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구동 레이아웃별 특징 및 기초 상식
자동차 전문 컨텐츠를 찾아보실 정도라면 자량의 구동 방식뿐만 아니라 파워트레인 레이아웃, 서스펜션까지 달달 외우시는 준전문가이실 겁니다. 하지만 실제 세계에는 이게 뭔 말인지도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초보운전자이거나, 운전은 하더라도 이런 건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운전하다가 기변 시 처음으로 신경 쓰시게 되는 경우가 많죠. 몇 년간 차를 잘 모르는 지인들에게 들었던 질문을 바탕으로, 자동차 구동 방식에 대해 정리해 봤습니다. 계절도 계절이고 하니, 스노우 체인 장착 위치도 간략히 전합니다.
후륜, 전륜, 4륜 구동 방식 차이, 잘 모르겠다면?
뒷바퀴가 미는 후륜 구동 방식
장점 : 고속 주행 승차감 / 단점 : 미끄러운 노면에서 조향 상실
스노우 체인은 가능하면 전후 모두
후륜 구동은 뒷바퀴에 엔진의 동력이 우선 전달되고 앞바퀴는 조향(핸들 조작에 의한 방향 조절)만 담당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차의 엔진 배치가 세로 방향으로 돼 있습니다. 엔진 커버가 있는 경우 로고가 세로로 적혀 있습니다. 동력이 전달되는 원리는 초보자들에게 필요한 부분은 아니니 생략하고요.
후륜 구동의 장점은 고속 주행 시에 뒷바퀴가 들뜨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면을 차는 힘이 지속적으로 전달되죠. 이는 고속 직진 시에 자동차의 안정성과 뒷좌석 승객들의 승차감을 안락하게 하는 데 유리합니다. 대형 고급 세단들이 이 방식을 택하는 게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 경우 앞바퀴에는 뒤에서 밀어주는 힘만 전달되고 자체 회전력이 없으므로 조향 시 반응이 좀 더 빠릅니다. 전후륜 타이어가 많이 닳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구불구불한 구간에서 날렵한 움직임을 자랑합니다.
또한 경사로를 오를 때도 유리합니다. 뒷다리 힘이 좋은 산토끼 같죠. SUV의 경우 후륜 구동은 견인력도 좋습니다. 조금 계산식이 복잡하긴 한데 중량 견인 시 최적의 균형점 위치 때문입니다. 삼각함수도 나오고 복잡하니까 역시 초보자용으론 패스입니다.
다만 후륜 구동의 장점은 그 자체로 약점이 되기도 합니다. 뒷바퀴에 구동력이 급작스럽게 몰리면 급코너 구간에서는 후미가 조향 반대 방향으로 밀리기도 합니다. 길이 미끄러우면 이런 경향이 더 심한데, 이 때는 브레이크를 급히 밟으면 오히려 후륜이 지면 마찰력을 잃어버리고 차가 전륜을 중심으로 컴패스처럼 도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장마철이나 겨울철에는 이런 사고가 잦습니다. 특히 내리막길에서요.
이런 위험 시에는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는 대신 가속 페달에서 천천히 발을 떼고, 핸들 뒤쪽에 있는 패들 쉬프트 중 (-) 표시가 있는 왼쪽의 것을 한 단계씩 당겨 기어 단수를 낮춥니다. 쉽게 말하는 엔진 브레이크죠. 2, 3단씩 한꺼번에 내리면 엔진과 변속기에 무리가 되니 엔진 소리가 ‘웅~~ 웅~~’ 하고 간격을 두고 올라가도록 당겨야 합니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 눈과 결빙이 잦다면 스노우체인이 필수인데요. 스노우체인은 구동력이 직접 전달되는 바퀴에 장착하는 게 우선입니다. 그러나 후륜 구동의 전륜은 조향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전륜에도 장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앞바퀴가 끄는 전륜 구동 방식
장점 : 승차 공간 확보 / 단점 : 악천후 조향 안정성
스노우 체인은 전륜에만 해도 OK
전륜 구동은 후륜 구동과 반대로 엔진 동력이 앞바퀴에 전달되어, 앞바퀴가 차를 끌고 나가는 형상입니다. 1934년 프랑스의 시트로엥이 트락숑 아방이라는 차를 통해 처음 선보였는데, 현재 거의 대부분의 대중적 차종이 이 방식입니다. ‘후륜차는 고급이고 전륜차는 싼 차’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자동차 역사 초창기에는 전륜 구동이 더 만들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엔진의 회전력 방향을 몇 번 바꿔야 해 동력 손실도 크고, 엔진이 바퀴를 내리누르는 무게가 있는데 주행과 조향을 모두 담당해야 하니 전륜 타이어 마모도가 높습니다.
