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인연 혹은 악연, 고양이와 자동차

세계 고양이의 날 특집

 

8월 8일은 세계 고양이의 날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이 날이 고양이의 날인지 모르는 경우가많은데, 국제 동물복지 기금이 이 날을 제정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 다음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반려동물인 점을 감안하면 뒤늦었는데, 국제 강아지의 날은 2006년에 제정됐다.


혼다 차키를 안은 샴고양이
2023년 8월 8일은 세계 고양이의 날이다

고양이도 개만큼 자동차와 인연이 있다. 다만 개와는 달리 악연도 꽤 많다. 알고보면 흥미로운 고양이와 자동차의 이야기를 살펴봤다.



고양이는 차를 싫어한다?


일단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다. 고양이는 일 년 내내 작은 방을 벗어나지 않고도 지낼 수 있다. 고양이는 넓이보다 구조에 흥미를 느끼는 동물이라 캣타워 하나만 넣어줘도 된다. 오히려 자기 영역을 벗어나면 싫어한다. 개중 그나마 차를 잘 타는 고양이라고 해도, 차를 즐기는 게 아니라 그냥 견디는 것일 뿐이다. 이는 고양이의 청력이 사람은 물론 개보다도 훨씬 예민하기 때문이다. 개의 가청 주파수 범위가 67㎐~45㎑인데 비해, 고양이 가청 주파수 범위는 45㎐~64㎑에 달한다. 여기에 고양이는 크고 낮은 소리를 무척 싫어한다. 자동차 시동 소리, 구동음 등은 쥐약이다. 다만 균형 감각이 뛰어난 고양이는 개나 사람보다 차멀미는 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설적으로, 차를 태우면 서럽게 우는 이유는 그만큼 차에서 나는 소리가 싫다는 이야기다.


차 안의 고양이
대부분의 고양이는 차에 타기를 싫어한다

아마도 고양이가 가장 싫어할 차는, 자신을 버리고 가는 주인의 차가 아닐까? 매년 여름에는 심각한 수준으로 동물 유기가 행해진다. 고양이는 유기되면 유기견 대비 폐사율이 두 배에 이른다. 아무래도 재입양이 쉽지 않고, 시설에 가지 못하는 유기묘의 경우는 사고나 질병으로 1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죽기 때문이다.



고양이 로드킬이 많은 이유


1만 5,000과 55. 1년간 로드킬로 죽는 고양이, 뒤는 수도권에서 하루 동안 죽는 고양이 개체수다. 대부분사람과 집 안에서 사는 게 아닌 길고양이들이다. 길고양이들이 이렇게 로드킬에 취약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고도 근시다. 5~6미터 이상 떨어진 물체는 아예 보지 못하고 청각과 후각에 의존한다. 게다가 강한 빛을 보면 순간적으로 실명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 그런데 또한 다른 고양잇과 동물들이 그러하듯 주로 밤에 사냥을 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자동차의 강한 헤드라이트와 마주할 일이 많다고 한다.



고양이를 위한 ‘노크’ 여름철에도 필요하다?


겨울에 고양이가 추위를 피하기 위해 엔진 룸이나 차량 빈 공간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이 경우 차량에도 손상이 있다. 이를 막기 위한 ‘모닝노크’는 비교적 잘 알려진 상식이다. 그런데 요즘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리거나 갑자기 폭우가 내리는 날에도 고양이들은 차를 피신처로 생각한다.


