터와 60kW의 시동모터에 3단 기어와 컨트롤러 내장형 인버터를 더한 멀티모드 오토다.

 

주행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노우, 오프로드, AI의 여섯 가지로 제공된다. AI모드는 소비자 운전 습관, 방식 등을 분석해 모드를 자동 전환하는 시스템이다.


Grand Koleos Espirt Alpine steering wheel
그랑 콜레오스 에스프리 알핀 스티어링휠

전체적으로 파워트레인의 역동성이 개선된 것은 장점이다. 그러나 이는 기존 QM6의 정숙성을 원했던 코어 고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가 관건이다. 제원대로라면 가속감과 효율성은 체감되겠지만, 승차, 주행 질감 면에서 선호도는 갈릴 수 있는 요건이기 때문이다.

 

6월 27일, BIMOS 2024 미디어데이현장 프리젠테이션에서는 보기 드물게, 자사 직원과 딜러사 작원들의 응원 환호가 간간이 터져나왔다. 그간 르노코리아가 겪었던 어려움이 컸고, 그것을 해결해줄 신차에 대한 기대감이 간절했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이 차는 27일부터 부산모빌리티쇼 르노코리아 부스 및 전국 전시장에서 사전 예약을 개시했다. 고객 인도는 가을에 진행될 예정. 과연 이 차가 임직원들과 딜러사 담당자들의 간절한 염원에 답할 수 있을까? 일단 이와 동일한 사양을 현대 싼타페, 기아 쏘렌토에 적용해도 가격은 3,000만 원대 중반을 넘어선다. 최고인 캘리그래피 트림보다 한 단계 낮은 트림의 가격이 3,800만 원에 가깝다. 에스프리 알핀이 이와 비슷하거나 10~15% 낮은 가격이라면 승부를 걸어볼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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