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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SUV의 플래그십,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 작성자 사진: 한명륜 기자
    한명륜 기자
  • 5시간 전
  • 4분 분량

5세대 페이스리프트 출시에 부쳐

 

에스컬레이드는 캐딜락 브랜드만의 플래그십이 아니라 전 SUV계의 플래그십이라 불러도 손색 없는 모델입니다. 나쁜 시야, 좋지 않은 연비, 배기량 대비 모자란 출력과 굼뜸 등은 이 차의 본질과 무관합니다. 에스컬레이드는 에스컬레이드이고 그것이 다입니다. 4월 16일, 에스컬레이드 5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에스컬레이드가 국내에 출시됐습니다. 1억 6,607만 원의 일반 모델과 롱 휠베이스 모델인 ESV 두 가지입니다.

 

Cadillac The New Escalade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5세대 부분변경 더 뉴 에스컬레이드

 

1998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탄생을 돌아보다

 

캐딜락은 뭐든지 큰 걸 좋아하는 미국적 가치에 귀족적 풍모를 더하 브랜드입니다. 1998년에 태어난 에스컬레이드는 이런 브랜드 가치의 정점에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건데, 1950년대의 엘도라도(Eldorado)가 SUV로 환생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노골적인 힘과 장대한 재능의 거침없는 낭비. 많은 미국의 부자들은 이 차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곤 합니다.



Cadillac 1st gen Escalade
1세대 에스컬레이드의 스케치


캐딜락은 1998년에 태어났습니다. 전 프로미스나인의 노지선, 배우 신예은 등과 동갑이군요. 한국인들 대다수는 IMF 사태로 기억하는 그 해죠. 다잇 아시아 신흥국에서 증발한 돈은 미국에 돈비가 되어 내렸고 100만 달러 이상을 예금한 부자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넘쳐나는 돈을 들고, 사람들은 자동차 전시장을 찾았고 제조사들 역시 이에 부응하기 위해 고급 차량들을 개발해내야 했습니다. 그것도 가장 미국적인 방식으로요. 1세대 캐딜락의 에스컬레이드는 그 정답이었습니다.



1세대 에스컬레이드는 쉐보레 서버번(Suburban) 9세대의 배지 엔지니어링 차량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서버번은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전 차량으로 사용되고 있죠. 이미 이 당시에 캐딜락은 전장이 5,110㎜, 휠베이스가 2,980㎜를 넘었습니다. 그리고 2세대부터는 바로 3,302㎜로 휠베이스가 커집니다. 다만 에스컬레이드나 쉐보레 서버번은 사골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만큼 4세대까지 꽤 긴 시간 동안 기본형 기준 휠베이스 사이즈가 그대로였습니다.

 

 

ESV의 격상

 

에스컬레이드는 초기부터 흥미로운 변주를 보여줬습니다. 1세대에는 픽업트럭 버전인 EXT가 있었죠. 2세대부터 등장한 ESV(Escalade Stretch Vehicle)은 오히려 EXT 대비 숏휠베이스 버전이었습니다.


Cadillac 2ng gen Escalade
에스컬레이드의 2세대 모델

ESV는 5세대에 와서 진정한 플래그십 위치를 넘겨받았습니다. 대신 에스컬레이드로서는 상당히 컴팩트(?)한 3,071㎜ 휠베이스의 기본 모델이 등장했죠. 아무리 에스컬레이드이지만 플래그십 SUV에도 운동성을 요구하는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댇신 ESV는, 4세대 대비 반 체급을 더 키운 전장 5,766㎜, 휠베이스 3,406㎜의 ESV로 확실하게 플래그십의 역할을 맡게 됐죠.

 

이번에 국내에 출시된 5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 중 ESV는 이러한 공간의 특성을 살려 그야말로 지상의 VIP 라운지라 불러도 손색없을 만한 위용을 갖췄습니다. 2열 이그제큐티브 시트 패키지가 새로 적용되는데, 2열 14방향 파워시트, 통풍, 마사지 럼버 서포트(요추 지지대)가 적용됩니다. 또한 2열 전용 커맨드 센터, 듀얼 무선 충전 패드 등이 기본 적용됩니다.



The New Cadillac Escalade
더 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2열 헤드레스트에 적용된 스피커는 2열 탑승자 중심의 완벽한 서라운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도록 조절 가능하며, 12.6인치 개인용 디스플레이도 적용됩니다. 여기에 126가지 컬러의 LED 앰비언트 라이트가 적용됩니다. 의외로 에스컬레이드는 앰비언트 라이트를 적용하는 시점이 2021년으로, 플래그십 치고는 좀 늦었습니다. 하지만 고급 오디오 시스템의 적용은 주요 제조사 차종들 중에서도 독보적이었죠.

 

인테리어 컬러로는 젯 블랙(Jet Black)을 기본으로 일반형 모델에는 위스퍼 베이지(Whisper Beige with Jet Black Accents), ESV에는 시어 그레이(Sheer Gray with Jet Black Accents) 색상이 적용됩니다.

 

 

샤프한 빛의 윤곽

에스컬레이드의 안티에이징

 

부분변경에서 가장 많이 바뀌는 것은 전면 이미지 특히 라디에이터 그릴과 등화류 영역입니다. 이번 더 뉴 에스컬레이드의 경우 전기형처럼 가로/세로형이 아닌 세로형이 적용됩니다. 또한 라디에이터 그릴 윤곽 안쪽에 LED 기반의 일루미네이티드 방식으로 우아한 분위기를 구현했습니다. 이는 리릭(LYRIQ) 등 캐딜락의 전기차 라인업 IQ 시리즈의 디자인이죠. 참고로 에스컬레이드의 전기차 버전인 에스컬레이드 IQ도 존재하죠.


