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Rewind] 4월 1주차, 2025 서울모빌리티쇼 총평
- 한명륜 기자
- 4월 7일
- 3분 분량
경험 확장엔 성공, 모빌리티 위크로의 확장 고려할 때
숨가쁘게 변해가는 세상의 소음 속에서도, 모빌리티쇼는 돌아왔습니다. 4월 ‘위클리 리와인드(Weekly Rewind)’는 4월 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프레스 데이를 시작으로 개막한 ‘2025 서울모빌리티쇼’ 특집입니다.

Weekly rewind 2025 서울모빌리티쇼
월드 프리미어 없어도, 불참러 많아도
2025 서울모빌리티쇼 괜찮은 이유
제네바 모터쇼가 문을 닫고 북미오토쇼가 30만 명도 동원하지 못하는 가운데 이제 글로벌 제조사의 우러드 프리미어(세계최초공개)의 출품 여부로 모터쇼의 격을 따지는 것은 그리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한국의 모터쇼를 찾는 관람객들이 월드프리미어에 무게를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월드프리미어는 사실 브랜딩이나 선행 기술의 과시에 가까운데, 한국의 소비자들인 직접적으로 자신의 구매 등에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알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걸 감안하면 그리 홀대라 할 수도 없죠.

여전히 ‘불참러’들이 많고, 오히려 완성차 기준으로는 줄어들었는데도 문제가 안 되는 것도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일반 관람객, 자동차 소비자들 대부분이 자동차 기자나 크리에이터처럼 비슷한 시기에 나온 동일 세그먼트 차량들을 눈 앞에 주욱 늘어놓고 비교하진 않습니다. 그냥 보편적으로 잘 팔리는 브랜드 안에서 자기가 선택하죠. 신발 하나조차도 주변 사람들과 크게 다른 선택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한데, 차는 오죽할까요? 차라리 인기 있는 브랜드 몇몇이서 부스를 꾸리게 하는 것이 현실적이었을 겁니다. 다만 KG 모빌리티 그리고 지난 해 좋은 성과를 거둔 르노코리아의 불참은 약간 아쉽습니다. 물론 홍보 예산이 넉넉지 않은 제조사들이죠.
대신 다음 회차부터는 모빌리티쇼에 불참하는 브랜드들의 경우, 그들의 자체적 브랜드 위크나 이벤트를 서울모빌리티쇼 주간과 연계한 ‘모빌리티 위크(Mobility Week)’로 운영하는 것은 어떨지도 논의해볼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전시를 개최하는 킨텍스(KINTEX)의 경우 부스 비용을 받는 게 좋겠지만, 브랜드들의 디지털 광고를 받는 방식 등의 차선책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좀 더 확장적이고 유연한 운영으로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기를 바라봅니다.
GTX-A 신속성, 쾌적성 우수
이번 서울모빌리티쇼를 취재하며 세운 원칙은, 완전히 일반 관람객과 최대한 가까운 입장에 서 보기였습니다. 미디어는 취재와 홍보를 조건으로 많은 혜택을 받습니다. 붐비지 않는 시간에 미디어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일반 관람객들은 직접 만질 수 없는 차에 앉아볼 수도 있죠.
프레스 데이에는 다른 팀장님이 수고해주셨고, 저는 일부러 사람이 가장 많을 것으로 기대되는 토요일 오후에 방문했습니다. 5호선 하남 미사역에서 정확히 1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환승은 두 번이었고, 4호선을 타고 서울역에 내려 운정역 방향 GTX-A를 탔는데요. 빠르고 쾌적했습니다. 토요일 오후임에도 이용객이 적어 앉아서 움직일 수 있었고 편도 17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차가 막히지 않아도 자차로 움직이거나 기존 광역 버스를 타게 되면 훨씬 오랜 시간 길 위에 있어야 합니다. 자차는 편하지만 토요일 킨텍스에 주차가 가능할 리 없죠.
전철역에서 전시장까지는 도보로 약 650미터 정도 되는데, 카메라, 노트북 가방을 들고도 크게 힘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전시장에 접근해서부터는 야자매트가 깔려 있어 발바닥이 푹신했습니다. 특히 토요일에는 꽤 많은 봄비가 왔는데, 출입구에는 강력한 출력의 우산 물기 제거 장치가 있어 전시장이 미끌거리지도 않아 안전하게 느껴졌죠.
참가사 부스 사이 스토리텔링은 부족해
전시관 전체의 구성은 2023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출입구로 들어가자마자 BMW∙MINI가 관객을 반깁니다. 현대차와 마주보는 포르쉐, 그 옆의 제네시스, 코너를 맞댄 메르세데스 벤츠와 제네시스가 거의 ‘ㄱ’자로 연결되다시피 했습니다. 인지도 있는 브랜드들을 몰아 볼 수 있는 구성이죠.

