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 모빌리티 의외의 피조준, 미국 브랜드는 차량들은 글쎄
오는 7월 7일까지 진행되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아트 카무플라주(위장) 필름을 덮어쓴 기아의 픽엄트럭 타스만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25년 한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출시 예정이라는 타스만의 입지는 유리한 여건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서 긴장해야하는 브랜드와 차종도 분명히 존재한다. 과연 어떤 차가 ‘타스만 효과’의 긍정적 영향,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까?
더 기아 타스만의 상품성 포인트
일단 타스만이 어떤 차인지 간략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부산 모빌리티쇼 현장에서 공개된 프로토타입은 디자인 면에서는 호평받고 있다. 5.4미터의 전장, 직선 위주의 시원시원단 디자인과 휠 아치 등에서 느껴지는 두툼한 볼륨감이 눈길을 끌었다. 프로토타입이긴 하지만 추후 공개될 실물도 기대를 모으기에 부족함이 없다.
엔진은 ‘썰’로만 돌고 있는데, 2.5리터 가솔린 터보와 2.2리터 디젤 엔진이 언급되고 있다. 하이브리드도 언급은 되고 있지만 현재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라인업 중에 이 정도 덩치를 밀어낼 라인업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제네시스가 후륜 구동 고성능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개발 중이라고는 하는데 그걸 기아 픽업트럭을 위해 쓸지는 의문. 스팅어나 K9에 장착된 3.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적용된다면 가장 우수한 상품성을 기대해볼 만할 텐데, 환경 규제의 이유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아시아, 호주 시장에서 팔리는 포드의 레인저 픽업트럭에도 3.0리터 트윈터보 엔진이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엔진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듯하다.
관건은 픽업 트럭에 요구되는 험로 주행 성능과 4륜 구동 시스템. 모하비와 렉스턴 오너의 ‘배틀’이 벌어지는 영역이다. 과연 타스만이 이 영역에서 얼마나 강인한 성능을 갖출지가 관건이다.
영향 정도 강
KG 모빌리티 렉스턴 스포츠
기아 타스만의 상품성 조건을 위의 수준 정도로 정리하면 역시 직격탄을 맞는 건 KG 모빌리티의 렉스턴 스포츠다. 전시된 프로토타입의 전장인 5.4미터인데, 이는 렉스턴 스포츠 중에서도 전장이 긴 칸과 맞먹는다. 2.2리터 배기량의 디젤 엔진을 적용하게 된다면 현재 렉스턴 스포츠와 동력 조건은 대등하거나 좀 더 유리할 수 있다. 2023년 구 쌍용자동차가 사명을 KG 모빌리티로 바꾸고 렉스턴 스포츠의 페이스리프트인 쿨멘을 내놓았지만 후속 모델에 대한 뚜렷한 개발 계획이 들려오는 것도 아니다. 물론 쌍용차 시절부터, 국산 유일의 레저 지향 픽업 트럭으로서 견고한 입지를 다져 왔다. 여기에는 본연의 영역인 험로 주행 성능과 해당 장르 차량 중에서는 돋보이는 조향 안정성 등이 기여한다. 4륜 구동 시스템에 대한 노하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차라는 화제성, 그리고 기아차 특유의 압도적 편의 사양과 인테리어 등으로 승부를 띄울 타스만은, KG 모빌리티 렉스턴 스포츠에 가장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KG 모빌리티도 분석에 들어갔겠지만, 예상되는 타스만의 상품성에 대응할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영향 정도 중약
포드 레인저, 지프 글래디에이터
포드 레인저(P703)는 파워트레인만 보면 경쟁 타스만이 경쟁 상대로 조준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국내 도입된 파워트레인은 최고 출력 213ps의 2.0리터 가솔린 싱글 터보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 조합 하나다.
그러나 온로드 성향이 강한 와일드트랙과 폭스사의 쇼크 업소버 등 험로에서의 다이내믹한 주행을 가능케 하는 랩터 두 가지 트림으로 성향이 확실하게 구분돼 선택성이 좋다. 특히 오프로더로서의 성능을 보여 주는 도강 능력, 락 크롤링, 진흙길에서의 탈출 등은 한국과 태국, 베트남에서 모두 경험해봤지만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또한 픽업트럭임에도 안락감을 높인 하체 세팅, 몸에 닿는 실내 소재의 부드러움 등으로 일상에서의 사용성을 편리하게 만든 것이 장점이다. 상품성만 놓고 본다면 기아의 옵션 공격에 밀릴 이유가 없다.
변수는 타스만의 가격이다. 타스만의 상위 트림이 현재 모하비 최상급 트림인 마스터즈+그래비티 사양가격인 6,500만 원 이하라면 레인저를 고민했던 고객들이 약간 고민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럼에도 와일드트랙의 경우는 6,400만 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타스만이 이 가격대를 지킬 수 없다면 레인저 픽업트럭은 오히려 반사 이익을 볼 수도 있다.
포드 레인저가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 특화된 차라면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포드 레인저보다 좀 더 아메리칸 스타일에 가까운 차다. 최고 출력 284ps, 최대토크 36kg∙m의 3.6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파워트레인이 장착돼 있다. 장거리 주행 시 승차감 등은 보장할 수 없지만 탁월한 오버랜딩 실력을 보여 준다.
또한 스타일 면에서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강하다는 것도 장점. 가격이 7,990만 원으로 포드 레인저의 랩터 트림과 동일하다. 다만 6.5km/L의 연비가 변수. 참고로 2024년 기준으로 1월부터 6월까지 포드 레인저는 320대, 글래디에이터는 133대가 팔렸다.
영향 약
GMC 시에라
그 외 병행 수입사
애초에 미국산 대배기량 엔진 픽업트럭을 사려는 이들은 다른 차종에 관심이 없다. 자연흡기 엔진이 주는 섬세한 토크 조절의 맛과, 여유 있는 출력 전개, 무엇보다 스타일 때문에 차를 선택하는데, ‘드디어 탈 만한 국산 픽업트럭이 나왔다’는 수사는 씨도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가격도 기본적으로 고가다. 한국GM이 정식 수입하는 GMC 시에라는 9,380만 원부터 시작이다. 병행 수입을 통해 들어오는 모델들은 형식 승인 등의 비용이 있다 보니 달러를 단순히 환산한 가격보다 1,000~2,000만 원은 비싸다. 즉 아예 타스만과는 아예 다른 리그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기아가 타스만을 개발한 목적이, 한국 시장에서 얼마 되지 않는 콩 한 쪽을 마이크로 단위로 분할해 먹자는 데 있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국내 시장에서는 적당한 선에서 프리미엄 아웃도어를 즐기려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틈새시장용 차량에 가깝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팰리세이드가 그랬던 것처럼, 국내에 잠재돼 있던 픽업트럭 수요를 타스만이 일으킨다면 웃을 사람이 좀 더 많아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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