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권 테스트로 3년간의 내구 시험 종료…연내 글로벌 출시
2024년 초 북미와 유럽 일부 국가를 덮친 북극 한파와 함께 전기차가 무용지물이 됐다는 뉴스가 줄을 이었다. 테슬라 등 전기차 브랜드에 호의적이지 않던 매체들은 ‘얼어붙은 가전제품’, ‘로봇의 무덤’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전기차의 혹한 성능 저하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톤이 다소 과격하긴 하지만 이상 기후가 일상화되는 현 상황에서 혹한, 혹서 등 가혹 조건에서 전기차의 내구도는 의심받고 있다.
물론 자동차 제조사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로터스(Lotus)가 연내 선보일 차세대 하이퍼 GT 전기차 에메야(Emeya) 역시 영하 25°의 북극권에서 혹한최종 내구 테스트를 완료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에메야의 최종 내구 테스트는 겨울 기간 동안 핀란드 이발로(Ivalo) 주변에서 진행됐다. 북극권에 250km 가량이 포함돼 있는 이 지역의 날씨는 테스트 기간 중 영하 25℃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로터스의 연구진들은 이에 만조가지 않고 현지에서 자동차용 냉동기를 대여해 영하 40℃의 극저온 환경까지 조성해 에메야를 테스트했다. 실제 2023년 2월 미국 북동부에 북극 한파가 덮쳤을 때 평균 기온이 영하 4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필요한 테스트였다.
로터스 에메야 북극권 혹한 테스트 장면(영상 제공 로터스)
북극권 테스트 기간 동안, 로터스의 엔지니어들은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노면에서 서스펜션, 스티어링, 브레이크, 및 트랙션과 같은 섀시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테스트, 최고의 핸들링과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운전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인 로터스만의 윈터타이어 시험을 동시에 진행했다. 나아가, 극한의 상황에서도 배터리와 드라이버 어시스턴스 기능, 공조시스템 등이 잘 작동되는지에 대한 면밀한 파악도 진행해, 차의 전반적인 안전성에 대해 다시 한번 검증했다. 까다로운 이번 테스트를 통해 글로벌 규제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운전자를 위한 차’라는 로터스 브랜드 슬로건에 걸맞은 하이퍼 GT카를 만들었다는 것이 로터스의 메시지다.
에메야의 가혹 환경 태구 테스트는 지난 3년간 2개 대륙, 15개국에서 진행됐다. 영국 시골도로, 독일 아우토반, 스위스 알프스, 중국 내몽골 등에서의 일반 주행과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등 가혹 환경으로 유명한 트랙에서도 테스트를 진행했다.
혹한뿐만 아니라 영상 40℃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도 내구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큰 문제 없는 주행이 가능했다고 로터스 측은 밝혔다. 로터스는 시장 인도 전, 에메야는 중동, 미국 및 호주 등 국가 별 추가 시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로터스자동차 에메야 담당 이사 실비안 베르스트라에텐(Sylvian Verstraeten)은 “로터스자동차에서 진행하는 신차 테스트 절차는 혹독할 뿐 아니라 서스펜션부터 스티어링, 배터리, 나아가 타이어까지 포괄적으로 성능을 점검하는 단계들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에메야는 궁극적인 순수 전기 그랜드 투어러(all-electric grand tourer)이자 운전자에게 언제 어디서든 최고의 운전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된 차”라고 강조했다.
상품 특성 및 완전성 담당 이사인 가반 커쇼(Gavan Kershaw)는 그는 “1948년 대중들에게 첫 모델은 선보인 이후, 로터스는 자사의 모든 차에 로터스만의 DNA을 주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고 언급하며, “모든 로터스 모델은 다이내믹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그만큼의 안정성 또한 지녀야 하고, 이는 에메야에도 동일하게 도입됐다” 고 강조했다. 커쇼는 1988년 불과 16세에 로터스에 입사한 인물론 로터스 차량 개발 프로그램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에메야는 그랜드 투어러를 지향하는 만큼 로터스 어드밴스드 컨트롤 및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극한의 상황에서도 여유롭고 차분하게 달릴 수 있다. 또한 5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띄우는 스노우 모드 등 운전자 편의를 위한 다양한 기능들을 탑재했다.
당대 최고의 4도어 GT를 지향하는 차답게 900ps 이상의 출력을 발휘한다. 0→ 100km/h 가속 시간은 2.8초이며, 초당 1,000회씩 노면을 감지하는 전자 제어식 에어 서스펜션으로 럭셔리 브랜드에 걸맞은 승차감까지 확보했다. 실내엔 최고급 가죽 소재뿐 아니라 PVD 알루미늄과 울트라패브릭 PU 등 다양한 지속 가능 소재는 물론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는 15.1인치 OLED 디스플레이도 적용해 편의성도 극대화했다.
에메야의 글로벌 출시는 2024년 하반기 예정이며, 시작 가격은 대략 9만 3,000달러(한화 약 1억 2,300만 원)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 시장 출시를 위한 인증 작업 역시 시작됐다고 로터스자동차코리아는 밝혔다. 로터스자동차코리아는 2023년 5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소속으로 로터스의 유일 공식 수입사이다.
한편 로터스는 보다 다양한 모델 포트폴리오를 가진 완성차 브랜드로서의 면모를 갖출 예정이다. 브랜드 미래 전략인 비전80(Vision80) 아래 2,000마력 전기 하이퍼카 에바이야(Evija)를 시작으로 전기 하이퍼 SUV 엘레트라(Eletre)를 판매 중이며, 로터스 고유의 경량 스포츠카 계보를 잇는 마지막 내연기관 미드십 스포츠카 에미라(Emira) 역시 판매 중이다. 에메야 출시 이후엔 Type 134 및 Type 135로 명명된 D세그먼트 SUV와 순수전기 스포츠카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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