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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TAS 2023 주목 차종 1. 닛산 Z

최종 수정일: 2023년 7월 14일

20세기 소년들을 위한 최적의 튜닝 베이스카

 

‘페어레이디’의 부활을 외치며 등장한 닛산 Z(RZ34). 잘 만든 차라는 덴 이견이 없겠으나 큰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한 중견 자동차 저널리스트는, 이 차의 가치를 알지 못하면서 어떻게 자동차 저널리즘을 말하느냐고 일갈했지만, 그조차 반향은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Z만의 멋과 맛을 사랑하는 이들은 존재한다. 그건 비슷한 가격대의 절대 강자인 테슬라 모델 3가 주지 못하는 것이다. 닛산 Z는 그 선대 모델들이 그랬던 것처럼 최강의 튜닝 베이스카다. 업데이트 ‘따위’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이 아니라, 멋진 기본이 강한 개성을 만나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더 느껴지는, 그런 베이스카로서의 매력이 있다. 휠로그가 일본 현지, ‘도쿄오토살롱2023(Tokyo Auto Salon 2023)에서 직접 만나볼 닛산 Z 기반 출품 차량들을 미리 짚어봤다.



차주와 함께 성장했던 이코노믹 쿠페

닛산 Z 카의 전설


1960년대 후반 이후, 경제 성장에 고무된 일본의 젊은이들은 하나 둘 스포츠카에 눈뜨기 시작했다. 유럽의 후륜구동 고성능차 문화에 관한 정보도 일본 대중에게 흘러들어왔다. 포뮬러 원의 일본 개최와 혼다의 포뮬러 원 그랑프리 우승 등의 이벤트도 한 몫 했다.


하지만 아무리 도쿄를 팔면 미국을 살 수 있다는 농담이 통하던 1970년대였어도, 메르세데스 같은 브랜드의 후륜구동 쿠페를 사긴 어려웠다. 물론 머스탱 등의 대안이 있긴 했지만 직선도로가 많지 않고 길이 좁은 일본에선 다소 투박했다. 초기 Z카인 S30 즉 닛산 페어레이디 Z 및 닷선(Datsun)의 Z 시리즈느 그런 감성을 만족시켜주는 차였다. 당시 마세라티나 메르세데스의 쿠페에 견주어도 좋을 만한 유려함이 깃든 롱 노즈 디자인과 개성 있는 전후면 디자인, 여기에 직렬 트윈 카뷰레터 시스템으로 당시 150ps 이상의 최고 출력을 발휘한 직렬 6기통 2.0리터 가솔린 엔진 등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즉 고급 후륜구동 쿠페의 분위기와 달리기의 재미를, 일본의 기술로, 일본의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게 만들어보자는 의지, 이것이 닛산 Z 카의 요체였다. 그래서 Z는 GT-R이나 혼다 NSX 등 제조사의 정수를 압축해 유럽의 정상급 머신들과 겨루는 차종들과 결이 조금 달랐다. 동력성능과 직관적인 외관 디자인에 집중한 덕에, 장식이나 내부 디자인은 다소 저렴해 보였지만, 그랬기에 소유자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질수록 튜닝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의 패전 이후로 지방분권화가 이뤄졌고 사회, 경제적인 분위기 역시 지역 단위로 달라졌다. 동일한 차량이 팔리더라도 시즈오카와 요코하마 사람들이 원하는 차에 대한 가치가 달랐다. 그런 분위기는 지역마다 튜닝의 스타일이나 분위기를 다르게 만드는 동력이기도 했다. 닛산의 Z 카는 그렇게 각 지역에서,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튜닝 베이스카의 전설로, 토요타 셀리카, 마쯔다 RX-7 등과 함께 20세기 소년, 소녀들의 로망이 돼 갔다.


이번 도쿄오토살롱에 출품되는 S30을 비롯한 클래식 Z 카 기반의 튜닝카는 다음과 같다.





autoage × MAX ORIDO S30Z(1970) 퍼포먼스 튜닝

2.0리터(2,000cc) 130ps(6,000rpm)

최대 토크 17.5kg∙m(4,400rpm)

후지츠보 배기매니폴드 RS 와타나베 휠

어드밴 타입-D 205/60R15(전륜), 205/60R15(후륜)




SPEED FORME FAIRLADY Z S30Z(1976) 드레스업

A-S30(S30의 페이스리프트)

3.1리터 엔진

스피드포미 에어로킷 / 프론트 휠 및 사이드 스텝, 오버펜더, 리프 스포일러 등




첨단의 가치가 녹아든 최적의 베이스카

2021년의 페어레이디 Z


2021년 등장한 닛산 Z(RZ34)는 페어레이디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동력 성능과 깔끔한 디자인에 집중했다. 인피니티 Q50, Q60 등을 통해 입증된 3.0리터(3,042cc) 가솔린 트윈터보 V6 엔진인 VR30DDTT다. 알루미늄을 사용해 가볍고 관성 모멘트가 최소화됐다.




최고 출력은 405ps(6,400rpm), 최대 토크는 48.3kg∙m(1,600~5,600rpm)에 달한다. 스포츠 트림에는 6단 수동변속기, 퍼포먼스 트림에는 9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다. 9단 변속기는 다운쉬프트 회전수 보정 기능이 들어가, 부드러운 변속과 손실 없는 가속이 가능하다. 공차 중량은 차체 크기 대비 약간 무거운 1,633kg인데 별도의 B 필러가 없는 쿠페임을 감안하면 적절하다. 참고로 370Z, 인피니티 Q60는 1,800kg에 육박했다.


외관은 그야말로 군더더기가 없다. 달리 보면 조금 심심하다. 물론 날렵함과 매끈함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스포츠 쿠페로서의 ‘본판’은 있지만 조금만 손보면 더 예뻐질 외모라는 인상이 강하다. 실제로 RZ34 기반의 튜닝카들은 조금 과한 튜닝도 이질적이거나 위화감을 주지는 않는다. 원래 튜닝을 해서 타는 차라는 느낌이 강하다.





326POWER 満力的 RZ34(드레스업카)




닛산 공식 페어레이디 Z 커스터마이즈드 프로토

Tokyo International Custom Car Contest 출품 차량 닛산의 공식 튜닝카


일본엔 막과자(駄菓子)라는 전통 깊은 먹거리가 있다. 불량식품으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대형 제과사들의 제품과 달리 화려한 포장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트렌디하지도 않지만, 막과자는 ‘맛’이라는 본질 외의 것을 과감히 생략했다. 모범생이 좋은 성적의 대가로 부모로부터 ‘하사’받는 고급 제과점 과자와 달리, 변변치 않은 용돈을 모은 아이가 자신의 선택으로 맛본 세상의 첫 자극 같은 그맛은 막과자만 줄 수 있는 경험이다.


닛산의 Z 카를 보면 그 막과자가 떠오른다. 재벌 2세가 부모의 도움으로 쉽게 사서 1만km도 타지 않고 넘기는 럭셔리카가 아니라, 자신의 욕망과 집념으로 어렵게 돈을 모아, 자신만의 판단으로 산 생애 첫 퍼포먼스카, 그것이 닛산 Z의 매력이었다. 외려 이를 고급화한 인피니티의 G 시리즈에는 그런 정체성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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