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망 우승 499P의 1,200ps V6 F163CF 엔진 적용, 799대 한정
페라리는 바쁘다. 매년 두어 대씩 괴물을 내놓는다. 한정 생산이라고 하기엔 대수도 많다. 새로운 시대를 위한 지난 주부터 예고한 대로, 마라넬로 현지 시간으로 10월 17일, 페라리는 새로운 슈퍼카인 F80를 공개했다. 전세계 799대 한정 생산되는 이 차는 페라리에 2회 연속 우승을 안긴 499P의 파워트레인 아키텍처를 적용해 차원이 다른 성능을 발휘한다. 예상되는 판매 시작 가격은 무려 390만 달러, 한화 약 53억 5,000만 원대다.
페라리 슈퍼카 F80
F40, 라 페라리 잇는 슈퍼카
F80
페라리 자체가 슈퍼카이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페라리 내에서도 슈퍼카 카테고리는 따로 존재한다. 페라리에서 슈퍼카란 모터스포츠의 지향성을 온로드카에 그대로 이식한 상징적인 차를 의미하며 GTO, F40, 라페라리 등 기념비적인 모델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리고 F80는 이 차들을 잇는 또 다른 슈퍼카다.
페라리 슈퍼카의 외관적 특징은 도저히 공도에서 탈 수 있지 않을 것 같은 외양이다. 아닌 게 아니라 F80는 250km/h의 속력에서 최대 1,050kg의 다운 포스를 생성하며 특히 전면에서 460kg의 다운포스를 생성하는 에어로다이내믹이 적용돼 있다. 그만큼 차가 낮다. 1,180㎜의 전고, 2,060㎜의 전폭으로 인해 차가 도로 위에 납작 붙어 있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콕핏도 실제 레이싱카처럼 거의 누워 있는 포지션이 된다.
휠베이스는 2,660㎜, 전장은 4,880㎜다. 전륜 트랙 1701㎜, 후륜 트랙 1,660㎜에 달하며 타이어/휠사이즈는 전륜 285㎜에 20인치, 후륜 345㎜에 21인치, 편평비는 모두 30%다.
전체적 차량의 디자인 방향 역시 WEC(내구레이스 챔피언십)의 형상에서 착안했다. 이를 통해 차량 하부의 공기 흐름을 최적화해 압력을 낮추고 바퀴의 노면 장악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노즈 중앙부는 프론트 윙의 메인 플레인을 닮았으며, 도어 하단의 실(sill) 구조는 차량 측면 공기의 불필요한 흐름을 억제하는 한편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시스템의 효율적인 냉각을 구현한도록 제작됐다.
리어에는 달라지는 속력과 선회에 대응하는 액티브 윙이 적용된다. 제동, 턴인, 코너링 시 사용되는 하이 다운포스(HD) 구성에서는 윙이 공기 흐름에 대해 11°의 각도를 유지하고, 250km/h에서 180kg 이상의 다운포스를 생성한다. 이는 어댑티브 에어로 시스템(adaptive aero system)의 핵심으로, 시스템에 의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제어된다. 리어 윙은 최대 1,800㎜에 달하는 디퓨저와 함께, 최대 590kg에 달하는 후미 다운 포스를 만들어낸다.
1,200ps 최고 출력의 PHEV 파워트레인
100km/h까지 2.15초
초고성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파워트레인은 페라리에서 빠른 시간 안에 입지를 구축했다. 페라리는 푸로산게, 12 칠린드리처럼 순수한 내연기관에 대한 향수를 충족시키는 모델도 존속시키며 PHEV 역시 고객들에게 정당성을 입증하는 한편, 시대를 선도하는 고성능을 원하는 고객에게도 어필하는 전략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F80에 적용되는 2,992cc, 뱅크각 120° 뱅크각의 V6 드라이섬프 방식은 900ps(8,750rpm)의 최고 출력과 86.6kg∙m(5,550rp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페라리 최초의 전동식 터보차저를 적용해 자연흡기 엔진과 같은 세밀한 반응성을 전 영역에서 제공한다. 여기에 전륜 105kW(142ps), 후륜 60kW(81ps)의 추가 출력이 엔진을 보조한다. 또한 이 구조를 통해 4륜 구동 레이아웃을 구현하게 된다. 전륜 인버터의 경우 중량이 9kg에 불과하다. 후륜 인버터는 리어 전기모터에 사용된다. 전후륜 인버터 모두 냉각 효율이 우수한 실리콘 카바이드 모듈을 사용했다.
변속기는 8단 DCT이다. 변속기 터널에는 디퓨저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Z축(앞뒤방향) 기준으로 1.3°의 경사각이 적용됐다.
퍼포먼스는 0→100km/h 기준 2.15초이며 200km/h까지가 5.7초에 불과하다. 웬만한 3.0리터 이상급 고성능 SUV와 맞먹는 수준.
페라리의 다른 PHEV와 마찬가지로 파워트레인은 e마네티노를 장착하고 있는데, ‘하이브리드(Hybrid)’, ‘퍼포먼스(Performance)’, ‘퀄리파이(Qualify)’의 세 가지 주행 모드를 탑재했다. 다만 페라리 F80은 SF90 스트라달레와 296 GTB에 탑재된 순수 전기 모드인 e드라이브 모드는 없다.
'퍼포먼스' 및 '퀄리파이' 모드에서는 페라리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가 최초로 선보이는 부스트 최적화(Boost Optimization)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운전자가 먼저 서킷을 한 바퀴 주행할 동안 시스템이 선형에 따라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탐색 주행 이후 최적의 파워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퍼포먼스' 모드에서는 가능한 오랫동안 성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퀄리파이' 모드에서는 고전압 배터리 충전량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부스트 구간을 최대화한다.
페라리의 극한 성능을 보여 주는 기념비적 슈퍼카 F80는 7년 메인터넌스 프로그램을 통해 관리된다. 이는 슈퍼카에는 처음 적용되는 것이며, 정기 유지보수(매 2만 km 마다 또는 주행거리 제한 없이 연 1회), 오리지널 부품, 마라넬로에서 교육받은 테크니션들에 의한 정밀 점검 서비스가 제공된다. 참고로 이는 페라리 인증중고차를 구매한 고객들에게도 동일하게 제공된다.드라이브를 건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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