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베이거스 GP 5위로 마무리, 맥라렌 노리스 63 포인트차로 제쳐
오라클 레드불 레이싱의 막스 페르스타펜(네덜란드, #1)이 생애 네 번째이자 4회 연속 포뮬러원(F1)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확정했다.
레드불 페르스타펜 F1 4연속 챔피언
북미 현지 시간으로 11월 24일 열린 2024 F1 라스 베이거스 GP에서 막스 페르스타펜은 5위를 차지하며 10포인트를 더 쌓게 됐다. 이를 통해 누적 403포인트를 달성하며 2위를 달리던 맥라렌 랜도 노리스(#4)와의 포인트를 63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월드챔피언을 확정지었다. 랜도 노리스는 라스 베이거스 GP에서 6위를 기록했다.
막스 페르스타펜이 처음 챔피언에 오른 것은 2021년. 당시 메르세데스 AMG-페트로나스의 루이스 해밀턴과 마지막 경기까지 결과 논란이 있을 정도의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2022년에는 454 포인트로 2위였던 페라리 샤를 르클레르를 146 포인트 차로, 2023년에는 2위의 2배를 넘는 기록이자 역대 최다 포인트인 575 포인트로 압도적인 챔피언을 달성했다.
2024년 초반에도 이러한 여세를 몰아 6월까지 7번의 GP 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파트너인 세르히오 페레스의 퍼포먼스가 떨어지며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페레스의 사고 손해 금액은 2024년 기준 전체 1위였는데 이는 시즌 중 레드불 머신의 수리와 업데이트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쳤고 이는 막스의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막스 페르스타펜은, 강세를 보여 왔던 오스트리아 레드불 링에서 5위에 그친 것을 시작으로 무려 10경기 동안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으며, 포디움에도 4번 올라가는 데 그쳤다. 이 사이에 맥라렌이 눈부신 퍼포먼스를 보였고 랜도 노리스는 드라이버 챔피언십 부문에서 페르스타펜의 턱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막스 페르스타펜은 자신이 거둔 3회의 월드 챔피언이 ‘차빨’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그 상징적인 그랑프리가 상파울루에서 열린 브라질 GP였다. 브라질 출신의 F1 전설 아이르통 세나(Ayrton Senna) 서거 30주년을 기념하는 경기이기도 했던 이 그랑프리에서, 막스 페르스타펜은 18그리드에서 출발하고도 우승을 거뒀다. 단지 다른 차량의 사고 인한 운이 아니라 여러 차례 패스티스트 랩을 만들어낸 스스로의 실력으로 거둔 결과였다. 특히 파워유닛이 혼다의 것이라는 점도 인상 깊은 대목이었다. 세나의 최전성기를 함께 한 파워 유닛이 바로 혼다였다.
우승을 확정지은 이후 막스 페르스타펜은 “오늘 여기서 우승을 확정하게 돼 기쁘다”며 “올 시즌은 무척 힘들었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팀으로 뭉쳐 더 강해졌다”라고 밝혔다. 팀의 수장인 크리스티안 호너는 “막스는 올 한 해, 콕핏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영감을 주는 드라이버였으며, 우리가 승리를 거두지 못했을 때조차도 그는 포인트를 획득했다”며 페르스타펜의 우승을 축하했다. 또한 “트랙에서도 축하할 일이지만 엔지니어들이 있는 공장에서도 축하할 일”이라며 팀원 전체에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치열하게 페르스타펜을 추격하던 랜도 노리스는 “아쉽지만 페르스타펜의 챔피언 달성에 축하를 전하며, 그는 그럴 자격이 있다”라고 전했다. 랜도 노리스는, 페르스타펜이 매사 까칠하던 시절에도 절친하게 지낸 몇 안 되는 드라이버 중 하나였다. 또한 페르스타펜도 노리스가 우승했을 때 과거에 우승을 놓쳤을 때처럼 험한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을 정도.
막스 개인적인 영광과 달리, 팀 퍼포먼스가 떨어지다 보니 컨스트럭터 타이틀에서는 페라리에조차 밀린 3위에 자리하게 됐다. 페라리는 584 포인트, 레드불은 555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수치상으로는 남은 두 번의 GP에서 역전이 가능할 수 있으나, 막스 페르스타펜의 분전만으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
맥라렌은 오스카 피아스트리가 약간 주춤하고 있으나 총 608 포인트로 격차가 너무 크고, 가까이 있는 페라리의 경우 샤를 르클레르와 카를로스 사인츠 주니어가 고른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그나마 라스 베이거스에서 세르히오 페레스가 10위를 기록하며 실로 오랜만에 포인트를 획득한 것이 불행 중 다행이다. 세르히오 페레스는 이적설(이라 쓰고 퇴출설)이 돌았지만 세계적인 식품기업 네슬레의 스폰서 광고와 함께 시트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네슬레의 인기 초코바인 킷캣(KitKat)의 광고 모델이 바로 세르히오 페레스이기 때문이다.
한편 라스 베이거스 GP의 주인공은 메르세데스 듀오였다. 조지 러셀(#63)은 오스트리아 GP 이후 시즌 2승째를 기록했고 루이스 해밀턴이 2위로 원 투 피니쉬를 달성했다. 3위와 4위는 페라리의 카를로스 사인츠와 샤를 르클레르 듀오. 해밀턴은 내년 페라리 소속으로 선수 생활의 대미를 장식하는 월드 챔피언을 노리려 한다. 다만 페라리의 간판은 샤를 르클레르인만큼, 전략적 균형이 관건이다.
아직 2024 F1의 일정은 카타르와 아부다비 두 번의 GP가 남아 있다. 컨스트럭터 2위 자리를 두고 레드불의 역전이 일어날 것인지, 페라리의 2위 수성이 가능할 것인지 마지막까지 지켜볼 흥미 요소가 가득하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