고양이 사진(envato elements)
차 타는 것은 싫지만 차를 잘 활용하는 고양이들


미국에서 고양이 이름으로 인기 있다는 차들

고양이와 차의 악연만 이야기한 것 같은데, 좋은 인연도 있다. 미국에서는 고양이 이름으로 자동차 이름이나 부품이 들어가는 고양이 이름이 120여가지나 된다. 쉐보레의 애칭인 쉐비(Chevvy), 머스탱 튜닝으로 유명한 레이싱카 브랜드 쉘비(Shelby)가 대표적.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의 애칭인 쉐비는 고양이 이름으로도 인기 있다

좀 괴상하지만 부품명도 고양이 이름으로 잘 사용된다. 반구형 피스톤 헤드의 엔진을 가리키는 헤미(Hemi)도 있고 차축을 말하는 액슬(Axle)도 있다. 스파크 플러그를 의미하는 스파키(Sparky)도 흔하며 서스펜션 부품인 스트럿(Strut), 엔진 부품인 캠(Cam)까지 다양하다.



헬캣 빼놓고 고양이 이야기 할 수 없지


자동차에는 사자나 호랑이의 이름을 차용한 경우는 많지만 고양이의 이름을 사용한 차는 찾기 어렵다. 그나마 직접 ‘cat’이 들어간 사례는 닷지 차종의 고성능 버전 ‘헬캣(hellcat)’을 들 수 있겠다. 사실 사전적으로 ‘지옥고양이’가 아니고 신경질적인 여자를 의미하는데, 원래는 미 해군의 F6F 전투기에 붙은 별명. 닷지 헬캣은 이를 따라 붙인 이름인데 오히려 후천적으로 고양이와 이미지를 결합시킨 것이다. 헬캣 엠블럼의 경우 눈이 빨갛기 때문에 ‘레드아이(redeye)’라고도 불린다. 현재 헬캣 라인업이 있는 차종은 듀랑고 SRT, 챌린저 SRT, 차저 SRT다.


닷지 헬캣
닷지 헬캣 라인업


고양이의 매력을 담은 자동차 디자인


사자를 엠블럼으로 하는 푸조는 현재 고양잇과 동물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큐인 펠린 룩(feline look)을 사용한다. 좌우 수직형 주간주행등은 사자 송곳니를 형상화한 것이다. 리어 램프에 적용된 3줄의 세로형 등화류는 발톱 자국이다. 집사라면 고양이의 배를 포함 민감한 곳을 잘못 건드리다가 자신의 팔에서 볼 수 있는 패턴이다.


푸조 408
푸조는 고양이의 특징을 디자인에 반영했다

사실 스포츠카에서는 차 전체 비율이나 볼륨감 표현을 고양이의 신체에 빚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크기가 다른 치타 등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이지만 골격 구조등은 비슷하다. 특히 빵빵한 후륜 펜더의 볼륨감은,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가 달려나가기 전에 한껏 뒷자리에 힘을 모으는 모습과 닮아 있다.



자동차 광고에 등장한 고양이


반복학습에 약점이 있는 고양이는 개처럼 ‘연기’를 시키기가 어려워 훌륭한 광고모델이라곤 할 수 없다. 그럼에도 고양이만의 특징을 살린 자동차 광고들이 없는 건 아니다.


2014년 등장한 메르세데스 벤츠 1세대 CLA에는 고양이가 차량에서 계속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공기저항 계수를 낮추기 위한 최적의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의미다.


메르세데스 벤츠 CLA 1세대
고양이도 미끄러지는 메르세데스 벤츠 CLA 1세대

현대차 캐스퍼는 해사한 페르시안 고양이를 내세웠다. 아무래도 차량의 주 고객층인 젊은 1인 가구 젊은층들에게 고양이가 인기가 높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우리 집사 추운 건 못 참지’라는 내용으로, 캐스퍼에 적용된 적외선 무릎 워머 기능에 대한 홍보였다.


렉서스는 실제 고양이를 등장시킨 건 아니지만, 오리가미(종이접기)로 고양이 얼굴을 표현하는 순서도를 선보이기도 했다. 닛산은 2012년 아이들을 위한 스토리북에서 동화적인 디자인의 고양이 캐릭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일본인 점을 감안하면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의외로 고양이에 관한 컨텐츠가 적은 건 의외다.



Opmerkingen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