이러다 보니 기껏 육해공을 아우른다는 비전으로 섭외한 부스들의 존재감이 약했습니다. B2C 중심이지만 요즘 다양한 모빌리티 연관 컨텐츠로 대중적 접점도 좋은 현대모비스의 위치도 다소 애매했습니다.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친환경 선박을 만드는 영암 대불 국가산단의 스타트업 빈센의 부스도 위치가 애매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배에 올라가볼 수도 있을 만큼 컨텐츠 자체는 흥미로웠는데 차라리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가운데 쪽으로 이동했더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처음 참여한 로터스 부스는 바로 출구 옆에 붙었습니다. 매거진 <에스콰이어>와 협업해 나름대로 스타일리쉬한 부스를 만들었고 방송인 노홍철 씨를 섭외한 토크쇼 진행 등 컨텐츠를 다양화했지만 역시 자리가 약간 아쉬웠습니다.
그나마 2025 CES에서 하이브리드 UAM(도심항공모빌리티)를 선보인 삼보모터스, 건설기기 브랜드이면서도 최근 광고를 통해 독특한 컨텐츠를 만들어내며 대중적 친밀도를 쌓아가는 HD현대의 부스의 위치가 좋았습니다. 둘다 BMW 인근에 있었죠. 이 외에 엔진오일 브랜드 캐스트롤(Castrol) 역시 입구 바로 앞이라 크게 나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포르쉐 부스와 삼모보터스 부스 뒤쪽에 있는 ‘서울모빌리티패션위크 2025’는 너무 초라했습니다. 분명 의류와 어패럴도 컨텐츠적으로 더 멋지게 매치할 수도 있는데, 전용 조명 하나 없이 마치 시 외곽의 상설할인매장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예산이 충분치 않았을 텐데, 이런 사정이면 굳이 모빌리티쇼 참가를 권하지 말든지 아니면 완성차 제조사들과 연계해 좀 더 완성도 있는 컨텐츠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방법을 찾았어야 한다고 봅니다. 부스 지키시는 분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관람객이 하나도 없으면 너무 허망할 것 같네요.
관람객들의 질서 의식도 훌륭한 컨텐츠
그럼에도 전시장에서의 경험은 내도록 긍정적이었습니다. 취재하는 입장에서나 일반 관람객의 입장에서나요. 우선 입장 시에 사전 QR을 통해 입장하는 줄과 확인이 필요한 줄을 분리하고, 전자의 경우는 멈춤 없는 이동을 독려하는 등 혼잡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덕분에 관람객이 적지 않았음에도 사람과 사람이 크게 부딪히는 일 없이 관람이 가능했습니다.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인원 밀집에 대한 경각심이 매뉴얼과 실천으로 자리잡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전시장에 머무른 시간은 3시간 정도였는데 전혀 불쾌한 경험도 없었고, 심지어 아이들의 떼쓰는 소리나 부모의 높은 언성, 사소한 시비도 보지 못했습니다. 한국은 세계 3위 자동차 제조사 보유국이기 전에 이런 국민들이 있는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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