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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2023 시즌 F1 압도한 막스 페르스타펜, 전성기 얼마나 갈까?

레드불과 계약은 2028년까지…2026년 이후의 다양한 변수들

 

전무후무. 2023년의 막스 페르스타펜에게는 이 말이 어울린다. 2022년 자신이 세운 시즌 최다 포인트를 넘었고 라스베가스 GP까지 우승하며 549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몇몇 기록에서는 이미 루이스 해밀튼, 미하엘 슈마허 등 전설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거나 넘어섰다.


2023 F1 Las Vegas GP
2023 포뮬러원 라스베가스 GP마저 우승한 막스 페르스타펜

하지만 그가 진짜 포뮬러 원 역사에 이름을 남기려면 몇 번의 챔피언 타이틀을 더 가져가야 하며 승수도 더 많아야 한다. 물론 1997년생인 그는 아직 전성기의 중심에 있으므로 드라이버의 역량 자체로만 보면 미래는 밝다. 그러나 포뮬러 원 레이스는 드라이버 혼자의 역량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팀이 지금과 같은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머신을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 물론 3시즌 연속 챔피언 그리고 2023 시즌의 어마어마한 기록 자체가 레이싱 역사에 남을 일이지만 그런 영광이 내일의 롱런을 보장하진 않는다. 레드불과 페르스타펜의 계약은 2028년까지다. 그의 미래 전망에 부정적일 수 있는 요인들을 모두 찾아봤다.



변수1. 2026년, F1 기후중립 연료 엔진

새로운 파트너 포드의 역량


2026년은 포뮬러원의 기준이 크게 바뀌는 해다. FIA 측은 포뮬러원 참가팀 및 엔진 공급사에 까다로운 요구를 했는데 그 중 하나가 기후 중립연료를 활용할 수 있는 엔진이다. 기후중립 연료란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친환경 전기 에너지를 통해 포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합성한 인공 탄화수소 즉 인공 석유 개념이다. 이미 주요 자동차 제조사와 정유사가 테스트 중이고 포르쉐는 원메이크 레이스에서 이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 외 토요타, 혼다 등이 이 기후중립 연료에 대해 연구 중이다. 


Redbull Racing Team with Ford
2026년부터 포드와 함께 F1에 복귀하는 포드

다만 2026년부터 파워유닛 파트너사가 포드로 바뀐다. 포드는 새로운 레드불 머신에 적용되는 강력한 모터와 기후중립 연료에 대한 연구에 나섰지만 아무래도 이 연료 자체가 어떤 변수가 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아무리 포드가 여기에 대한 열정이 크다고 해도 시행 착오가 클 것이다. 공식 컨스트럭터가 아닌 기술 자문 역할로 레드불과 협업 중인 혼다도 2018년 맥라렌과 함께 할때는 시행 착오가 컸다. 1960년대, 1980년대에 강한 족적을 남겼으면서도 새로운 판에 들어와 바로 적응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2023 F1 Las Vegas GP Winner Max Verstappen
포드가 초기 시해착오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

게다가 현재 북미에서 포드는 전기차 사업 분야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 포뮬러원은 그런 상황이 와도 위축되지 않고 연구를 해야 그랑프리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막스 페르스타펜의 계약 기간이 2028년까지인데 포드 파워트레인과 3년을 보내야 한다. 과연 포드가 이 까다로운 월드 챔피언 드라이버와 무모한 팀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달라질 메르세데스, 출사표 던진 아우디

더욱 강력해질 경쟁자들


2023 시즌,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의 루이스 해밀튼(#44)은 ‘지금은 막스 페르스타펜의 시대다’라는 충격적인 말을 남겼다. 페르스타펜이 뛰어난 것은 맞지만 그 자존심 강한 해밀튼이 그런 말을 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사실 해밀튼이 시즌 드라이버 순위 3위에 있을 정도로 크게 나쁜 분위기는 아니지만 올 시즌 레드불의 퍼포먼스가 너무 압도적이기도 한데다 머신의 상태도 좋지 않다. 


Mercedes-AMG F1
메르세데스 AMG F1팀

그런데 사실 메르세데스 AMG는 새로운 포뮬러원 규정에 부합하는 엔진의 개발을 위해 1,0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현금 부자 메르세데스 AMG라도 그 정도 투자와 지금 시즌의 ‘윈 나우’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무리다. 결국 지금의 부진은 2026년 이후 다시 한 번 압도적 챔피언의 자리를 노리겠다 전략 하에서 빚어졌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새로이 출사표를 던진 아우디는 포르쉐의 기후중립 연료 기술 및 압도적인 회생제동 관련 테크놀로지로 머신 개발에 들어갔다. 전기차 영역에서 배터리 셀의 에너지 밀집도 면에서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적어도 회생제동 영역에서는 발군의 기술을 갖고 있다. 


