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희, 르세라핌 등 아이돌부터 일상의 아웃도어룩까지
2023년 가을 가장 핫했던 패션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였던 라이더 감성 패션 ‘모터코어’에 대한 관심은 2024년에도 이어질 모양이다. 2024년 2월에는 무신사 산하 위즈코퍼레이션의 피지컬 에듀케이션디파트먼트(PHYPS)가 혼다코리아와의 협업 라인업을 런칭했다. 모터사이클 및 라이더 패션 어패럴 전문가들에게 모터코어 혹은 바이크코어가 올해도 유효할 것인지 그리고 모터사이클 문화와의 시너지는 어떻게 될지 의견을 구해봤다.
라이더 감성 패션 모터코어
일상 속으로 들어온 모터스포츠룩 즐겨보길
다만 실제 라이딩 시에는 안전이 최우선
최근 TV, 유튜브 등을 통해 모터사이클을 취미로 즐기는 많은 유명인들의 모습이 자주 노출되면서, 라이더 패션을 포함한 모터스포츠 룩이 일상에서도 잘 어울린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다. 이는 모터사이클 라이딩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키고 모터사이클의 대중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실제 모터사이클 라이딩에 있어서는 멋보다, 라이더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안전이 먼저다. 이에 중점을 두고 패션을 함께 살린다면 더 멋진 라이딩이 될 것이다.
신범준 혼다코리아 홍보팀장
※ 지난 2월 15일, 피지컬에듀케이션디파트먼트와 혼다코리아모터사이클 부문이 협업한 ‘PHYPSMOTORCICLE’ 라인업이 공개됐다. 주로 커브 시리즈를 테마로 빈티지한 아날로그 카메라 감성의 이미지로 혼다의 헤리티지를 첨단의 캐주얼에 접목했다. 슬로건도 ‘꿈으로의 도전과 그 실현으로 세계에 기쁨과 감동을’ 이라는 혼다 소이치로의 메시지를 차용했다.
명품 브랜드들도 모터코어 라인업 갖춰
레이싱의 자유로움과 화려함, 패션의 본능
모터코어는 2023년 SS, FW의 트렌드 테마였다. 그리고 그 테마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레이싱에 대한 열망이 있다. 모터코어는 슈프림, 디스퀘어드 등 스트릿 지향 브랜드부터 구찌, 발렌시아가 등의 명품 브랜드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휠라코리아는 페라리, 두카티 등과의 협업을 통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왔다.
실제 경기복처럼 대비되는 배색을 통해 다채롭고 화려한 분위기가 현재 모터코어 트렌드에 녹아 있다. 소재 선택도 자유로우며 정형화되지 않은 기법을 통한 과감한 표현의 시도 또한 돋보인다. 이는 구속되지 않는 자유에 대한 강렬한 갈망과 몸부림과도 닿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너디자이너로서 많은 라이더와 소통하다 보면 고객들이 원하는 것과 어떤 심미적 동질감이 무릎을 탁 치게 할 만큼 느껴질 때가 있다. 자칫 난해해 보일지 모르는 레이싱슈트가 이렇게 패션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것도, 시대적으로 공감을 얻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김용훈 라이더 패션 부티크 모빈스알(MOVINS.R) 대표 디자이너
어디까지나 서브컬처, 수명 짧을 수도
이륜차에 대한 일반 대중 관심 증가는 반가운 일
한국에서 바이크는 서브컬처다. 그동안 메인스트림의 뮤직비디오, 화보, 영화, 패션 등의 영역에서 근근이 소비되며 화려한 것처럼 보였지만 지속성 있는 문화라고 보긴 어렵다. 모터코어 혹은 바이크코어도 찰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지속성이 없다면 서브컬처 그 이상으로 도약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륜차 전반에 관심이 없던 일반인들이, 바이크 패션에 주목한다는 사실 자체는 업계인으로서 반갑다.
김남구 모터사이클 전문 매체 바이커즈랩 기자
아웃도어룩의 하위 장르
모터스포츠 헤리티지의 성향 강해
글로벌 패션 분야의 전문가들이나 매체의 분석에 따르면 모터코어 혹은 바이크 코어는 그 자체가 하나의 트렌드라기보다는 아웃도어의 하위 장르로 시대에 따라 변화해 온 형식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1980년대 머틀리 크루(Motley Crue)가 선보였던 가죽 스타일이 됐든, 있지(ITZY)의 ‘Volatage’에서 멤버들이 입고 나온 크롭 타입의 변형 라이딩 기어가 됐든 모두 그 시대의 모터코어인 셈.
다만, 2022년경부터 더욱 주목받은 모터코어와 바이크코어 패션은 다분히 모터스포츠의 헤리티지에 대한 강한 향수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 패션계의 설명이다. 비단 이는 바이크코어뿐만 아니라 포뮬러원의 패셔니스타 루이스 해밀튼의 사복패션 등 ‘탈 것’ 영역 전반에 걸친 현상이다.
그렇다면 모터스포츠에 대한 향수를 일으킨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전동화 이행의 영향이 클 것이다. 모든 사회, 문화적 현상은 진보와 반동이 길항(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현상을 노출한다. 주행 중 이산화탄소배출량이 ‘0’인 전기차는, 그간 자동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감성적 요소였던 ‘배기음’을 본의 아니게 앗아간 '원흉'이 됐다.
모터스포츠는 그 배기음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다. 전동화를 외치던 기업들이 다소 주춤하고 내연기관의 생명연장을 외치고 있지만 전체적인 전동화의 흐름을 완전히 멈춰 세우거나 역행시킬 순 없을 것이다. 결국 모터스포츠가 기존 자동차의 감성적 요소를 채워주는 역할은 더욱 중시될 것이고, 거기서 파생되는 패션의 요소 역시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미칠 만한 요소가 된다. 즉 내연기관에 대한 향수가 유효하다면, 현재처럼 레이싱 헤리티지에의 그리움을 담은 방식의 모터코어는 당분간 생명력을 가질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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