전륜 구동의 장점은 일단 공간이 넓다는 점입니다. 후륜 구동의 경우 엔진의 구동력을 뒷바퀴에 전달하는 축이 있다 보니 기본적으로 실내 가운데가 불룩하게 올라옵니다. 또한 후륜 쪽에 부품들이 많다 보니 같은 배기량과 크기 기준으로도 차가 무거운 편인데, 전륜 구동은 그런 후륜 구동의 약점과 반대되는 장점을 갖고 있죠. 중형인 K5의 실내 공간이 한 급 위의 수입 후륜 구동 차종보다 뒷좌석이 넓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악천후로 마찰력이 나쁜 길에서 조향 안정성이 후륜 구동 차량보다 나은 편입니다. 스노우 타이어도 전륜에만 장착하면 됩니다. 후륜 구동의 전륜과 달리 전륜 구동의 후륜은 딸려가는 편입니다. 물론 요즘은 전륜 구동이라 해도 후륜에 다양한 완충 시스템이 보조적으로 들어가며 좀 더 능동적으로 변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전륜이 주력입니다.
그렇다면 교통사고 제보 프로그램에 나오는 ‘피쉬테일’ 즉 차가 이리저리 휘청거리다가 사고로 이어지는 현상은 왜 전륜 구동이냐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요. 이 정도 의문이 드신다면 완전 ‘차알못’은 아니신 거죠. 이 경우는 후륜 구동의 마찰력 상실로 인한 스핀과는 달리, 하중 이동이 제어가 안 돼 조향이 불능이 된 상태입니다. 주로 고속 주행 중 갑자기 방향 전환을 하려다가 생기는 현상이죠. 전륜이 조향과 주행을 모두 담당하는데다, 그 위에 엔진과 변속기 무게까지 걸려 있으니 한쪽에 몰렸던 하중이 제대로 복원되지 않으면서 차가 휘청거리는 겁니다.
이건 구동 방식만이 아니라 자동차의 뼈대 설계 완성도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특히 차고가 높은 전륜 구동 SUV의 경우 이런 위험에 더 노출되기 쉽습니다. 사실 국산차들이 한 세대 전만 해도 이런 약점이 컸는데, 요즘은 비교적 많이 개선됐습니다. 그래도 고속 주행 중 급차선 변경 특히 선회 구간에서 호 바깥으로 추월하는 행위 등이 이런 현상의 윈인이 됩니다.
네 바퀴가 디디는 4륜 구동 방식
장점 : 다양한 조건에서의 안정적 주행 / 단점 :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나쁜 연비
스노우 체인은 기본 구동축 쪽에
4륜 구동은 초보자들이 오해하기 쉬운 방식입니다. 딜러들이 ‘힘 좋은 4륜 구동’이라고 소개하기도 하는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엔진의 구동력이 전륜이나 후륜 구동 차량과 동일한 사양인데 구동륜만 늘어난다면 오히려 효율도 좋지 않죠.
다만 네 바퀴가 동시에 땅을 딛기 때문에 초기 가속에서 마찰력 손실이 적다는 것이 매력입니다. 요즘 고성능차들이 4륜 구동으로 나오는 이유가 이것이죠. 드래그 레이스(정지 상태에서 짧은 거리를 달리는 직진 레이스)에서 처음에 급가속 시에 후륜 구동은 앞이 들리고 뒷바퀴가 헛돌아 출발이 늦은 경향이 있습니다. 잠깐 뒤뚱하기도 하죠. 그러나 4륜 구동의 경우 앞바퀴에도 동력이 걸리로 안정된 상태로 바로 가속이 시작됩니다. 물론 초보자들에게 다가오는 강점은 아니죠.
4륜 구동의 가장 큰 장점은 노면의 상태, 길의 선형 등에 구애받지 않고 안정적인 마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폭설이 아니라면 눈길에서도 어느 정도 주행이 가능하죠. 4륜 구동에 윈터타이어를 조합하면 1cm 내외의 적설 상황에서는 견딜 수 있습니다.
또한 큰 차라도 조향 성능이 좋습니다. 특히 좌우 바퀴에 회전력을 다른 비율로 전해주는 토크 벡터링 기능이 적용된 4륜 구동이라면 좁은 도심 도로에서도 여유로운 U턴이 가능합니다.
4륜 구동의 경우, 후륜 구동이 베이스인 경우와 전륜 구동이 베이스인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 4륜 구동들은 전자식으로 알아서 구동력을 배분하는데, 연비 중심인 에코 모드에서는 기본 구동륜만 굴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한쪽만 스노우 체인을 장착해야 한다면 후륜 구동 기반인지 후륜 구동 기반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현대기아의 4륜 구동은 전륜 기반, 제네시스와 주요 독일 브랜드 중형급 이상 SUV 그리고 KG 모빌리티 렉스턴의 4륜 구동은 후륜 기반입니다. 그러나 잘 모르겠으면 그냥 4륜 다 장착해도 됩니다.
어떠신가요? 운전면허를 취득한 지 얼마 안 되시거나 이전까지 타던 차와 전혀 다른 종류의 차를 구매하시려는데 잘 모르시겠다면, 도움이 조금이나마 되기를 바랍니다. 사실 구동 방식에 따라 일상적인 주행에 큰 차이가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자동차 주행 중의 아찔한 상황은 순간이고 구동 방식은 그에 영향을 미칩니다. 정 모르겠다면 자신이 평소 주행하는 길이나 사는 지역을 딜러에게 이야기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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