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가격 하락에 탄력, 티구안 올스페이스, 신형 7시리즈 디젤 사전계약
2022년 수입 경유 차종의 점유율은 10%선까지 추락했다. 전체적인 고유가 경향 속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던 까닭이다. 그러나 2022년 말부터 차츰 안정되기 시작한 유가 흐름 속에, 경유와 휘발유의 격차도 30원 이내로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 1개월 내 하락세는 가파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의 자료에 따르면 1월 17일 전국 주유소 평균 경유 가격은 1,662원이었으나 2월 13일 기준으로는 1,606원으로 50원 이상 떨어졌다.
이런 상황은 아직 디젤 라인업을 갖고 있는 브랜드들과 소비자들에게 모두 나쁘지 않다. 가솔린 엔진의 효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동일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보다는 연비가 좋다. 마케팅의 설득력이 생기는 포인트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디젤 엔진 차종의 대체재로 인식돼 수요가 몰렸던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대한 수요도 분산될 수 있다. 이는 계약 시점과 출고 시점이 달라 생기는 소비자의 여러 불편, 예컨대 금리를 포함한 판촉 혜택의 손해 등을 해결할 실마리가 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연초부터 주요 수입 브랜드 차종의 디젤 엔진 라인업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폭스바겐은 2월 13일, 플래그십 SUV 투아렉의 3.0리터 V6 디젤 엔진 차종의 사전 계약에 들어갔으며 2월 15일에는 티구안 올스페이스의 2.0 TDI 버전을 출시했다. 디젤게이트 이후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켰던 폭스바겐은 2.0 TDI로도 프리미엄과 프레스티지 2개 트림을 추가했다.
특히 올스페이스는 7인승 차종이다. 목적 상 다인원이 탑승하고 적재하는 짐도 많다. 가솔린 엔진보다 디젤 엔진의 장점이 발휘되기 좋은 조건의 차종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2023년형 티구안 올스페이스 2.0 TDI 프리미엄,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에는 질소산화물 무해화 장치인 SCR 시스템의 요소수 분사장치를 듀얼로 적용 트윈도징 시스템의 차세대 EA288 evo 2.0 TDI 엔진을 탑재했다. 전 세대 엔진 대비 질소산화물(NOx)을 약 80%까지 저감할 수 있다고 폭스바겐 측은 전했다. 최고출력은 150ps(3,000~4,200rpm), 최대토크는 36.7kg.m(1,600~2,750rpm). 2.0리터 TSI 엔진보다 6.5kg∙m 강한 토크를 발휘한다.
2023년형 티구안 올스페이스 2.0 TDI의 가격은 프리미엄 트림이 4,804만 원이고, 프레스티지가 5,098만 6,000원이다. TDI 프레스티지와 TSI 프레스티지는 가격도 동일하다.(개소세 인하분 3.5%)
또한 BMW 코리아는 21일 오후 3시부터 ‘BMW 샵 온라인’을 통해 7세대 7시리즈의 디젤 엔진 버전인 740d xDrive의 사전 계약을 실시한다. 해당 차종은 48V 배터리 기반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엔진 출력 외에 18ps의 출력과 20kg∙m의 토크를 보조적으로 발휘한다. 엔진 자체 출력은 286ps(4,000rpm), 최대 토크는 68.3kg∙m를 발휘한다. 합산 최고 출력은 300ps. 과거 BMW의 3.0리터 디젤 엔진 최고 출력은 313ps까지 세팅 가능했는데, 엔진 최고 출력의 한계치를 모터로 보완함으로써 성능 유지와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를 동시에 구현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0→100km/h 가속 시간은 5.8초 수준. 예상 가격은 1억 5,800만~1억 6,800만 원 선이 될 예정이며 3월 출시 예정이다.
참고로 BMW는 7세대 7시리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버전인 사전계약도 진행한다. 313ps의 최고 출력을 발휘하는 3.0리터 직렬 6기통 엔진과 197ps의 최고 출력을 발휘하는 구동 모터의 결합으로 합산 출력 490ps, 0→100km/h 가속 시간 4.8초의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은 1kg 당 5kW 수준. 6월 출시 예정이며 예상 가격 범위는 1억 9,200만 원부터 2억 200만 원이다. BMW 역시 디젤 엔진의 가세로, PHEV, 가솔린, 전기차인 i7으로 7시리즈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게 됐다.
경유 가격 하락에 기반한 수입차 브랜드들의 디젤 엔진 투입은 국산차에도 메시지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형 SUV 라인업의 출시를 앞둔 국내 브랜드들도 참고할 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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