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그 차를 꺼내어…기아 3세대 더 뉴 쏘렌토
- 한명륜 기자
- 3월 3일
- 3분 분량
기아 SUV 최강자 면모 구축, 2016년 판매량 8만 대 돌파 등 기록
2016년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의 재방송 회차는 얼마나 될까요? 벌써 10년이 다 돼가는 드라마지만 수도꼭지처럼 ‘틀면 나옵니다.’ 2025년 3∙1절 연휴를 맞아 몰아보기용 재방송이 진행됐는데요. 드라마 제목처럼 ‘또 오해영’이냐 하겠지만 편성국도 바보가 아니죠. 시청률이 나오니까 송출하겠죠. 일단 기자부터도 다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초여름의 색감을 잘 살린 이 드라마의 화면을 참 좋아합니다. 전 직장에서 팀원들과 이 드라마 이야기를 나눈 것도 기억납니다.

이 드라마의 차량 후원은 기아가 맡았습니다. 문득 생각난 것이 있어 새로운 시리즈를 만들어 봤습니다. 이제부터 대략 10년 전 차종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기아 3세대 쏘렌토
다양한 고급 및 최초 사양 적용
그 중 출연 빈도가 가장 높은 주연급 차종은 바로 주인공인 박도경(에릭 분)의 차량인 기아 쏘렌토 3세대 모델입니다. 드라마 촬영 및 방영 시기를 봤을 때 2015년에 나온 전기형 올 뉴 쏘렌토의 끝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더 뉴 쏘렌토는 9월에 출시됐죠.

지금 봐도 3세대 쏘렌토의 디자인은 매력적입니다. 다소 뚱뚱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정체성도 분명하고 페이스리프트 전후 각각 모두 완성도가 높습니다. 또한 사양의 업그레이드도 점진적으로 이뤄져, 마지막 연식에 이르면 2025년 최신 차량의 중상급 트림과 견주어도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다시 드라마로 돌아가볼까요? 박도경의 차는 흰색이고 HID 헤드램프와 LED 안개등이 적용됐습니다. 이 LED 안개등은 북미 수출형에만 들어갔던 사양이죠.
또 상위급 세단에 들어가던 사양인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요즘 현대기아차의 조수석 등받이 측면에 장착된 버튼이 기아차 최초로 적용됐습니다. 또한 운전자의 체중이나 앉은키 등을 고려하여 조절되는 어드밴스드 에어백도 전 트림에 기본화됐죠.

현재는 트림이 다소 단순하게 정리됐고 개별 사양을 선택할 수 있지만, 이 당시는 매우 복잡했습니다. 그러면서 옵션 끼워팔기 논란이 있었죠. 당시 최고급 트림은 노블레스 스페셜이었는데요. 후방카메라가 적용된 8인치 내비게이션, 당시로서는 보편적이지 않았던 어댑티브 타입의 드라이빙 세이프티 팩, 아재들의 로망이었던 19인치 크롬 도금 휠이 적용된 스타일 3, 텔레매틱스 기능인 UVO, 등이 적용됐던 차량입니다.


C-MDPS에 자동 6단임에도
중고가격 여전히 50% 내외
하지만 파워트레인 면에서,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3세대 쏘렌토는 구식이긴 합니다. 10년 전이니까 당연하죠. 일단 당시까지는 디젤의 인기가 높았던 시절이라 최고 출력 186ps의 R2.0과 202ps의 R2.2 두 종류의 디젤 엔진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변속기도 자동 6단이었죠. 8단은 9월에 출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 적용됐습니다.
무엇보다 이 차는 스티어링 휠 보조 모터가 컬럼에 장착돼 있는 C-MDPS가 적용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티어링 휠의 조작 자체는 가볍지만 차량의 움직임과 스티어링 휠의 조타에 유기성이 부족하고 이질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물론 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팔힘이 약한 여성 운전자들에게는 편리한 사양이죠. 다만 당시는 독일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사람들이 독일차 특유의 직관성이 강조된 조향감이 좋은 조향감이라는 트렌드가 생겼던 영향도 있습니다.

2.2리터 디젤 엔진은 복합 연비가 18인치 휠 전륜 구동 기준 12.8~13.4km/L, 4륜 구동 기준으로는 11.6~12km/L 수준이었습니다. 당시 단을 쪼개 엔진 회전수를 억제하고 연비를 높이는 트렌드에 살짝 뒤처졌는데도 준수한 연비였죠.
당시 출시 가격은 2.0리터 기준으로 2,760~3,590만 원, 2.2리터 기준으로는 3,190만 원에서 3,640만 원대였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이 해, 페이스리프트 차종을 포함해 쏘렌토는 8만 715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국산 승용차 기준으로는 1위였습니다.
현재 중고차 사이트에 주행거리 9만km대 노블레스 스페셜 차량이 1,600~1,800만 원, 7만km대 차량이 1,900만 원대입니다. 10년 전 차종임을 감안하면 중고가가 잘 지켜지고 있는 셈이죠. 이는 팬데믹 이후의 카플레이션 영향으로, 신차 구입에 부담을 가진 이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중고차 가격이 상향 압박을 받은 경향이 크죠.
아직 쏘렌토 3세대 차종들은 길거리에서 찾아보기 어렵지 않습니다. 차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있기 때문이죠.
참고! 대표적 고질병
엔진오일 증가
3세대 쏘렌토의 고질병 중 대표적인 것이 엔진 오일 증가 현상입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디젤 미립자 포집 필터(DPF)에 포집된 미립자(그을음 등 찌꺼기)를 태우기 위해 연료를 분사했을 때, 충분히 연소되지 않은 연료가 엔진오일 계통으로 혼입된 게 원인으로 지목됐죠. 원래 DPF가 적용된 차량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80km/h 이상의 속력으로 최소 30분 정도는 주행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DPF가 충분히 가열되면서 포집된 디젤 미립자를 태워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DPF가 막히면 출력 저하와 연료 소모량 증가, 소음 등의 발생이 일어납니다. 현재 8~9만km 정도 주행거리가 되는 디젤 엔진 쏘렌토를 구매할 생각이 있다면 이 DPF 상태는 반드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게 터지면 교체 가격이 꽤 비쌉니다.
증발기 수산화나트륨 가루(‘에바가루’)
이것도 꽤 시끄러웠던 문제입니다.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송풍구에서 하얀 가루가 나와 시트 위에비듬처럼 떨어진 모양이죠. 에어컨 사용시, 증발기(evaporator)의 코팅 불량이 원인입니다. 수산화알루미늄이 산화된 물질로, 발암 물질은 아니지만 호흡기 계통에 문제를 일으킨 것이긴 하죠. 쏘렌토뿐만 아니라 당시 현대차와 기아의 상당수 차종에서 해당 문제가 보고됐습니다. 페이스리프트 다음 연식인 2018년식부터는 해당 문제가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역시 중고차 구입 시 잘 살펴보셔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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