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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한명륜 기자

2024 다카르 랠리, 아우디 스포트의 진심 역사를 쓰다

RS Q e-트론 최초 다카르 우승 카를로스 사인츠

 

2024년 1월 5일부터 19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주간 진행된 제46회 다카르 랠리 자동차 부문에서 아우디 스포트의 RS Q e-트론의 카를로스 사인츠와 루카스 크루즈의 204번 차량이 우승을 거뒀다.


Audi Sport RS Q e-Tron, Dakar Winner
2024 다카르랠리 우승을 거머쥔 아우디 스포트


2023년의 치욕 씻다

2024 다카르 랠리 패권 아우디 스포트

 

2023년 아우디 스포트 팀의 RS Q e-트론의 다카르 도전은 많은 우려 속에서 시작됐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과연 랠리를 버텨낼 수 있을지, 무거운 배터리를 달고 까다로운 노면 환경을 어떻게 극복할지 비관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미스터 다카르’라 불리는 스테판 페테랑셀이 스테이지 1승을 거뒀지만 사고에 덜미가 잡혔고 결국 종합 순위에서 14위에 한 대를 올리는 데 그쳤다.

 

Audi Sport RS Q e-Tron, Dakar Winner
아우디 스포트 RS Q e-트론

그러나 2024년 아우디 스포트는 단 1년 만에 이러한 우려를 씻고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스페인 국적의 듀오 카를로스 사인츠와 루카스 크루즈의 204번 차량은 4회의 스테이지 우승의 영광도 누렸다. 게다가 경쟁자들의 부진도 겹쳤다. 챔피언 출신인 나세르 알 아티야, 야지드 알 라지 등이 경로상에서의 실수를 연발하는 가운데 격차는 벌어졌다. 가장 위협적이었던 건 한솥밥을 먹은 적도 있는 사이이자 절친인 세바스티앙 뢰브(바레인 레이드 익스트림, 203) 정도였으나, 우승 경쟁에서 밀려 결국 3위로 랠리를 마무리했다.

 

아우디 스포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랠리에 모든 것을 갈아넣었다. 다카르 랠리를 준비하는 동안 동시에 아우디는 물론 포르쉐까지 주력 양산 모델들의 극한 험로 테스트가 진행됐다. 아우디는 전기 SUV 영역의 허리를 맡아 줄 Q6 e-트론, 포르쉐는 차세대 마칸 EV로 사막과 설원을 내달리는 중이었다. 즉 2024년 다카르 랠리는 전기차 시대에도 오프로드를 아우르는 SUV 명가 아우디의 위상을 이어가려는 개발 전략과 병행된 것이다. 이러한 랠리 시작 며칠 전 공개된 아우디 Q8 e-트론 에디션 다카르 공개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Audi Q6 e-tron winter test
Audi Q6 e-tron

“우리의 혁명적 전기 동력은 모터스포츠에서의 가장 어려운 도전인 다카르 랠리를 단 3년 만에 극복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아우디AG 이사 올리버 호프만의 축전이다.


“모두가 서로 끌고 밀어 이 역사적인 승리를 이뤘다. 멋진 팀워크에 감사하며 이 승리는 아우디의 역사만이 아니라 다카르의 역사가 될 것이다.” 이번 랠리의 영광을 이끈 롤프 미쉘의 메시지.


Rolf Michel & Carlos Sainz
롤프 미쉘 아우디 스포트 수장(좌) 카를로스 사인츠

무엇보다도 베테랑의 공이 컸다. 카를로스 사인츠와 루카스 크루즈 팀은 다른 팀으로 2010년과 2018년, 2020년 그리고 올해 4번의 우승을 일궈냈다. 폭스바겐 그룹 산하에서는 두 번째. 그러나 두 드라이버는 우승 확정 전까지 이를 알지 못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세바스티앙 뢰브의 역주가 긴장할 만한 페이스였던 것. 우승이 확정되고, 카를로스 사인츠는 포뮬러 원 스쿠데리아 페라리 소속 드라이버인 아들 카를로스 사인츠 주니어와 뜨겁게 포옹했다.


Carlos Sainz Jr.(L) and His Father Champion
카를로스 사인츠 주니어(왼쪽)과 챔피언 아빠


전기 파워트레인의 가능성 증명

그러나 과제도 확인

 

사실 아우디 스포트의 우승은 역사적이지만 팀 자체의 희생도 컸고 과제도 많이 남겼다. 첫 주 마지막까지 사인츠/크루즈의 뒤에서 2위를 달리던 마티아스 엑스트룀/에밀 베리퀴스트의 207번 차량이 후륜 차축 문제로 트러블에 빠졌다. 이 틈을 타 스테판 페테랑셀/에두아르 불랑제의 202번 차량이 바짝 페이스를 올렸으나 유압시스템 문제로 결국 6라운드 이후 하위권으로 처지기 시작했다. 즉 사인츠/루카스 조 하나만 살아남았고 이 팀이 우승을 한 것이었다. 만약 이 차량에마저 문제가 생겼다면 문제는 더 컸을 수도 있었다.


Audi Sport in Dakar
아우디 스포트 팀

 

Q8 e-트론 에디션 다카르의 공개 시 카를로스 사인츠와 아우디 전기차 A-C 세그먼트 책임자 페르민 소네이라 산토스는 누구보다 전기차가 랠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기존의 관념과 치열하게 맞서 싸웠다는 점을 인정했다. 물론 이는 새로이 출시될 전기차 라인업에 대한 자부심을 강화하기 위한 말이었지만 브랜드 메시지 차원에서 이번 다카르 랠리의 결과를 위한 일종의 ‘보험’ 성격의 레토릭이기도 했다.


Audi Q8 e-tron
아우디 Q8 e-트론

 

물론 다카르 랠리에서 자동차의 리타이어는 다반사다.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2009년까지도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물론 2000년대 이후 치명상급 이상의 사고는 주로 모터사이클에 집중돼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자동차팀들의 사고도 위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번 아우디 RS Q e-트론도 운전자 보호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지난해는 드라이버가 중상을 입을 뻔한 사고도 있었다.

 

그러나 극한 환경에서 경험한 한계는 전기차가 아직 넘어서지 못한 많은 한계점과의 직면이라는 점에서 중대하다. 아우디 스포트는 양산차 개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므로 나머지 두 차량의 아쉬운 결과는 더욱 중요한 데이터가 될 것이다. 최근 북미 한파로 인한 전기차들의 수난을 보면 환경 영향을 줄이고자 태어난 전기차가 오히려 기후 격변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이 때문이라도 전기차의 극한 테스트는 지속적이어야 한다. 아우디 스포트의 이번 다카르 랠리가 우승이라는 결과 이상으로 주목받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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