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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드리프트 황제’ 켄 블락 타계, 애도 쏟아져

최종 수정일: 2023년 12월 9일

포드 “친구로 부를 수 있어 행운”∙아우디 “존경받는 스포츠맨 잃어”

 

전설적 랠리드라이버이자 주요 모터쇼의 쇼런에서 화려한 드리프트를 선보였던 켄 블락(Ken Block, 본명 케네스 폴 블락)이 한국 시간 1월 3일, 향년 5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스노우모빌 사고. 갑작스런 소식에 그가 몸담은 후니건 레이싱팀을 비롯해, 그와 인연이 있었던 많은 브랜드들이 애도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Ken Block passed away in snowmobile accident, Jan 3rd 2023
2023년 1월 3일, 스노우모빌 사고로 세상을 떠난 켄 블락



“켄 블락, 동료이자 위대한 드리프트선구자”

포드와 아우디의 애도 메시지


켄 블락의 사망 사고에 대해, 유타 주 경찰 측은 켄 블락이 일행들과 함께 스노우모빌을 탔지만 혼자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원인으로 그가 갑작스런 사고에 처하게 됐고 사망에까지 이르는 것을 피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소속팀이자 켄 블락이 창립한 후니건(The Hoonigans) 측은 가장 먼저 사고 소식을 알리고 유가족을 케어하고 있다. 후니건은 1월 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의 공식적인 사망 소식을 알렸고 이를 통해 미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과 전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이 소식을 알게 됐다. 후니건은 고인에 대해 “그는 선지자, 선구자이자 아이콘이었으며 동시에 훌륭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다”며 “그를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Ken Block, Audi
아우디와 함께 한 켄 블락


그와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던 포드는 짐 팔리(Jim Farley) CEO의 공식 메시지를 통해 애도를 표했다. 짐 팔리 CEO는 “우리는 켄 블락이라는 전설을 잃었다. 그는 세대를 통틀어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가진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포드에도 큰 영감이 됐다”고 전했다. 또한 팔리 CEO는 “그를 친구로 부를 수 있어 행운이었다”며 “그는 혁신적이었지만 친절했고 뛰어난 드라이버이면서도 천재적인 마케터로서의 감각까지 갖고 있었다”고 기렸다. 팔리 CEO는 블락의 가족과 함께 그를 잃은 아픔을 함께 하며 그의 정신을 기릴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포드는 켄 블락과 협업해, 전륜구동 기반 4륜구동 차량의 드리프트를 위한 전자제어식 핸드 브레이크 이른바 드리프트 스틱을 적용한 차량도 선보였고, 머스탱, F-150 등 다양한 차종과 관련된 콘텐츠에서도 켄 블락과 함께 했다.



Hoonigan, Audi
아우디와 협업한 후니건 팀의 차량


후니건과 협업하고 있던 아우디 역시 “1월 2일에 일어난 사고에 대해 켄 블락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켄 블락은 최근 수 년간 아우디의 일원이자 선구자였으며, 모두에게 사랑받고 환영받는 동료였다”고 덧붙였다. 아우디는 실제로 2022년 11월, 켄 블락의 후니건 레이싱과 협업해 e-트론 기반의 레이싱카인 S1 e-트론 콰트로 후니트론(Hoonitron)을 선보이기도 했다. 켄 블락은 지난 11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일레트릭카나(Electrickhana)에서 멋진 드리프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크로스오버 장르에 능했던 랠리드라이버

드리프트로 익스트림 모터스포츠의 지평 확대


켄 블락 하면 친훅한 브랜드가 바로 에너지음료인 몬스터에너지다. 몬스터에너지는 2022년 북미 시장 점유율 30%대로 1위 레드불(45%)에 이어 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몬스터에너지 역시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지원하며 레드불에 도전하고 있는데, 레드불보다는 좀 더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익스트림 스포츠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리고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익스트림 스포츠 영역에서, 켄 블락은 스타를 필요로 했던 몬스터에너지의 페르소나로 활약했다.


Ken Block passed away in snowmobile accident, Jan 3rd 2023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누린 켄 블락


켄 블락은 2005년 미국 버몬트 스포츠카 팀을 통해 랠리 드라이버로 데뷔했고 그 해 랠리 아메리카 신인상(Rally America Rookie of the Year)를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듬해부터는 미국 스바루 랠리 팀의 일원이 됐으며 X 게임에 도전해 랠리 슈퍼 스페셜 영역에서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그의 랠리 커리어 전체는 그리 압도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순수 랠리 챔피언십이라 할 수 있는 월드랠리 챔피언십에는 24회 출전했지만 포디움에도 오르지 못했다. 통산 포인트는 18포인트로, 미국인 WRC 드라이버로서는 괄목할 만한 성적이라는 것 정도다.


하지만 크로스오버 종목인 랠리크로스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활약한 글로벌 랠리크로스 챔피언십에서는 12번 포디움에 올랐고 6번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4년에는 시즌 최종 성적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 외 피아 월드 랠리크로스 챔피언십에서 2회 포디움에 오른 바 있다.


그는 드리프트의 황제, 혹은 짐카나의 황제라는 별명이 있다. 협소한 공간에서 타이어 마찰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묘기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데 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요 모터쇼와 퍼포먼스 기반의 신차 행사에서 시범 주행의 주인공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또한 훌륭한 인품과 사교적인 성격으로 인기가 많았으며 다양한 유형의 미디어에서 모터스포츠를 더 멋있어 보이게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켄 블락은 모터스포츠를 보다 다양한 대중들이 즐기기를 원했다. 향년 55세로 모터스포츠계에선 어른 대접을 받을 수 있지만 그는 늘 시대의 젊은이들과 호흡했다.


특히 그는 SNS와 유튜브 등의 활용에 능했다. 패션 브랜드인 DC 슈즈의 마케팅 역시 감각적인 인스타그램 피드를 활용하고 있으며, 유튜브에서도 기본 1,000만 뷰 이상의 조회수를 찍어대는 괴물이었다. 실제 그의 영상 중에는 3억 뷰 이상을 기록한 것도 있다.


Ken Block passed away in snowmobile accident, Jan 3rd 2023
몬스터, 포드와의 협업

한편 켄 블락은 2013년 몬스터에너지와의 협업으로 한국을 방문해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드리프트 쇼런을 펼치기도 했다. 국내 많지 않은 모터스포츠 애호 인구에 비하면 상당한 관객들이 모였을 만큼 켄 블락의 인기가 높았다. 당시 켄 블락의 방한을 취재했던 한국 자동차 저널리스트들과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 역시 SNS를 통해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한편 켄 블락의 사고가 일어나기 하루 전날에는 <허트로커>, <어벤저스>의 주인공인 배우 제레미 레너도 스노우모빌 사고를 당해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북미 대륙에는 2022년 12월 중순부터 북극발 한파로 인한 기록적인 추위와 눈폭풍으로,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3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눈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레저 목적이 아니라 이동 목적의 스노우모빌 이용 시에도 상당한 위험일 따른다는 것이 현지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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