Escalade mk 1 & 2 comaprison
에스컬레이드 5세대 전기형(좌)와 더 뉴 에스컬레이드(우)

에스컬레이드의 디자인은 4세대부터 변화가 보였습니다. 캐딜락 특유의 각과 볼륨감을 유지하되 세밀한 선에서 디테일을 강조하고 인테리어 등에서 투박함 대신 우아함을 강조한 것이었죠. 그것이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진 것이 바로 현행 5세대의 디자인입니다.

 

특히 5세대 에스컬레이드의 외장 디자인 디렉터 테레즈 피나조(Therese Pinazzo)는 이 분야에 드문 여성 전문가입니다. 펑크 락커를 연상시키는 외모와 ‘관종’ 자질을 갖춘 피나조는 2002년 GM에 입사해, 3세대 에스컬레이드의 내장 디자인 스케치 업무를 맡기도 했습니다. 에스컬레이드와의 인연이 깊죠. 이후 픽업트럭과 SUV의 디자인을 꾸준히 맡아 오면서 캐딜락과 함께 했고 현재는 GMC의 디자인 디렉터를 맡고 있습니다.

 

 

대체 불가의 V8 대배기량 엔진

 

더 뉴 에스컬레이드의 파워트레인은 너무나 유명하죠. GMC 시에라 등에 적용된 것과 같은 6.2리터(6,162cc)의 V8 가솔린 자연흡기 VVT DI(가변 밸브 타이밍 직분사) 엔진과 10단 하이드라매틱의 결합입니다. 최고 출력은 426ps(5,600rpm)으로 배기량 대비 여유를 뒀습니다. 대신 최대 토크가 63.6kg∙m로 자연흡기 엔진의 한계치에 달합니다. 게다가 1,500rpm부터 4,000rpm까지 범위가 넓습니다. 그래서 부드러우면서도 즉각적인 가속 페달 반응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시끄럽지 않고 묵직하며 기품 있는 구동음과 배기음을 선사하죠. 정지 상태에서 100km/h 가속 시간은 이 차가 추구하는 핵심 성능은 아니죠. 덩치가 있는 만큼 6.8초 내외입니다. 다만 고성능 모델인 에스컬레이드 V의 경우 4.4초로 3톤에 가까운 체구를 생각하면 빠릅니다.

 


Esclades
더 뉴 에스컬레이드 ESV(좌)와 에스컬레이드

연비는 굳이 기대할 사항은 아닙니다. 복합 기준 에스컬레이드는 6.4km/L, ESV는 5.9km/L입니다. 대신 연료 탱크가 91리터에 달하니, 충분한 금전적 여유만 있다면 그리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휠 사이즈는 24인치에 달합니다. 정말 측면이 압도적입니다. 대구경 휠은 큰 중량을 지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기능적인 측면도 있지만, 오랫동안 미국 자동차 문화에서 사랑받는 디자인 언어입니다. 20인치 이상의 휠을 일컫는 ‘더브(DUB)’라는 말이 브랜드명으로도 존재할 정도니까요. 주로 성공한 흑인 소사이어티에서 이런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 차가 서 있는 그곳이 바로 마이애미가 될 것 같네요.


Escalade
5세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스케치


서스펜션은 완성도 높은 마그네라이드 컨트롤이 계속 적용됩니다. 자성체의 척력을 활용하는 댐퍼를 통해 무거운 하중을 지지하는 방식이며 1/1000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해 도로 구배(기울기), 선형, 요철면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죠. GM과 포드가 공동개발한 것으로, 부품 수급도 쉽습니다. 다만 부품의 경우에는 FTA 적용 대상이 아니라 가격은 약간 비쌉니다. 물론 세마(SEMA)쇼와 같은 튜닝, 애프터마켓 전시에 가면 이걸로도 만족 못한 오너들이 에스컬레이드를 춤추는 로우 라이더(Low Rider)로 만들어버린 것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Escalade
에스컬레이드가 서 있는 곳이 바로 마이애미

에스컬레이드는 캐딜락의 플래그십일뿐만 아니라 SUV계의 플래그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금전적으로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차입니다. 그래서 들어오는 대로 다 팔리는 차이기도 합니다. 더 뉴 에스컬레이드도 하루만에 초도 물량이 품절됐습니다. 1호차의 주인공은 국내 F&B 브랜드 (주)숙성도의 송민규 대표입니다. 요즘에는 칭찬이 아닐지 모르지만 수 년 전부터 ‘제주의 백종원’으로 요식업계에서 유명한 인물입니다.

 


유럽 차종 중에 이 정도 크기의 차종은 없지만 차의 등급이나 상징성을 생각했을 때 비슷한 모델들은 모두 4억에 육박합니다. 벤틀리 벤테이가 EWB(익스텐디드 휠베이스) 정도가 있을 텐데, 거의 이 차의 두 배 가격이죠. 그러니 크기와 고급스러움, 심지어 가격 대비 만족도 등 여러 면에서 매력적인 차이기도 합니다. 유럽 차들과 다른 미국 차만의 여유로운 감성, 그것만으로도 이 차는 독보적인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시승은 6월 경에 해보려고 합니다. 기름값을 좀 모아야 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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