Audi
2026년부터 포뮬러원에 출전하는 아우디

역시 포뮬러원에 처음 입성하는 캐딜락도 전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머신 개발에 나섰다. 포뮬러원 참가 이력은 없지만 캐딜락은 월드내구레이스챔피언십(WEC), IMSA 등 내구레이스를 통해 경험을 쌓아 왔다. 물론 내구레이스와 포뮬러원에서 함께 좋은 성적을 내는 브랜드가 많지 않았다는 건 함정.



Cadillac F1
F1 머신 개발 중인 캐딜락



‘로또’ 르클레르, 성장하는 랜도 노리스

발군의 신예들까지 다양한 경쟁자들


2023 시즌 심심치 않게 폴 포지션(예선 1위)를 차지하고도 우승을 한 번도 차지하지 못한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샤를 르클레르. 무척 의기소침해진 모습이지만 여전히 그는 그랑프리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드라이버다. 만약 2026년 개정된 룰에 의해 바뀐 머신이 그의 드라이빙 성향에 맞는다면 늦게나마 월드챔피언 컨텐더로서 주목받을 수 있다. 아직 그는 터지지 않은 복권이다. 


Scuderia Ferrari Charles Leclerc(center)
2023 라스베가스 GP에서 폴포지션과 2위를 차지한 샤를 르클레르

하지만 올 시즌 퍼포먼스 면에서 그리고 미래성이라는 측면에서 더 기대를 모으는 이들이 있다. 바로 맥라렌의 랜도 노리스와 오스카 피아스트리다. 막스 페르스타펜의 ‘빠’로 헝가리 GP에서 페르스타펜의 트로피를 부숴먹기도 한 노리스는 시즌 초반 약체로 평가받았던 맥라렌 머신을 타고 기대 이상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이버 순위에서도 르클레르보다 한 계단 높은 6위다. 특히 새로운 머신이 등장하는 2026년이면 그의 기량도 전성기를 향할 무렵의 나이(27세)가 된다. 계약에 계속 이어질지는 모르나 맥라렌의 파워 유닛이 메르세데스 AMG라는 것도 고무적이다. 


Mclaren Lando Norris
올 시즌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며 성장한 맥라렌의 랜도 노리스

Max Verstappen in Hungary
헝가리 GP에서 막스 페르스타펜의 우승컵을 깨뜨린 장본인이 랜도 노리스다

과거 페르스타펜이 보여줬던 것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지만 알파타우리를 통해 데뷔한 리암 로슨(Liam Lawson)도 주목해볼만하다. 뉴질랜드 출신의 이 2002년생 드라이버는 엘리트 드라이버로서의 정석 코스를 밟으며 성장해 왔으며,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해왔다. 



막스 페르스타펜의 인성

어려운 시기 만날 때의 변수


막스 페르스타펜의 인성 논란은 그의 데뷔 초기 나름대로 핫한 이슈였다. 단순히 성격이 불 같다거나 안하무인이라는 것이 아니라 유불리, 레이스의 결과 등에 따라 태세 전환이 너무 눈에 띈다. 팀 동료를 존중하는 척하지만 은연중 자기가 상전이라는 우월감 등 눈에 다소 속 보이는 행동들이 있다. 


Sergio Perez & Max Verstappen
세르히오 페레스에게 위선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준우승을 차지한 2020년부터 첫 월드챔피언에 이어 3년째 월드 챔피언을 확정한 2023년까지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2018년만 하더라도 메르세데스 AMG의 토토 볼프에게 시즌 중 입단 의사를 타진하는 등 의뭉스런 행동을 만히 했다. 만약 당장 다음 레이스부터라도 부진한 모습이 나온다면 언제든 팀원들 몰래 다른 팀과 접촉할 의사가 있다는 걸 몸으로 실천했다. 


물론 스포츠 선수가 승부에 집착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오히려 미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일엔 정도라는 게 있다. 자신이 사람을 가볍게 생각하고 무시한다면 언젠가 같은 대접을 다른 사람에게 받을 수 있다. 아직 한창 젊은 나이, 월드 챔피언은 몇 번 더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쇠퇴기가 올 것이고 거기서 일어나는가 그렇지 못하는가는 지금 하는 행동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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