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포뮬러원 아제르바이잔 GP 예선 결과
4월 28일,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샤를 르클레르(#16)가 아제르바이잔 바쿠 시가지 서킷에서 진행된 아제르바이잔 그랑프리 예선에서 시즌 첫 폴 포지션을 기록했다. 샤를 르클레르는 자우버 알파로메오 소속이던 2018년, 바쿠에서 6위로, 첫 GP 포인트를 획득한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 기록한 폴로, 샤를 르클레르의 폴 포지션 기록은 19회가 됐다.
그의 지난 해 아제르바이잔 GP 성적은 리타이어. 샤를 르클레르는 올 시즌 6포인트에 그친데다 포디움에 오르지 못하는 등 초반 부진을 겪고 있는데, 이번 아제르바이잔 GP를 통해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샤를 르클레르의 첫 포인트 성지, 막스 페르스타펜 제치고 폴 포지션 획득
바쿠의 도심 서킷은 고풍스런 얫 성의 정취가 남아 있는 마을과 현대적인 건물들을 둘러싸고 이루어진 형태로, 2차원으로 찌그러진 사각형 두 개가 가운데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연결돼 있는 형상이다. 출발 지점을 지나 4개의 코너는 주요 호텔이 몰려 있는 지역을 지나는 도로이므로 거의 완벽한 직선코스다. 특히 2번에서 3번 코너 사이는 두 번째로 긴 직선 구간으로 섹터 1을 형성한다.
그리고 5번 이후부터 16번까지 이어지는 코너는 고성과 마을 사이를 통과하는 구간으로 2섹터로 분류된다. 특히 도입부인 5번에서 12번까지 꺾인 직선으로 이루어진 코너로 드라이버들에게 상당한 도전을 요구한다. 샤를 르클레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구간.
16번 코너를 지나서 결승선까지는 섹터 3로 분류되는 구간은 전체적으로 큰 굴곡이 없어 보이지만 완만한 내리막이라 주의를 요한다. 20번 코너를 지나는 직선 구간은 오른쪽에서 강하게 불어오는 카스피 해의 바람이 주행 시 영향을 미친다.
샤를 르클레르는 마지막 직선 구간에서 오라클 레드불의 막스 페르스타펜(#1)을 제쳤다. 처음에는 레드불이 빨랐지만 코너 구간에서의 접전에서 르클레르가 근소하게 앞섰다. 그야말로 ‘깻잎 한 장’ 차이. 샤를 르클레르의 랩타임은 1분 40초 203이었는데 이는 막스 페르스타펜은 여기에 불과 0.188초 뒤진 기록이었다.
애플 뮤직 음원 순위가 더 높았던 르클레르, 페라리만 생각하는 순정남
샤를 르클레르는 지난 주 “AUS 23”이라는 피아노 소품을 발표해 애플뮤직 차트에 6위로 진입하기도 했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뉴에이지 풍의 분위기가 돋보이는 차분한 곡. 8위에는 에드 시런 7위에는 핑크의 이름이 보인다. 3위에는 태양도 있다.
포뮬러 원 드라이버들의 다양한 문화적 소양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메르세데스 AMG의 루이스 해밀튼도 피아노 연주에 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를 르클레르는 소위 ‘잡기’에 능한 스타일로 게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는 한편 개인 방송을 통해, 귀공자 같은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허당 유머를 발휘하기도 한다.
스쿠데리아 페라리에서 올 시즌 페이스를 올리고 있는 드라이버는 카를로스 사인츠 주니어(#55). 그는 지난 해 아제르바이잔 GP에서 4위를 기록했고 올해도 예선 4위를 확보해 포디움을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한편 샤를 르클레르는 폴을 기록함과 동시에, 2022년 말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던 메르세데스 이적설을 부인하며 페라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아제르바이잔 GP 예선을 마친 후 자신을 촬영하는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왼쪽 가슴 위에 있는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문장을 가리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인터뷰 및 SNS를 통해 “나는 완전히 이 팀에 헌신적이다. 페라리를 사랑한다”고 밝혔다.
그의 이적설이 불거졌던 계기는 페라리의 실망스러운 퍼포먼스, 그리고 은퇴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루이스 해밀튼의 후계자가 필요한 메르세데스의 상황 등이었다. 가능한 변수들이 잘 맞춰졌던 터라 현실성 있는 루머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샤를 르클레르 본인이 팀에 대한 애정을 보이면서 이를 강하게 부정한 모양새가 됐다. 스쿠데리아 페라리와의 계약 기간은 2024년까지다.
이미지 출처 https://www.instagram.com/p/Crlt-2yIfqg/
2022 시즌, 르클레르는 개막전을 포함해 다섯 차례 폴 포지션을 장악했고 바레인과 호주에서 두 번의 폴 투윈을 기록했다. 그러나 팀 전략 운영 및 차량 상태 등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리드를 놓쳐 폴 투 윈을 놓친 경기도 세 번이나 된다. 특히 몬자 서킷에서는 가상 세이프티카 상활 발동 시 팀의 판단 미스로 피트인하며 리드를 막스 페르스타펜에게 내줬다. 르클레르는 순정을 이야기했지만, 이번 아제르바이잔 GP에서 그의 폴 투 윈이 경쟁자들의 뛰어난 드라이빙이 아닌 전략이나 차량 상태 요인으로 무산된다면, 샤를 르클레르의 심경에도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
한편 2번 그리드와 3번 그리드는 레드불 듀오가 차지했으며 4번 그리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카를로스 사인츠 주니어가 차지했다. 5번 그리드는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튼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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